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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교육의 회복, 그것은 사회가 먼저 바뀌어야 가능할 것이다
    Current topics 2007. 12. 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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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교육이 붕괴된지는 꽤 오래된거 같다. 어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교육정책으로 인해 말들이 많은거 같은데 그런 정책들 이전부터 우리나라 공교육은 거의 망하다시피 붕괴된 상황이라고 본다.

    교회에서 고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가끔 학교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하다보면 내가 학교 다닐때와는 너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과 비록 18~9년정도 차이가 나고는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교육목적이나 방향은 같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같은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또 같은 선생님임에도 불구하고(즉,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내 고등학교 후배들인 셈이다. 글고 사립고등학교인지라 선생들도 대부분 그대로 계신다) 학교의 분위기나 수업 방식들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학원으로 간다.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자율학습이 끝난 후에 학원을 또 간다고 한다. 보통 학교에 8시까지 가서 자율학습까지 다 끝나면 저녁 8~9시쯤 되고 학원에 갔다가 집에 오면 밤 11~12시정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는 새벽 2~3시까지 독서실 등에서 공부하고 잠을 잤다가 다시 학교가는 생활을 매일같이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주말에는 거의 학원에서 산다고 하는 학생들도 꽤 있었다. 학생의 본분이 공부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좀 심할 정도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보다 학원 등에서 배운 내용이 더 많다는 이야기를 한다. 심지어 학교에서 가르칠 때 ‘이거 학원에서 다 배운거지?’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을 정도라고 하니(선생들도 학생들 대부분이 학원에 다닌다고 생각하고 있는거 같다) 실제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사교육에 대한 부분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겠다. 학생들도 학교에 공부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잠을 보충하러 간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공교육의 붕괴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었다고 본다.

    고등학교에는 왜 다니는 것일까? 대학가기 위해? 대한민국 교육과정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대학원)식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고등학교는 대학을 가기위한 중간과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고등학교는 단순히 대학입시 학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럴바에는 학교보다 더 자세히 기술적으로 가르치는 학원이 대학가는데 더 유리할 수 있다. 그래서 적지않은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대입 검정고시를 통해서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취득하고 대학 입시를 위해 학원에 다니는 형편이다. 고등학교에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단순히 대학진학을 위한 중간단계로 생각하면 그럴 것이다.

    우리가 학교를 왜 다니는 것일까?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거쳐서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왜 단계를 밟으며 학교를 다니는 것일까? 단순히 지식의 습득만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인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이유는 거의 전자, 지식의 습득만을 위해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게 그게 여의치 않으니 학원으로 부족한 지식을 채울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즉, 학원이나 과외 등의 사교육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학생들이 왜 학교를 다니는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부족 때문이다. 학교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대학을 가야하는 목적이 있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교에서만으로는 부족한 지식을 채우기 위해 학원 등의 사교육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많은 교육자들이 말한다. 학교는 지식 뿐만 아니라 인성을 기르기 위해 다니는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네들 부모님들도 그렇게 말한다. 학교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 이외에 같은 또래들과의 협동 생활로 리더십이나 단체 생활에 대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이미 인성교육은 학교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학교는 거의 학원화 되어갔으며 그것도 모잘라서 고액과외나 학원들은 학교위에서 놀고 있다. 오로지 고등학교 시절은 대학을 가기 위한 기간으로만 여기고 있는 것이 요즘 학생들이다. 그리고 요즘 부모님들이 아닐까 싶다.

    그럼 왜 대학을 다녀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대학은 자기가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다니는 것이다. 그것이 목적이다. 전공을 선택해서 그 전공에 대해 더 전문적으로 집중해서 공부하기 위해 대학을 간다. 그리고 대학에서 못다한 전공을 더 파고들기 위해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코스를 밟는 것이다. 이게 정상적인 대학, 대학원을 다니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대학을 가는 이유는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다. 고등학교까지만 나온 사람들을 회사에서 잘 안받아주니까 대학을 들어가는 것이다. 자신의 부족한 전공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그저 취업때문에 대학을 간다는 얘기다. 이제는 대학만으로도 취업하기 힘드니 대학원까지 그저 취업을 위해 들어가는 상황이다. 왜 대학을 다녀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이 완전히 왜곡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가? 바로 사회가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지연, 학연으로 회사에서 승진 등이 결정되니까 사람들이 기를 쓰고 대학, 대학원을 다닐려고 하는 것이다. 그것도 사회에 높은 지위로 많이 나가있는 사람들이 다니는 대학으로 말이다. 명문대라 하는 것이 오로지 얼마나 사회에서 높은 직위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배출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시기가 바로 현재 한국사회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서 제대로 대우받고 살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때 죽어라고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들어갈 수 있는 성적을 만들어야 한다. 학교만으로 부족하니 사교육을 동원해서 대입에 대한 지식을 채울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공교육이 붕괴된 원인은 사회가 제공했다고 봐야 한다. 사회가 좋은 학벌을 지닌 사람들만 선호하다보니 그런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학생들은 좋은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고 그 방법으로 사교육까지 동원해서 오로지 좋은 대학만을 위한 입시체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교육 붕괴를 어떻게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아무리 학교교육체제를 바꾼다고 해도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사회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기능을 지닌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으면, 그리고 지연과 학연이 판을 치는 이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사람이 영원히 학생일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들도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 생활을 할텐데 사회에서 안받아준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붕괴된 공교육을 정상화 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공교육 붕괴의 원인을 제공하는 사회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학교 정상화 정책을 실행해야지 사회가 바뀌지 않고 학교 정상화 정책을 실행한다는 것은 윗물은 여전히 더러운데 아랫물만 바뀐다고 해서 깨끗한 물이 될 수는 없는 이유와 같은 것이다.

    사회가 바뀔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이미 가진자들, 사회 기득권층들이 생각을 먼저 바꿔야 한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가 다양성을 존중하는데에는 상당히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더 문제가 된다. 정책을 내놓는 인간들부터 바뀌어야 하는데 그것이 안되고 있으니 말이다. 여하튼간에 사회가 바뀔려면 기득권층들부터 생각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하며 정책 역시 그런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저 두서없는 말들을 쓴 듯 싶다. 학교 정상화 정책도 중요하지만 사회 정상화 정책도 같이 내세웠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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