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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내에서는 iPhone과 같은 매력적인 스마트폰이 안나올까?Mobile topics 2008. 6. 15. 22:59반응형최근 WWDC에서 발표한 iPhone 3G에 대해 많은 기대가 있었다. 일단 기존의 iPhone이 AT&T를 통해서만 통화가 가능했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사용이 힘들었고(전화기로서의 기능은 못하고 거의 iPod touch 수준밖에는) 가격적인 부분에 있어서 좀 무리가 있었던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발표한 iPhone 3G는 국내 이통망이 3G로 많이 넘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좀 손쉽게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떠도는 소문이었지만 KTF가 애플과 물밑접촉을 통해서 iPhone 3G를 서비스할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WWDC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0여개국에서 7월 11일에 동시출시가 되는데 한국이 쏙 빠져있었다. 즉, 한국은 이번 iPhone 3G의 출시대상국이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추후에 얼마든지 출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에 사용하기를 원했던 많은 애플 매니아들을 실망시켰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나 역시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격도 8GB가 $199라는 참으로 착한 가격에 나왔는데(물론 AT&T의 2년 약정을 포함한 보조금 포함 금액이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왜 국내에서는 iPhone과 같은 사용자를 확 끌어당길 수 있는 스마트폰이 못나오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스마트폰의 가장 큰 매력인 무선인터넷 지원이 국내에서는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이 무선랜(WiFi 등)을 통해서 무선인터넷을 하는 부분에 상당한 제약을 걸고 있어서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제조업체가 무선인터넷을 지원할려고 하더라도 이통사의 방해로 기기에 탑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선인터넷이 무선랜 등을 통해서 활성화가 된다면 이통사 입장에서는 무선인터넷을 통한 VoIP 기술의 무료 인터넷전화를 막을 방법이 없고, 그러면 이통사의 수입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기 밥그릇을 빼앗길꺼 같아서 미리 막아두고 있는 것이다. iPhone이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선인터넷을 이용한 풀브라우징이 가능함 때문도 한몫 하고 있다. 어쩌면 이 부분이 국내 스마트폰의 활성화를 막는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스마트폰에서 지원되는 응용프로그램들이 많이 활성화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스마트폰 자체가 많이 안팔렸으니 사용하는 사용자들도 적을 것이고 그 중에서 개발할 수 있는 인력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도 사용자가 적은 시장을 대상으로 인력을 투입해서 스마트폰용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더라도 무리수가 있는 것이 사실이니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프로그램을 만들더라도 스마트폰에서 사용할려면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그 절차가 까다로워서 개발자가 손쉽게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기껏 만들었는데 인증받은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실행에 제약을 걸면 만들 의욕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그나마 있는 스마트폰의 UI 및 응용프로그램도 그닥 안정적이지도 못하고 사용자를 확 끌어낼 수 있는 매력적인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한때 블로고스피어에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폰인 햅틱의 UI를 14일만에 만들었다는 얘기를 놓고 말들이 많았다. iPhone의 UI는 3년을 걸쳐서 만들었는데 햅틱의 UI는 단 14일만에 만들었다는 얘기에 국내 엔지니어들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말과 동시에 그 짧은 시간에 만들었으니 안정성이 확 떨어져서 툭하면 AS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주고 있다고 한심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물론 후자의 이야기가 다수였지만 말이다. 또 일부 스마트폰들은 OS로 사용하고 있는 윈도 모바일의 기본 프로그램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추가적인 응용 프로그램들은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처음 초기화면 윈도 모바일이 뜨고는 아무것도 없는 스마트폰도 많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UI에 대한 매력도 없고 기존의 다른 제품과 차별도 못느끼니 사용에 대한 필요성을 못느끼는 것이다.
이 밖에도 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얼추 국내에서의 iPhone과 같은 매력적인 스마트폰이 못나오는 이유는 위의 3가지가 가장 클 것이다.
솔직히 첫 번째의 경우 이통사들이 좀 더 넓은 마인드를 갖고 시장을 개방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워낙 국내 이통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을 개방한다는 것이 어렵겠지만 미래를 내다본다면 개방해야 옳을 것이다. LGT의 오즈 서비스가 왜 그렇게 빠른 시간에 급속도로 확산되었는지를 생각해보면 SKT와 KTF가 왜 개방을 해야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는 데이터통신에 대한 요금체계를 일정 정액제로 변환하고 사용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금액으로 책정한다면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VoIP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전면 개방을 하는 것이 제일 최상의 방법이지만 그게 안된다면 납득할 수 있는 데이터 이용 정액제를 내놓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두 번째의 경우 첫 번째 문제가 해결된다면 스마트폰의 확산은 조금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문제는 세 번째 문제가 같이 해결이 되어야 동반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스마트폰의 지원 프로그램이 안정성을 갖춰야 하며 손안의 PC라는 별칭처럼 강력해야 한다. PC만큼은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성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사용자들이 많아지면 그 시장을 대상으로 충분히 경쟁력있는 상용 프로그램들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또한 프로그램 개발 및 사용에 대한 제한을 많이 풀어주면 상용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공개 프로그램에서 상용 못지 않은 퀄리티의 프로그램들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두 번째를 해결하기 위한 선제 조건은 첫 번째의 이통사들의 노력이고 두 번째가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UI 및 응용프로그램의 확보 및 그 안정성 확보, 즉 세 번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윈도 모바일을 기본 OS로 장착하고 있다. iPhone의 Mac OS X 레오파드 모바일 버전에 비해서 UI 부분은 몰라도 성능면은 그닥 차이가 없을 것이라 본다. 게다가 앞으로 나올 WinCE 7.0 및 그 이후 버전은 OS 면으로도 상당히 훌륭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WinCE 7.0 스팩을 보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현재 윈도 모바일 버전은 WinCE 5.0을 기반으로 나온 버전이다. WinCE 6.0도 아직 활성화가 덜 된 상태이기 때문에 WinCE 7.0 기반의 윈도 모바일은 결코 Mac OS X 레오파드 모바일에 뒤질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국내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적 성능은 iPhone에 뒤지지 않는다.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 업체들이 하드웨어에만 신경을 썼지 그동안에 소프트웨어에는 그닥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하드웨어를 움직이는 것은 OS 및 응용프로그램들, 즉 소프트웨어들인데 그 부분을 그동한 소홀히 했으니 직접 사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훌륭한 스팩의 하드웨어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소프트웨어때문에 질이 떨어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 문제는 스마트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시장 전반적인 문제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하드웨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소프트웨어 분야인데 국내 산업이 대부분 제조업 부분을 통해서 발전해온 탓에 하드웨어에 대한 중요성만 인식하고 그것을 통제하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간과해와서 그동한 소프트웨어 시장이 하드웨어 시장에 비해 저평가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100억짜리 프로젝트를 발주한다면 90억은 서버 및 다른 장비에 대한 금액들이고 10억정도가 소프트웨어에 소비하는 금액이다. 그나마 10억중에도 OS 및 데이터베이스에 8억정도가 소비되고 나머지 2억정도로 응용프로그램들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응용프로그램 시장이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활성화는 요원한 문제가 될 것이다.
여하튼간에 일단 안정성을 확보한 미려한 UI 및 강력한 지원 프로그램의 확보는 스마트폰을 활성화 시키는데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원은 저평가되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한 소프트웨어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제조사 및 이통사들의 전격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예전에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제조사들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지원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해서 기사가 났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그것도 결국 말로만 끝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햅틱의 14일만의 UI완성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iPhone처럼 3년은 아니더라도 최소 6개월, 적어도 1년은 꾸준히 개발하고 테스트하여 최대한의 안정성 및 성능을 확보해서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 아닐가 싶다.
더 쓸 이야기가 많은데 오늘은 여기까지 써보기로 한다. 조만간 윈도 모바일, 혹은 WinCE에 대한 개발 이야기를 하면서 스마트폰 개발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해볼까 한다. 하는 일이 WinCE에 들어가는 모듈을 만들다보니 나름 느끼는 부분도 있고 해서 말이다. 여하튼 iPhone이 부럽지 않는 국내의 우수한 스마트폰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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