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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모바일 OS를 만들겠다고? 논의 자체는 좋은데 시작이나 할 수 있을까? (1부)
    Mobile topics 2011. 8. 3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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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을 읽기전에 참고사항. 글이 너무 길어져서 1, 2부로 나눠서 발행했으며 발행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차 없이 이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이후 국내 IT 업체들의 경쟁력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뉴스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얘기인데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 관련 이슈들은 대부분 구글 안드로이드에 관련이 되어있기 때문인데 삼성이나 LG, 펜택과 같은 제조사들은 주력 스마트폰으로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구글 폰(갤럭시 시리즈, 옵티머스 시리즈, 베가 시리즈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허니콤이 탑재된 스마트 태블릿을 차세대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이나 LG는 MS의 윈도 폰 7이 탑재된 윈도 폰 시리즈들도 병행 생산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력은 아무래도 안드로이드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구글이 제조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함으로 삼성이나 LG, 펜택과 같은 국내 생산업체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결국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을 내리고 있는 듯 싶다.

    이런 와중에 재밌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 뉴스가 나왔다. 정부가 삼성, LG 등의 국내 업체들과 함께 한국형 모바일 플랫폼을 제작할 계획이 있다는 뉴스다. 제작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논의 중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꽤나 우스개 소리로 이슈화가 되고 있는 듯 싶다. 정부 주도하게 뭔가 표준 플랫폼을 만들어서 제대로 써먹은 적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말이다.

    정부 주도하에 모바일 표준 플랫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WIPI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제조사와 서비스가, 정부가 다 모여서 모바일 표준 플랫폼으로 만든 것이 WIPI다. 처음에는 제조사와 이통사가 그나마 잘 협력해서 만들어갔지만 이통사들이 각자 WIPI를 개량하고 버전업 시키면서 이통사마다 서로 다른 버전이 나오게 된다. 즉, SKT용 WIPI 플랫폼과 KT(그 당시에는 KTF)용 WIPI, LGT용 WIPI 플랫폼이 각기 다른 것이다. 나중에는 WIPI라는 플랫폼 이름은 같지만 서로 호환이 전혀 안되는 엉뚱한, 각기 이통사에만 적용할 수 있는 그런 플랫폼이 되어버렸고 의무탑재였던 것도 그냥 탑재 권고사항으로 추락하는, 결국에는 거의 사장되어가버린 추억의 플랫폼이 되어버렸다. 그 전에 데스크탑용 OS인 DOS를 한국형으로 바꾼 K-DOS도, Linux를 한국형으로 바꾼 아세라눅스도(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 비슷한 절차를 겪어서 역사의 한페이지도 장식하지 못한 채 사라져가버렸다. 이렇듯 정부 주도하의 표준 플랫폼은 제대로 빛을 못보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국내에서 모바일 플랫폼이 나오면 활성화가 될 것인가? 일단 플랫폼에 대한 인식을 해봐야 하는데 플랫폼의 범위가 워낙 넓다보니 지금 얘기가 나오는 모바일 OS에 대한 부분에 한하여 얘기를 해봐야겠다. OS의 기본 동작은 어플리케이션의 동작 및 메모리 관리, CPU 스케쥴링이다. 어플리케이션 동작 부분은 최종적인 이야기고 기본은 각 어플리케이션들이 동작할 수 있도록 메모리를 관리하는 것과 CPU 사용을 제어하는 것이다. 그저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씩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OS는, 즉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모바일 OS는 이제는 쓸모가 없게 되었고 기본이 멀티태스킹이다. 그리고 매끄럽게 연결되어야 하며 각종 예외사항에서의 처리도 뛰어나야 한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모바일 플랫폼들을 보면 이런 기본적인 부분을 잘 해결하고 있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그런 기술들이 쭉 녹아져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iOS는 Mac OS X를 기반으로 해서 이런 경험을 축적시켰고 안드로이드의 경우 그 기반이 되는 Linux가 수십년동안 쌓아온 경험을 이용해서 안드로이드에 축적시켰다. 윈도 폰 7의 경우 그 전부터 계속 있었던 윈도 모바일에서의 경험과 윈도 OS의 경험들이 다 녹아져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나마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현재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것이다. 심비안 역시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쌓여온 경험들이 안정화를 가져왔다. 여하튼 모바일 OS에서 이런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져야 하는 것은 필수적인 사항이다.

    이런 부분만 잘 지켜진다고 모바일 OS가 활성화할 수 있을까? 위에서 얘기했듯 저건 아주 기본적인 상황이며 이제는 어플리케이션 실행 플랫폼 및 유통 플랫폼이 잘 갖춰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 아이폰이 왜 성공했는가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풍부한 앱을 첫손에 꼽을 것이다. 지금도 계속 앱스토어를 통해서 공급되고 있는 풍부한 앱들은 iOS를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 등의 모바일 단말기의 활용성 및 실용성을 높혀주는 역할을 하며 사용자로 하여금 구매력을 높히게 하는 첫번째 덕목이다. 안드로이드 역시 다양한 앱들이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T 스토어를 통해서 공급됨으로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게 해줬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폰을 제치고 점유율만 따져서는 전세계 No.1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물론 파편화 문제가 거론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이야기는 무시하자). 이렇듯 모바일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자체의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플랫폼을 받쳐주는 각종 서비스들, 특히 이런 앱들을 개발하고 배포하고 실행하게 해주는 에코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 성공한 모바일 플랫폼에는 반드시 이런 에코시스템이 갖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 2부에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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