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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WC 2020 취소 소식을 듣고서..
    Mobile topics 2020. 2. 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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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이맘때, 즉 2월말부터 3월초까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진행되었던 MWC(Mobile World Congress)가 올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로 인해 취소가 결정되었다. 개최 예정 2주 전에 갑작스럽게 결정된 내용이다. MWC 2020은 올해 개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MWC 33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그런데 MWC 2020의 취소는 어느정도 예견이 된 상황이기는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대형 행사로 인해 사람들이 몰리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우려가 있었던 것도 있었고 MWC측에서 행사를 취소한다고 알리기 전에 이미 국내에서는 LG전자가, 해외에서는 에릭슨, 노키아, 엔비디아, 소니, 인텔, 아마존, 시스코, 스프린트, 토이체텔레콤, NTT도코모, 페이스북 등 수많은 대형 IT 기업들이 불참한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이런 대형 기업들의 불참은 MWC 2020의 흥행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거기다 지난 달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된 CES 2020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인해 참석이 소극적이었던 중국 업체들이 대거 MWC 2020에 참석한다는 얘기가 들려오면서 지금도 코로나19에 대해서 제대로 대처를 못하는 중국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래서 유럽 업체나 미국 업체들의 지속적인 불참 선언이 계속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MWC 주최 측인 GSMA도 처음에는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는 사람들의 입장을 불허하고 중국에서 오는 참가자들은 최근 14일 이내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출입을 허용하는 등의 조치를 발표했지만 오히려 욕을 더 바가지로 얻어먹는 상황이 되어서 GSMA의 CEO인 존 호프먼이 결국 코로나19 발생으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행사 취소를 공식으로 발표하게 된 것이다.

     

    어찌되었던 코로나19의 위협이 여전히 무서운 현재의 상황으로서 MWC 2020의 취소는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취소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참여 기업이 아닌 관람객들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숙박비는 어마무시하게 비싸다. 바가지 수준을 넘어서 그냥 사기 수준이다. 그래도 숙박에 대해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을 내고 숙소를 구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 MWC 2020의 취소가 개최 2주전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이미 몇달 전부터 숙박을 예약한 곳에서는 취소,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MWC의 주최 측은 MWC 2020에 참석을 하기로 하고 참석비를 낸 기업에는 참석비(이것도 상당히 비싸다)를 환불해준다고는 했는데 숙소 등은 각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행사비용에 대한 환불은 진행해주지만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알아서 처리하라는 얘기다. 그로 인해 사기에 가까운 바로셀로나 숙박비를 그대로 날려버리는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다.

     

    일단 2주전에 취소를 통보한 것도 문제다. 그 전에 행사 취소를 진행할 수도 있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창궐을 할 때 이미 수많은 대형 IT 기업들이 MWC 2020의 불참을 선언했다. 그런데 개최 시점 가까이 되어서 갑작스럽게 취소를 통보했다. 참여하는 업체들에게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은 것이다. 그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들, 그리고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GSMA는 MWC 2020의 취소를 뒤늦게 결정했을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 전에 취소를 해서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었음에도 말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대략 2가지 이유가 떠오른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틀릴 가능성도 있음을 미리 염두해두길 바란다.

     

    첫번째는 바로셀로나와의 관계 때문이다. 수십년동안 MWC는 바로셀로나에서 진행이 되었다. 스페인, 특히 바로셀로나의 경우 관광 도시로 주로 관광 수입이 메인이기 때문에 도시 자체의 수입원이 그렇게 안정적이지는 못하다(하기사 이 부분은 바로셀로나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관광 중심 도시가 비슷한 사정일 듯 싶다). 관광하는 사람들이 뭐 지속적으로 꾸준히 도시에 유입되는 것도 아니고 전세계 경제상황이나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이 바로셀로나의 경우 MWC를 통해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바로셀로나 전체 수익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고 한다. 어느 기사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바로셀로나 전체 수익의 3~40%가 바로 이 MWC 기간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하기사 전세계의 대부분의 통신 업계와 단말기 업계들이 모두 몰리고 그것을 관람하는 사람들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비즈니스 등이 모두 이 기간에 바로셀로나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있는 동안에 생기는 의식주 관련 모든 비용이 어마무시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몇년 전에 GSMA가 MWC의 개최 도시를 바로셀로나에서 다른 도시로 바꿀려고 했을 때 바로셀로나 지방 정부 측에서 엄청나게 반대하고 또 로비를 해서 계속 MWC가 바로셀로나에서 진행되도록 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셀로나 입장에서 MWC 2020의 취소는 도시 수입에 직결탄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GSMA를 압박해서 취소를 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두번째는 다름아닌 중국이다. 화웨이는 수년전부터 꾸준하게 GSMA에 투자를 하고 지원을 함으로 드디어 MWC 2020의 제1 스폰서인 골드 스폰서의 자격을 얻어냈다. MWC에서 드디어 화웨이가 전면으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물론 몇년 전부터 화웨이는 MWC에서 상당한 규모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아마도 수조달러의 어마무시한 금액을 투자해서 겨우 얻은 골드 스폰서를 드디어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MWC 2020이었기 때문에 MWC 2020의 취소가 달갑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게다가 물론 몇년 전부터 MWC에서 중국 기업들이 어마무시하게 들어와서 부스를 차리고 자국의 기술을 선보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중국 기업인 화웨이가 전면으로 나서면서 중국 기업들의 MWC를 통한 유럽 및 세계 진출이 좀 더 손쉬워(?)질 것으로 생각이 들었다. 이번 MWC 2020에 앞서 언급했던 CES 2020에 소극적이었던 중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소식이 들어왔는데 아마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에 들어가기 어려웠던 중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편한 유럽을 선택하는 이유도 있지 않을까 싶다. 어찌되었던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GSMA를 압박해서 어떻하든 MWC 2020을 진행하고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GSMA는 MWC 2020을 취소했다. 물론 취소하지 않고 계속 진행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아마도 MWC 2020에 불참하겠다는 중국 기업을 제외한 해외 대형 IT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고 결국 MWC 2020은 중국 기업들(물론 일부 국내 기업들이나 해외 기업들도 참여를 하겠지만서도)의 잔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결국 MWC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중국 행사로 인식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으며 향후 MWC 행사 진행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미 GSMA는 중국 상하이에서 MWC 상하이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규모에서는 MWC 본 행사하고는 차이가 나지만 말이다.

     

    참고로 MWC는 2월말에 열리는 MWC 본 행사 외에도 미국 LA에서 열리는 MWC LA와 중국 상해에서 열리는 MWC 상하이가 더 있다. 그런데 MWC LA나 MWC 상하이는 본 행사와 달리 지역 행사 성격이 짙다. MWC LA는 미국 내 기업이 중심이 되는 행사며 MWC 상하이는 중국 내 기업이 중심이 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물론 다른 나라의 기업들이 참여를 종종 하기는 하지만 본 행사처럼 대규모로 참석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단 MWC 2020의 취소로 기업들은 전세계에서 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기술을 선보일 수 있는, 그리고 비즈니스를 일으킬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몇몇 대기업들은 자체 발표회를 통해 자신들의 기술을 선보일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에 MWC나 CES, IFA, 컴퓨덱스 등의 행사를 통해서 자신들의 기술을 알리고 그 안에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데 그 기회가 없어진 것이다. 이는 무척이나 안타까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어쩔 수 없이 다른 기회를 또 찾아야 하니 말이다.

     

    그런데 MWC 2020의 취소로 인해 왠지 수혜를 입은 기업이 하나 생각이 났다. 수혜라고 보기는 좀 그렇지만 어찌되었던 선견지명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 있다. 다름아닌 삼성전자다. 알다시피 삼성전자는 며칠 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을 개최하고 갤럭시 Z 플립과 갤럭시 S20 시리즈, 갤럭시 버즈+ 등을 선보였다. 삼성의 경우 1년에 1~2차례 언팩 행사를 진행하는데 상반기에 하나, 그리고 가끔 하반기에 하나를 개최한다.

     

    그런데 상반기에 개최하는 언팩의 경우 지금까지는 보통 MWC가 진행되는 바로셀로나에서 MWC 시작 하루나 이틀 전에 진행을 했다. 일종의 MWC의 전야제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삼성전자 말고도 몇몇 대형 IT 기업들이 MWC 시작 1~2일 전에 바로셀로나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진행한다. 그리고 그 발표된 제품들을 MWC 기간에 기업 부스에서 선보여서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삼성전자도 전반기에 진행하는 갤럭시 언팩 행사를 보통 이렇게 많이 이용했다.

     

    그런데 이번 갤럭시 언팩 2020 상반기 행사는 MWC 기간에서 한참 전인 3주 전에 진행을 했고 장소도 MWC의 개최 장소인 바로셀로나가 아닌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애플의 중심지(애플의 신제품 발표회가 대부분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이 되었기 때문에)에서 진행이 되었다. 이는 갤럭시 언팩 행사가 이제는 애플이나 MS, 구글의 행사처럼 그 규모와 화재성이 커졌기 때문에 MWC의 영향력이 없어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공표한 것이다.

     

    그런데 MWC 2020이 취소가 됨으로 인해 삼성의 이런 선택은 오히려 더 빛을 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될 것이라고 미리 예측하지는 않았겠지만 어쩌다가보니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되어서 삼성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득(?)을 보고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다.

     

    뭐 내 입장에서는 직접 가지는 못하지만(그래도 7~8년전에는 직접 갔었는데 -.-) 유튜브나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 MWC 2020의 뉴스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 것은 아쉽다. 물론 코로나19 때문에 취소가 된 것이기 때문에 전세계 사람들의 건강 관련 부분으로 인한 취소라 어쩔 수 없었던 선택임을 알아서 그러려니 하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MWC 2020의 취소가 이후에 진행될 다른 대형 IT 행사의 취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당장에 5월인가 6월에 있을 대만의 컴퓨텍스나 9월쯤에 진행될 독일의 IFA가 아직까지 어떻게 될지는 모르니 말이다. 그런데 3월인가 미국에서 진행되는 세계적인 보안행사인 RSA 2020은 진행된다고 한다. 행사 진행 여부는 각 주최사의 선택 여부에 따라 다르니 뭐라고 할 상황은 아니고..

     

    뭐.. MWC 2020 개최가 취소가 되었다는 뉴스를 정리하려다가 글이 길어졌는데 뭐 볼만한 행사 하나가 날라갔다는 것이 좀 아쉽다는 것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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