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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에 8만대 팔렸다는 구글의 넥서스 원. 왜 이리도 고전을 할까?
    Mobile topics 2010. 2. 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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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넥서스 원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팔린 넥서스 원은 총 8만여대. 발매 첫주에 2만여대가 팔림으로 타 스마트폰의 첫주 판매대수에 비해 열세를 보이더니 계속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같아서야 스마트폰의 인식이 이제야 펴기 시작했기에 8만여대라면 나름 괜찮은 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구글이 직접 브랜딩해서 내놓은 제품이고 미국이라는 어떤 규모가 다른 시장에서 한달이 거의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8만여대가 팔렸다는 것은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라 보여진다.

    국내에도 첫 번쨰 넥서스 원 개통자가 생겼고 주변에 몇몇 지인들이 넥서스 원의 개통을 준비하고 있는 중에 있으며 KT나 SKT와 같은 이통사도 넥서스 원의 국내 도입을 생각하고 있는 시점에서 저런 판매부진은 국내 도입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나 역시 넥서스 원을 개인적으로 구매해볼까도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뉴스는 이미지에 상당히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

    넥서스 원이 발매되기 시작한 이후 각 언론사들은 구글의 어떤 서비스적인 부분을 질타하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스팩 자체는 빵빵할지 몰라도 사후 서비스(?)에 대해서는 하드웨어 전문 회사가 아닌 인터넷 서비스 회사다보니 대응 방침이 틀리고 늦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구글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비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 아니냐 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서비스에 대한 미흡한 대처가 한달에 8만대 판매라는 부진을 가져왔을까? 현존하는 구글 폰들 중 최고의 스팩인 스냅드레곤 1GHz를 사용하고 안드로이드의 가장 최신 버전인 2.1을 탑재한 스팩만 따진다면 최고에 가까운 구글 폰인 넥서스 원이?

    현재 넥서스 원은 잠금장치가 풀린 버전이 $530, 2년 약정으로 하게 되면 $180에 판매되고 있다. 이통사 역시 T-모바일에 조만간 버라이든 와이어리스까지 합세할 예정이다. 가격면으로 봐도 이통사 지원면으로 봐도 애플의 아이폰에 꿀릴 것이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8만대는 이해가 안간다.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 내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구글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소프트웨어, 혹은 서비스로서는 특화되어있을지는 몰라도 스마트폰 자체로서는 아직까지 의문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구글은 인터넷 검색 서비스로 시작한 회사고 지금까지 계속 인터넷 서비스, 온라인 광고 등으로 커온 회사다.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발표했고 자체적으로 리눅스를 개조해서 서버 OS로 사용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여전히 서비스 회사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애플은 예전부터 PC를 만들어 판매해오던 회사다. Apple, 매킨토시 등의 PC를 제조해서 팔아왔으며 Mac OS X 등의 운영체제도 직접 만들어서 팔아온 회사다. 물론 2000년대부터는 iPod 계열의 모바일 디바이스로 더 커오기는 했지만 기반 자체는 하드웨어라는 것을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는 얘기다. iPod 등으로 성장할 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혁신을 쭉 강조해온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서 그 혁신의 종점을 보여줬다고 봐도 될 것이다. 사람들의 애플에 대한 인식은 그렇게 각인되어있다고 보여진다.

    그에 비해 구글은 앞서 얘기했다시피 인터넷 서비스로 성장해온 회사다. 하드웨어 기반이 아닌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기반이 틀리다. 구글이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를 런칭했다면 충분히 인기를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넥서스 원과 같은 스마트폰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안드로이드로 발표하고 크롬 OS도 발표하는데 왜 스마트폰 하드웨어는 안되나? 게다가 구글이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닌 hTC가 하드웨어를 맡아서 작업했는데도 말이지.

    운영체제 및 어플리케이션은 구글이 맡고 하드웨어는 hTC가 맡는 이원체제로 넥서스 원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보여지는 부분에 있어서 사람들은 구글이 다 맡아서 관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왜? 구글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직접 박아넣고 나왔기 때문에 말이다. 그렇다면 하드웨어를 딴데서 했다고 해도 'Made by 구글'이 된다. 향후 넥서스 시리즈가 모토롤라와 타 제조사에서도 나온다고 하는데 그래도 사람들은 'Made by 구글'이라고 인식할 것이다. 아직까지 하드웨어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부정적인 구글로서는 넘어가야 할 산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사람들의 인식. 그리고 하드웨어 회사가 아니기에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대한 AS 방식으로 넥서스 원의 문제점을 대응하고 있다는 것. 거기에 베타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강한 구글이기에 넥서스 원도 혹시나 베타가 아니겠느냐 하는 농담같은 인식도 포함되어서 말이다.

    또 하나의 인식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구글의 경우 그동안 개발자 마인드가 높았던 회사다.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들을 보면 개발자 중심으로 UI나 이런 부분이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안드로이드 역시 그런 컨셉으로 개발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기에 오픈소스화 시켜서 제조사들로 하여금 사용자 편의에 맞게 수정할 수 있는 여지를 준게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한다. 물론 현재 나온 안드로이드의 UI는 꽤 완성도가 높아서 기본 UI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hTC의 HTC Sense UI나 소니에릭슨의 레이첼 UI등 마치 윈도 모바일에서 보는 커스텀 UI를 안드로이드에 탑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구글이 직접 냈다면 순수한 구글 자체의 안드로이드 기본 UI가 탑재될 것이며 사용자 편의보다는 개발자 편의에 더 가깝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나같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나 많이 써본 파워유저들이야 익숙하게 다룰 수 있지만 초보자들이나 일반 휴대폰을 사용하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너무 어려운 UI임은 확실하기에 이런 부분도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폰의 UI가 왜 각광을 받는가를 생각해보면 직관적이면서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이 왜 중요한지 곰곰히 생각하게 해준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틀릴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아무리 짱돌을 굴려봐도 하드웨어적인 면에서, 혹은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 그동안 나왔던 다양한 안드로이드 폰들중 최고에 가까운 넥서스 원이 지금과 같은 성적을 거두는가에 대해서 따져볼떄 마땅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마케팅의 실패가 가장 크겠지만 그 마케팅 역시 위에서 언급한 부분이 포함되어있어야 하기에 더더욱 그렇다. 구글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초기 대응 미흡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넥서스 원의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타 제조사들의 견제도 한몫 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넥서스 원이 여전히 매력적인 구글 폰임은 확실하다. 내가 바라던 안드로이드의 모습을 대부분 갖추고 있으며 지금도 구매해서 개인인증받고 개통하고 싶은 스마트폰이기도 하다. HD2만 아니었더라면 당장에 구매해서 개인인증을 신청했을지도 모른다. 국내에 이번에 나온 모토롤라의 모토로이나 조만간 나올 예정이라는 삼성의 안드로이드 폰보다는 아직까지 비교우위에 있는 것은 확실하니까 말이다. 부디 넥서스 원도 슬로우 스타터의 모습을 보여서 향후에 많이 팔렸으면 하는 바램도 약간은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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