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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모바일 OS를 만들겠다고? 논의 자체는 좋은데 시작이나 할 수 있을까? (2부)
    Mobile topics 2011. 8. 3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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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을 읽기 전의 참고 사항. 글이 너무 길어져서 1, 2부로 나눠서 발행함. 이 글을 읽기 전에 먼저 1부를 읽어봐야 이해할 수 있을 듯 싶음. 1부는 여기를.. ^^;

    자 그렇다면 본론으로 넘어와서 한국형 모바일 OS를 만들겠다는 그 취지에 대해서 좀 집고 넘어가보자. 분명히 한국형 모바일 OS를 만든다는 그 의미는 이해할 수 있다. 외국 기업이 만든 플랫폼에 국내 산업이 좌지우지되는 현실이 보기는 않좋을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했던 안정성과 에코시스템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갖추고 있을까? 들리는 바에 의하면 한국형 모바일 OS는 웹 OS 형식이라고 한다. 마치 크롬 OS 처럼 말이다. 플랫폼을 단말기에 직접 탑재하는 것이 아닌 서버를 두고 거기에 접속해서 사용하는, 이른바 클라우드 서비스형 OS라는 얘기다. HTML5를 지원함으로 웹 OS로 한국형 모바일 OS를 만들겠다는 얘기인데 간단히 얘기하면 크롬 OS를 모바일화 시키겠다는 얘기다. 그것도 한국에서. 물론 크롬 OS를 이용하지는 않겠지만 컨셉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걸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뭔가? 크롬 OS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웹브라우저를 메인 UI로 띄워서 하는 구조다. 즉, 위에서 언급한 CPU 스케쥴링이나 메모리 관리는 크롬 OS가 탑재된 단말기(노트북)에서 다 한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어플리케이션의 실행을 아무리 웹에서 한다고 해도 그 구현(보여주는 부분이나 키 입력 부분 등)은 단말기를 통해서 진행되어야 하며 여러 어플리케이션들을 실행할 때 그 분배는 당연히 단말기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즉, 한국형 모바일 웹 OS 역시 그 기반에는 뭔가 다른 OS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며 그게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되지 않고 있다. 아마도 예상컨데 Linux가 될 확률이 높은게 오픈소스이며 국내 개발자들이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몇 안되는 OS이기 때문이다. 오픈소스화 된 심비안도 거론될 수 있으나 심비안은 좀 폐쇄성이 강한지라 아마도 Linux가 될 확률이 높아보인다. 한국형 모바일 웹 OS가 'OS를 서버에 두고 네트워크에 접속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고려되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찌되었던 저런 방식도 단말기에서 최소한의 기능을 할 수 있는 OS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저 방식은 신 클라이언트 방식(Thin Client)인데 클라우드 서버에서 가상화를 통해서 자신의 PC와 동일한 환경을 만들고 접속해서 쓰는 방식이며 단말기는 그 화면을 받아오는 역할만 하는 방식인데 그걸 모바일에서 구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 그럼 생각해보자. 정부와 삼성, LG 등에서 생각하고 있는 OS를 서버에 두고 네트워크에 접속해 사용하는 방식의 모바일 웹 OS는 기본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방식이며 구동을 위한 서버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구글이나 MS처럼 데이터 센터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수천만명이 동시에 접속해도 견딜 수 있을 용량의 대용량 처리를 할 수 있는 그런 데이터 센터가 필수다. 삼성의 경우 자체적으로 데이터 센터를 만들고 구동하고 있지만 그건 자체 솔루션을 위함이지 이런 서비스를 위함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여하튼간에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가 궁금하며 앞으로도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모바일 웹 OS는 무조건 높은 속도의 무선인터넷이 지원되어야 한다. 그것도 안정적으로 끊기지 않겠금 말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무선인터넷 인프라로서는 도저히 어렵다. 거의 불가능하다. 강남권이나 종로권, 학원가들이 많은 노량진에만 가도 제대로 접속도 안되고 느려터진 현재의 무선인터넷 인프라로서는 모바일 웹 OS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물론 LTE가 나오면 지금보다는 이런 무선인터넷 인프라가 훨씬 좋아질 것은 분명하지만 LTE의 경우 WCDMA와 달리 무제한 요금제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무선인터넷에 접속해야 하는 모바일 웹 OS가 얼마나 효율적일지는 의문이 든다. 물론 앞으로의 일은 모르기 때문에 모바일 웹 OS 사용자에 맞는 요금제가 또 거론될 듯 보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플리케이션의 개발, 배포, 실행 등의 에코시스템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다. 웹 OS이기 때문에 웹 환경에서의 어플리케이션을 다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으나 모바일은 모바일에 맞는 어플리케이션 스타일이 존재한다. HTML5를 이용하겠다는 것은 어플리케이션 개발 및 실행환경을 HTML5로 하겠다는 것이고 그것에 대한 개발 방식이나 툴(Tool)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도 없다. 또한 배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에코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다. 그저 OS에 대한 이야기만 있을 뿐 OS를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요소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안되고 있다는 얘기다.

    자 현재의 상황에서 한국형 모바일 웹 OS를 만들겠다고 논의는 나오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다. 또 컨셉으로 거론되고 있는 모바일 웹 OS 형식은 더 넘어야 할 산들이 쌓여있다. 국내 무선인터넷 인프라도 그렇고 인프라의 각각에 배치되어 있는 기업들의 이해관계도 문제가 될테고 말이다. 한국형 모바일 OS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정할지 모르지만 구체화 되려면 여전히 너무 많은 난관들이 앞에 놓여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에서 언급한 부분들을 다 해결하려면 5년 이상은 더 지나야 하지 않을까? 특히 삼성의 경우 이미 자체적으로 모바일 플랫폼인 '바다'를 갖고 있기 때문에 바다를 더 띄우려고 할텐데 말이다. 수백억을 깨져가며 한국형 모바일 OS에 투자할 생각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좀 답답한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쓴다. 나 역시 예전에 모바일 OS를 리눅스를 변형해서 임베디드 리눅스로 만든 경험이 있기 때문에 OS를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안다. 개방형 모바일 OS를 만든다는 것은 OS 자체를 만드는 것도 일이 크지만 같이 엮여져 있는 다른 요소들과의 유기적 결합이 중요한데 왠지 지금의 논의들은 그런 주변요소와의 유기적 결합을 놓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정부와 국내 기업들의 맹점 중에 하나가 뭔가 일이 터졌을 때 우르르 그것에 대해서 대응책 등을 얘기는 하지만 냄비근성떄문인지 꾸준하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에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인해 안드로이드에 종속적인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바꿔보자는 취지로 이런 논의가 나왔다고 보며 그 논의 자체는 괜찮으나 지속적으로 꾸준히 관심을 갖고 투자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동안 정부 주도하의 대부분의 정책들이 이런 용두사미의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면 이런 기조 역시 또 바뀔게 아닌가 말이다.

    아직 논의 단계이고 실행단계가 되려면 아직 멀었으니 실행단계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잘 준비하는가를 지켜봐야 할 듯 싶다. 어쩌면 논의 단계에서 그냥 접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지금의 모바일 웹 OS의 논의를 보면서 작년 MWC에서 얘기가 나왔던 K-WAC(한국형 앱스토어)의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한국형 모바일 웹 OS의 에코시스템은 당연히 K-WAC하고 연계가 되어야 할텐데 그럴 준비는 되어있는지, 아니 K-WAC이 실현은 될 것인지 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그저 일만 벌이기 좋아하는 정부의 한심스러운 행태가 또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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