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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PMP와 전자사전Mobile topics 2008. 2. 5. 17:16반응형회사에서 하는 일이 PMP나 전자사전, 휴대폰 등에 DRM 모듈을 만들어서 파는 일을 하다보니 이런 휴대용 디지탈 가전기기쪽에 대한 정보들을 많이 얻게 된다. 예전에도 MP4P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고 최근 아이뉴스24에 뜬 기사를 보며 나름대로 생각한 부분이 있어서 정리를 해볼겸 써볼려고 한다.
PMP와 전자사전의 경계가 점점 무너지고 있다. PMP에 전자사전 기능이 추가되면서 교육용 PMP로 기능을 확정지어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전자사전에 동영상 재생 기능을 추가시켜서 전자사전 뿐만 아니라 동영상 재생 기능으로 교육용 동영상을 보도록 하고 있다. 전자가 먼저 시도되었다면 최근에는 후자가 많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본다.
PMP에 전자사전 기능을 추가하여 대박친 제품이 코원의 D2다. 솔직히 D2를 PMP로 보기에는 좀 애매모호하다. 예전에 다룬적이 있는 MP4P라 불리는 미니 PMP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팔리는 PMP보다는 스팩에서 좀 낮은 사양이지만 아담한 크기와 가벼운 무게,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도 오래간다는 장점. DMB도 지원되고(솔직히 D2의 DMB 기능은 거의 안쓰는게 좋을 정도지만 말이다) 여러가지 컴펙트한 디자인에 전자사전 기능까지 추가되어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D2의 폭발적인 판매로 MP4P 시장에 불을 붙였다라고 말할 정도다. D2의 폭발적인 판매의 원인에는 전자사전 기능이 있었다.
전자사전 기능이 추가된 PMP들은 샤프전자가 내놓은 PMP딕(SP600), SP700이 있다. PMP의 기능을 갖고 있으면서 거기에 전자사전을 추가해서 주로 학생층을 대상으로 내놓은 PMP다. 고사양의 PMP가 아닌 중저사양의 PMP지만 전자사전을 추가함으로 프리미엄을 추가한 경우다. 위에서 언급한 코원의 D2 역시 미니 PMP에 전자사전이 추가되어 주로 학생층을 겨냥해서 만든 PMP라 할 수 있다.
PMP 기능이 추가된 전자사전들은 최근 많이 출시되고 있는 추세다. 샤프전자의 CX200, CX300 등이 먼저 나왔고 에이트리에서 나온 UD10, UD20 등의 시리즈들도 동영상 재생기능이 있는 전자사전들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PMP 전문 제조업체인 디지탈큐브에서 U-Dic이라는 전자사전을 내놓았다. 사양은 U43이라는 PMP와 동일한데 전자사전 기능을 내장한 그러나 겉모양은 전자사전인 그러한 기기다. 그리고 아직은 시중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수많은 회사들이 전자사전에 PMP 기능을 추가하여 판매할려고 준비중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렇듯 PMP와 전자사전간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PMP의 생태적 한계때문에 PMP는 그 시장을 더 넓히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원래 PMP가 나온 이유는 인터넷 등에 떠돌아다니는 동영상들을 들고다니면서 재생해서 보기 위해 만든 기기다. 그런데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동영상들이 어디 정식으로 합법적으로 만들어진 동영상들인가. P2P 등을 통해서 유통되는 불법적인 동영상들이 대부분이다. 영화 컨텐츠들이나 미국드라마, 일본드라마, 한국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 등 대부분이 저작권법에 접촉되는 불법일 가능성이 높은 컨텐츠들이다. 이러니 PMP 시장이 음성적으로 형성되어왔기에 그 성장에 한계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나온 것이 바로 교육 컨텐츠들이다. 메가스터디, 강남구청 인터넷강의, 이투스, 비타에듀, 스카이에듀 등의 사교육시장에서 PC로 수능강의 동영상을 주로 봤는데 그 강의를 PMP에서 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미디어셀(테르텐), 넷싱크(잉카네트워크) 등의 DRM 솔루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운로드 받은 동영상을 그 다운로드 받은 PMP에서만 재생할 수 있도록 복사방지를 해놓은 것이다. 게다가 재생기간이나 재생횟수까지 제한을 걸 수 있어서 교육용 동영상 컨텐츠 제공업체(CP)들은 불법복제에 대한 우려를 지우고 안심하고 다운로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PMP 업계에서는 PMP 시장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고 여기까지 성장시켜 온 공로자로 테르텐과 잉카와 같은 DRM 업체를 꼽는다(솔직히 메가스터디 하나만을 붙잡은 잉카보다는 인강 등의 수많은 CP에 DRM을 제공하는 테르텐의 역할이 더 컸다고 본다). 이런 인터넷 사교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러한 강의 동영상을 지원하는 PMP들이 많아졌다. 그렇게 PMP와 교육 컨텐츠의 연결고리가 생긴 것이다.
고급 사양을 요구하는 컨텐츠에 대한 매리트가 사라진 PMP 업체들은 고가의 PMP보다는 교육 컨텐츠 재생을 목적으로 하는 저사양의 PMP들을 교육용 PMP라는 이름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가령 디지탈큐브의 넷포스의 마니어 버전인 M43, 맥시안의 T600, T700, M800의 마이너 버전인 L600, 이랜텍의 Blue 아카데미 등이 바로 교육용 PMP라는 이름으로 나온 저가형 PMP들이다. 상위 PMP보다 지원되는 코덱들은 적고 모양도 투박하고 저장공간(HDD)도 적지만 상위 PMP보다 더 싼 가격을 무기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적인 코덱 지원에 DRM을 지원하도록 하여 위에서 언급한 인터넷 사교육 시장의 동영상 강의 컨텐츠를 보는데 지장이 없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금전적인 여유가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당히 많이 판매된 것으로 안다. 그리고 지금도 이런 저가형 PMP들은 교육용 PMP라는 이름으로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런 PMP 시장에 전자사전 업체들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샤프전자는 아예 전자사전에 동영상 및 MP3 등의 멀티미디어 파일 재생 기능을 포함한 CX200, CX300 등의 전자사전과 동시에 SP700, PMP딕이라는 전자사전이 포함된 PMP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누리안으로 알려진 한누리비즈도 아바타라는 전자사전이 포함된 PMP를 출시했으며 에이트리는 UD10, UD20 등의 동영상 재생기능이 포함된 전자사전을 출시했다. 전자사전이 포함된 PMP를 출시한 회사들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PMP 시장에 전자사전이라는 프리미엄을 추가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물론 위에서 얘기한 동영상 강의 컨텐츠 재생은 기본이며 이들 회사도 이러한 기능을 광고에 넣음으로 학생들을 집중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동영상 재생기능이 포함된 전자사전의 경우 단순한 전자사전의 기능에서 위에서 얘기한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수준의 PMP 기능만을 넣어서 프리미엄 전자사전으로서 이 역시 포화된 전자사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동영상 기능이 포함된 전자사전과 교육용 PMP간에 점점 그 간격이 줄어들고 있으며 서로가 혼재되어 있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로 전자사전에 포함된 동영상 기능은 교육용 PMP에서 지원하는 동영상 기능에는 좀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Dvix, Xvid, Mpeg4, WMV9 정도만 재생이 가능한 수준이다(하지만 이정도로도 어지간한 동영상들은 다 본다). 하지만 전자사전이라는 제품에 붙어있는 프리미엄 기능으로서는 상당히 훌륭하다 볼 수 있다. 교육용 PMP는 가격이 저가이다보니 모양이나 용량에서는 상위 PMP에는 못미친다. 하지만 가격이라는 매리트를 무기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전자사전과 교육용 PMP는 어찌보면 동일한 시장에서 혼전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일반 PMP에 전자사전을 내장한 기기들은 프리미언 PMP로 교육용 PMP와는 또다른 시장을 형성한다. 물론 그 2개의 시장은 비슷한 위치에 있지만 그래도 약간의 차이는 있다. 그것은 PMP와 전자사전이 일단은 출발선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PMP딕이나 아바타 등의 전자사전이 포함된 PMP는 일반 PMP보다는 사전값이 더 붙어서 좀 비싼 편이다. 게다가 디지탈큐브의 U43 모델의 전자사전형인 U-Dic은 모양은 전자사전이지만 상위 PMP인 U43과 동일한 성능을 자랑한다. U-Dic의 경우는 앞서 얘기한 동영상 기능이 포함된 전자사전과는 좀 차원이 다른 전자사전이라 봐야 할 것이다.
이렇듯 예전에는 서로 시장이 달랐던 전자사전과 PMP가 이제는 하나의 시장을 놓고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사전업계는 학생들을 PMP 시장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동영상 재생 기능은 이제 필수가 되어버렸다. PMP 업계 역시 단순히 교육용 컨텐츠 재생만으로 학생들을 묶기에는 너무 약하기 때문에 전자사전 및 DMB 등의 기능을 추가하여 학생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혹은 다른 사용자들)은 이제 교육용 컨텐츠를 보기 위해 전자사전을 구입하던지 교육용 PMP를 구입하던지 아니면 전자사전이 포함된 PMP를 구입하던지 자기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 전자사전 기능을 많이 사용한다면 동영상 기능이 추가된 전자사전을 구입하면 되고 그저 강의 동영상을 보기 원한다면 저가의 교육용 PMP를 구입하면 된다. 그리고 PMP와 전자사전을 모두 갖고 싶다면 전자사전이 포함된 PMP를 구입하면 될 것이다. 업체들은 죽어나겠지만 사용자들은 나름 고를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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