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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객에게 짜증을 내는 버스 운전기사, 현재 버스업계의 현실인가?
    Current topics 2008. 7. 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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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자세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곤 한다. 특히나 버스 운전기사나 택시 운전기사들과 같은 대중교통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서비스 정신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본다. 특히나 요즘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 자가용에서 지하철, 버스, 택시 등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늘어난 지금은 더욱 그러하리라 본다.

    아침에 출근을 버스로 했는데 평상시와 같은 시간에 버스에 타고 잘 오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날보다 오늘은 버스가 운전을 이리저리 좀 난폭하게 하는 것이다. 일단 영업용이고 시간 자체가 출근시간대라 도로에 버스, 자가용, 택시, 트럭 등 많은 차들이 나와있어서리 아무리 버스전용차로가 있다고 하더라도 중간에 공사하는 구간도 있고 전용차로가 없는 구간도 존재하기 때문에 버스는 차선을 이리저리 옮기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은 그 정도가 좀 심했다. 택시도 그렇고 버스도 그렇고 가끔 자가용으로 운전하면서 보면 깜빡이 없이 갑자기 끼어드는 일이 있어서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영업용이라고, 또 버스의 경우 덩치가 크다고 막 밀고 들어오는 경우를 보면 정말 짜증의 극치를 달린다. 생각같아서는 가서 뭐라고 한마디 하고 싶으나 그분들도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이니 뭐라 하기도 그렇고 말이다(그런데 반대로 일반 승용차가 버스 앞에서 그렇게 깜빡이 없이 끼어들면 가서 뭐라고 하는 버스 운전기사를 보면서 자기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남의 잘못만 탓하는 그 습성에 질려버릴때가 있다).

    하지만 오늘 버스 운전기사의 하이라이트는 버스에서 내릴때였다. 내가 내리는 정류장은 강남역을 지나 역삼역 포스틸타워 앞에서 내리는데 보통 강남역과 그 전 정거장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기도 하지만 또 많이 타기도 해서 버스안에 사람들이 가득차있곤 한다. 내려야 할 사람이 보통 버스의 앞부분에 위치하고 있을 때 사람들 사이를 뚫고 버스의 뒷문으로 내리기는 그리 용이하지 않다. 사람들 사이를 지나면서 많이 부딛치기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뒤로 내리도록 하지만 그게 용이하지 않을 때는 앞문을 이용해서 버스 운전기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리곤 한다. 그런데 오늘은 버스 앞좌석에 앉아있다가 내릴려고 일어서는데 내 옆에 있던 사람이 카드단말기에 체크를 하고 앞으로 내릴려고 하니 운전기사가 '뒤로 내려요! 왜 앞으로 내릴려고 해? 사람 짜증나게시리~'라고 말하는 것이다. 짜증을 내면서 말이다. 일단 나에게 한 말은 아니기에(그런데 그 사람이 아니었으면 내가 들었을 말이었다. 나 역시 앞으로 내릴려고 했으니 말이다) 그냥 뒤로 내렸지만 그 얘기를 들으면서 기분은 그닥 좋지 않았다. 그 얘기를 들었던 내 옆에 있었던 사람은 얼마나 무안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을까. 물론 뒤로 내리는 것이 정석이고 옳겠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면 앞으로 내리도록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도 어찌보면 운전기사의 서비스 정신일텐데 말이다. 뒤로 이동하면서 이사람, 저사람 많이 치이면서 이동했다. 그리고는 간신히 내리고는 그 버스를 바라보면서 왜 대중교통이, 특히 버스가 욕을 얻어먹고 있는지 한편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저런 내뱉는 말 한마디에 그 업계 종사자 모두가 욕을 먹는 꼴이 아닌가.

    버스운영이 적자고 버스, 택시 등의 대중교통 종사자들의 근무환경이 열악한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운전기사들의 스트레스나 불만이 쌓일대로 쌓여있는 것도 맞는 얘기일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불만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표출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 물론 버스에 탄 사람이 어떤 잘못으로 인해 기사에 위해를 가했을 경우에는 대응할 수는 있을 것이다. 자기방어를 해야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위의 경우처럼 도로에서 난폭운전하고 승객들에게 짜증을 내는 버스 운전기사는 자기의 본분을 다 한 것일지 궁금하다. 저런 행동으로 인해 당장에는 화가 풀릴지는 몰라도 그 여파가 버스업계 전체에 대한 악영향으로 미치고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그 운전기사는 알련지 모르겠다. 나이가 좀 있어보이는 기사였는데(그런데 얼굴은 좀 신경질적으로 생기기는 했다) 말이다.

    하나로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왠지 버스업계의 현실을 조금은 들여다보는거 같아서 씁쓸했던 아침 출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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