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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YouTube, 과연 실명제를 받아들일 것인가...IT topics 2008. 8. 13. 17:28반응형
재밌는 뉴스가 하나 떴다. 정부가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인 YouTube에 실명제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하루 평균 10만명 이상의 방문자를 기록하는 언론사, 포탈사이트, UCC 사이트에 실명제를 내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는데 YouTube는 현재 주간 방문자가 80만명이 되어서 내년부터 여기에 적용대상이 된다는 얘기가 된다. 방통위 관계자의 말로 보면 국내외 사이트 상관없이 다 적용대상이라고 하며 구글은 이미 청소년 보호책임자 규정을 적용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구글은 글로벌 서비스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하고 있다. ID와 Email만 있으면 누구든지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 기준은 어느 나라에서든지 적용되고 있는 구글의 방침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접속하는 경우에는 실명제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 오게되면 구글로서는 상당히 심각한 부담을 안게 된다. 이미 구글은 중국에 서비스를 할 때 중국의 검열을 받아들여 구글의 이미지에 심각한 상처를 남긴 전례가 있다. 이번 실명제 적용 역시 그 못지않은 심각한 오점으로 남게 될 확률이 높다. 구글은 현지법을 최대한 존중하되 개인정보 보호와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실명제 적용은 이런 구글의 철학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구글의 걱정꺼리라 할 수 있다.
구글이 이렇게 실명제 적용대상이 된 것은 아마도 최근 촛불집회의 자료들(동영상이나 글 등)이 국내 포탈사이트에서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제대로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자료들이 구글로 넘어가서 여전히 국내 인터넷에 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본다. 정부의 압박으로 국내 포탈사이트가 제한을 받자 사이버 망명지로서 구글이 어부지리로 주목을 받게 되면서 트래픽이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구글은 글로벌 사이트로 구글 코리아는 미국 구글 본사의 지침을 받기 때문에 한국에서 암만 뭐라해도 미국 구글 본사가 'No'라고 말하면 그대로 가버리는 행정으로 인해 국내법이 적용안되는 사이버 도피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었던 조선일보 광고주 목록 삭제 요청도 미국 구글에서 문제없다고 해서 삭제가 안된 사례도 있다. 또 국내 각종 현안에 관련된 동영상들이 YouTube에 올라오는데 국내 서비스는 제한을 받겠지만 YouTube는 그렇지 않아서 점점 각광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YouTube도 실명제 적용대상으로 넣어서 어떻하든 제제를 가할려고 압박하는 중이다.
과연 구글이 실명제를 적용할 것인가? 아니면 별로 도움도 안되는 한국시장을 버릴 것인가? 실명제를 도입한다면 계속 한국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겠지만 구글에 대한 실망감으로 기존에 있었던 유저들마저 떨궈져 나갈 수 있다. 한국을 포기한다면? 아마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을 통제대상으로 삼았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즉, 국제적 망신감이 된다는 것이다. 일단 정부는 무조건 정책을 적용할려고 할것이고 결국 구글의 판단만이 남은 셈이다.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서는 참으로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내 경우에는 반반이다. 악플 등을 생각한다면 실명제는 필요한 필요악과 같은 존재다. 수많은 악플로 인해 상처받는 선의의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말이다. 또한 자기가 쓴 글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저 심심풀이로, 기분이 상한다고 그냥 써버리는 악플이 가슴속에 비수로 박히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인터넷 예절을 위한 것이라면 있어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실명제로 인해 자유로운 인터넷 분위기가 깨질 수 있다는 것은 있다. 또한 힘없는 시민이 정부 및 대형 공공기관, 대기업 등 힘있는 권력자, 혹인 기관 등에 대항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을 숨기고 얘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자신이 드러나지 않으니 얼마든지 비리나 부조리를 얘기할 수 있다. 만약 실명제 상태에서 저런 비리나 부조리를 고발한다면 권력 등에 의한 보복이 뒤따를 것이니 용기내서 고발할 네티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비리를 저지르는 힘있는 자들은 언제든 자신의 비리를 힘으로 감출려고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막을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무기는 익명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더 힘을 받는게 아닌가 싶다.
많은 인터넷 전문가들은 조그마한 문제 때문에 인터넷의 장점을 죽여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악플의 정화는 인터넷 사용자들 스스로가 정화해 나가야 하며 지속적으로 정화노력이 있기 때문에 잡힐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지금은 익명성이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추적하여 악플을 쓴 당사자를 잡을 수 있는 장치들이 많기 때문에 구지 실명제를 적용하지 않아도 악플은 정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실명제는 통제의 도구로 사용될 것이며 정부나 대기업 등의 힘있는 기관에 의해 얼마든지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나 역시 동감하는 바다. 인터넷의 장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안해가야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과연 구글이 YouTube에 실명제를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인지. 정 안되면 한국을 떠날 것인지. 구글의 결정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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