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 살면서 제주도를 몇번이나 갈 수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학교 졸업여행으로 처음으로 제주도에 와 본 이후에 가족여행으로, 또 학회 참석으로, 또 회사일로 나름 6~7번정도는 왔던거 같다. 그리고 이 녀석이 제주도에 생긴 이후에는 올 때마다 꼬박꼬박 들러보고 있기도 하다. 다름아닌 넥슨 컴퓨터박물관 이야기다. 이 블로그에도 몇번 포스팅을 했는데 또 한다. 기록차원에서 말이지.


난 역사에 관련된 것들을 좋아한다. 특히 컴퓨터에 대한 부분은 더욱 좋아한다. 요즘 나오고 있는 컴퓨터들이나 스마트폰, 태블릿들을 보면 무척이나 고성능이면서도 화려하고 디자인도 잘 빠져서 이쁘다. 게임도 그렇다. 요즘 나오고 있는 게임들을 보면 눈이 휘둥그래해질 정도로 화려하다. 그런데 왜인지는 모르지만 난 이상하게 옛날 것들이 더 좋아보인다. 그리워한다고 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재 소리를 듣는지도 모른다.


제주도의 넥슨 컴퓨터박물관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추억, 그리움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 경우 내 나이대의 사람들과 달리 생각보다 빨리 컴퓨터를 접했다. 처음 접했을 때가 1984년이었고 밑에서도 얘기하겠지만 처음 배웠던 컴퓨터는 Apple ][+ (애플2+인데 저렇게 쓰면 아마도 ‘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듯 싶다)였다. 그 이후에 IBM PC/XT부터 쭉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사용해왔고 지금 역시 IT쪽 일을 하게 된 이유도 어렸을 때 접했던 컴퓨터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 그래서 넥슨 컴퓨터박물관에 있는 유물들을 보면 먼 세계의 이야기처럼 안느껴진다. 많은 유물들이 이전에 내가 사용했던 것들이고 주변에서 사용했던 것이고 동시대에 컴퓨터잡지들을 통해 봤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뭐 사설이 길어졌다. 이제 넥슨 컴퓨터박물관 1층을 둘러보면서 내 나름대로의 추억을 다시 한번 되새김을 해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함께 그 추억을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순서는 그냥 발길이 가는대로 진행했다(즉, 시대순이 아니라는 얘기다).


참고로 각 항목에 대한 설명도 있지만 그 항목에 대한 감정도 함께 적다보니 글 자체가 감정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을 것이다. 미리 양해 부탁드린다. 또 하나의 글에 모든 내용을 다 넣어보려고 했는데 글을 쓰기 위해 정리를 하다보니 내용이 너무 많아서 나눠서 글을 연재하기로 했다. 아래의 순서대로 글을 연재할 생각이다.


첫 번째, 스마트폰의 역사 속 유물들

두 번째, 컴퓨터의 역사 속 유물들

세 번째, 저장 장치의 역사 속 유물들

네 번째, 그래픽 카드와 사운드 카드의 역사 속 유물들

다섯 번째, 콘솔 게임기의 역사 속 유물들

마지막, 나머지 이야기


오늘은 세 번째인 컴퓨터의 주변기기라 불릴 수 있는 저장 장치의 역사 속 유물들에 대해서 살펴보자.


저장 장치의 역사 속 유물들



PC와 함께 주변 장치들도 함께 발전했는데 특히나 저장 정치의 발전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야 인터넷을 이용해서 클라우드 저장공간(드롭박스, 원드라이브, 구글드라이브, 아이클라우드 등, 혹은 개인 NAS를 이용하든)에 저장하는 것이 대중화 되었지만 천공카드(Punched Card)부터 시작한 저장장치의 발전을 보면 자료의 용량이 PC가 발전하면서 어마무시하게 증가했다는 것도 느껴지게 된다. 


천공카드, 그리고 8인치 플로피 디스크



내가 처음에 컴퓨터를 배울 때 프로그램을 코딩할 때에는 천공카드에 기록해서 읽히는 방식을 배웠다. 물론 실제로 천공카드를 쓰지는 않았다. Apple II+에서 키보드로 입력하고 5.25인치 디스크에 저장을 했던 것이 처음이다. 그런데 1970년대에는 천공카드에 구멍을 뚫어서 기록을 했다고 한다. 참고로 천공카드는 사람이 카드에 구멍을 뚫고 그 구명이 뚫린 천공카드를 컴퓨터가 읽는 방식이다. 컴퓨터가 저장하는 방식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용량은 120 Byte라고 하는데 뭐 지금 기준으로 보면 말도 안되는 용량이라고 하겠지만 이 시대에는 이 천공카드를 몇십장 만들어서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사용했다고 한다.


그 옆에 있는 녀석은 8인치 플로피 디스크인데 난 개인적으로는 8인치 디스크는 사용하지 못했다. 내가 가장 처음에 사용한 디스크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5.25인치(밑에서 소개할) 디스크이기에 말이다. 또 카세트 테이프 역시도 사용했다(^^). 8인치 플로피 디스크는 천공카드의 2천배정도 되는 용량(0.25MB)을 지니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전 IBM 서버에서 이 녀석을 사용했다는 것은 들은 적이 있다.


카세트 테이프, 그리고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



요즘 세대들은 아마도 카세트 테이프를 모를 것이다. 아니 CD도 모르는 세대도 있을 듯 싶다. 그런데 카세트 테이프를 아는 사람들도 음반으로서의 카세트 태이프는 알아도 PC의 저장장치로서의 카세트 테이프는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카세트 테이프를 많이 사용했다.


앞서 언급한 8인치 플로피 디스크나 옆에 있는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 그리고 그 디스크를 읽을 수 있는 디스크 드라이브가 비쌌기 때문에 저렴한, 그리고 어디에서든 구입이 가능한 카세트 테이프를 저장장치로 사용했다. 컴퓨터 잡지를 샀을 때 부록으로 게임이 담겨져 있는 카세트 테이프가 같이 있었던 경우가 많은데 그 게임을 하려면 PC를 켜고 부팅이 되면 로딩 명령어를 입력한 후 카세트 레코더에 카세트 테이프를 꽂아서 플레이 버튼을 눌러서 읽게 한다. 속도는 엄청 느렸다. 어지간한 게임을 한판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0분 이상을 카세트 테이프로부터 게임 바이너리를 읽었어야 했으니까.


그래도 저렴해서 대중적으로 사용된 저장장치가 바로 카세트 테이프였다. 용량은 0.6MB라고 하지만 몇분짜리 테이프냐에 따라서 용량이 달라졌다. 저 용량은 아마도 60분이 아닐까 싶다.


그 옆에는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로 카세트 테이프와 함께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던 저장장치였다. 앞서 소개한 8인치 플로피 디스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면서도 용량은 1.25MB로 커졌다(참고로 이 용량은 2DD 플로피 디스크의 용량이다.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는 1S, 1D, 2D, 2DD로 나뉘어 있고 그것에 따라 용량이 결정되는 구조였다).


내가 처음으로 사용했던 Apple II+에는 바로 이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했는데 용량은 120KB였던가로 기억한다(틀릴 수도 있다). 참고로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는 양면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2D, 2DD가 양면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녀석들이었다).


3.5인치 플로피 디스크, 그리고 집 디스크와 CD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보다 더 작아졌지만 용량이 더 커진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다. 5.25인치와 달리 3.5인치는 한면만 사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럼에도 용량은 더 커졌는데 5.25인치 2DD 플로피 디스크보다 더 많은 1.44MB를 제공했다(참고로 2DD의 1.2MB는 양면을 모두 합친 용량이다).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내 경우에는 MSX PC였던 IQ-2000을 학교에서 사용했는데 거기에 달려있던 녀석으로 먼저 사용을 했었다(아마도 1988년인 듯). 그리고 1990년 초반에 IBM PC 계열인 80386SX PC로 집의 PC를 업그레이드 했을 떄 3.5인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줄여서 FDD라고 한다)와 HDD를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집 드라이브는 처음 나왔을 때에는 무척이나 센세이션했다. 하기사 3.5인치 플로피 디스크가 1.44MB인데 비해 이 녀석은 비슷한 크기인데 100MB를 제공했으니 말이다. 다만 속도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대중화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CD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CD가 맞다. 앞서 소개한 카세트 테이프처럼 음반으로서의 CD도 있지만 컴퓨터 저장장치로서의 CD도 존재했다. 용량은 무려 650MB를 제공했다. 처음에는 1번만 쓸 수 있는(즉, 한번 기록하면 재기록이 안되는) CD가 나왔는데 나중에는 Re-writable CD(CD-RW라고 했다)도 나와서 손쉽게 지우고 쓰고 했다. 플로피 디스크에 비해 몇배 빠른 속도로 인해 확실히 대중화되는 속도가 빨랐다. 32x(32배속) CD-ROM을 이용하면 뭐 어마무시하게 빠른 속도로(물론 그 당시에 말이지) 데이터를 읽어들일 수 있었기 때문에 말이다. 용량도 플로피 디스크의 200장이나 되는 용량을 1장의 CD로 커버하니 저장장치의 혁명이라고 불릴만도 했다.


DVD, USB 메모리, SD 카드, 블루레이 디스크, HDD



CD 다음에 나온 것은 DVD인데 DVD는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저장장치로 많이 기억을 한다. 물론 DVD 플레이어를 통해 다양한 영화나 공연 영상을 볼 수도 있었지만 CD에 비해 좀 더 컴퓨터용 저장장치라는 느낌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DVD는 CD의 8배 정도 되는 용량을 지녔다. 4.7GB(이때부터는 GB로 통한다)이나 되는 저장공간 덕분에 지금도 종종 백업용 저장장치로 이용되기도 한다(물론 여기에 소개는 안했지만 테이프 역시 백업용 저장장치로 이용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카세트 테이프가 아니라 대형 마그네틱 테이프인데 나중에 정리해서 소개하도록 할 예정이다).


USB 메모리나 SD 카드, CF 카드는 지금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이동식 저장장치다. 용량은 천차만별인데 USB 메모리는 지금은 보통 16GB, 아니면 32GB를 많이 쓰는거 같고 SD 카드 역시 64GB나 128GB를 많이 쓰는거 같다. CF 카드의 경우 지금은 그렇게 많이 사용하는거 같지는 않다. SD 카드나 CF 카드는 디카나 디캠(디지탈 캠코더)에서 많이 사용하며 저것보다 더 작은 microSD는 스마트폰에서 많이 사용하는 듯 싶다.


블루레이의 경우 CD, DVD에 이은 광학식 저장장치로 DVD보다 6배정도 더 큰 용량을 지닌 녀석이다. 블루레이 디스크야말로 컴퓨터용 저장장치라는 인식이 강하다(CD나 DVD는 음반으로나 혹은 영화 컨텐츠용으로 나오는데 블루레이도 나오기는 하지만 별로 빛도 못보고 금방 사라진 듯 싶다). 그런데 DVD보다는 그닥 대중화가 덜된 녀석이 블루레이 디스크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서 보면 DVD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많았는데 블루레이 디스크를 쓰는 사람들은 거의 못봤기 때문이다. 가격적인 부분도 한몫 했을 것이고 HDD의 용량이 커짐으로 인해 고용량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물론 고용량에 대한 수요라 함은 이동식 저장장치에 한해서다. HDD나 SSD는 여전히 고용량을 요구하고 있으니). 뭐 여기까지 ^^


HDD는 뭐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 지금 우리네 PC에 설치된 고정식 저장장치가 바로 HDD이다. 플로피 디스크가 휘어진다는 의미에서 플로피라는 단어를 썼는데 HDD는 하드 디스크라는 의미로 단단하다는 하드(Hard)라는 단어를 썼다. 용량은 뭐 지금은 1TB를 넘어 8TB, 10TB 용량의 HDD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HDD보다 더 빠른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한 SSD도 존재하는데 내부 저장방식은 다르지만 사용 방식은 HDD와 동일하기 때문에 따로 설명은 하지 않겠다.


그리고 HDD 뒤에는 앞서 잠깐 언급했던 클라우드 저장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구글드라이브나 원드라이브, 드롭박스, 아이클라우드 등과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지금은 거의 메인 저장장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정리해서 포스팅 할 예정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간단하게(?) PC의 주변기기라 할 수 있는 저장 장치에 대해서 살펴봤다. 여기에 SSD와 클라우드 스토리지 부분까지 함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뭐 이정도만 해도 어마무시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 글에서는 PC의 주변기기이면서도 코어 파트라 부를 수 있는 그래픽 카드와 사운드 카드의 역사 속 유물들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넥슨컴퓨터박물관 1층 훓어보는 영상


아래의 영상은 이 글을 포함하여 넥슨컴퓨터박물관 1층을 쭉 둘러본 것을 영상으로 편집한 것이다. 이 포스팅에 있는 내용 뿐만이 아니라 연재되는 다른 포스팅의 내용까지도 영상에 다 담았다. 위의 내용을 읽고 아래의 영상을 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다만, 영상의 퀄리티가 그렇게 좋지 못한 것이 애시당초 편집을 고려하지 않고 막 찍어서 소스도 좋지 못하고 편집도 iMovie로 날림 편집을 한 것이라 그냥 '이렇구나'라는 생각으로 봐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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