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현전화국 통신구 화재 사건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어제(11월 24일) 오전 10시에 충정로에 있는 KT 아현전화국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일어나서 그 일대의 KT망을 사용하는 유선, 무선망 모두가 불통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저녁 9시 30분쯤에 화재는 완전 진압이 되었다고 하는데 우회로를 통해 가복구는 1~2일이 걸리고 완전 복구까지는 일주일이 걸린다고 한다. 그때까지는 KT 통신망 사용에 계속 애로사항이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아직 사고 원인은 파악이 안되고 있다고 한다(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그렇다. 나중에는 원인이 파악되겠지만 말이다).


KT 아현전화국 화재 TV 화면


일단 이번 화재로 인해 통신장애가 일어난 지역은 아현전화국이 있는 서대문구와 그 주변인 종로구, 중구, 마포구, 용산구이며 영등포구 역시 일부 지역이 피해를 봤고 경기도 고양시 일부도 피해를 봤다고 한다. 생각보다 피해지역이 좀 넓은데 이유는 아현전화국이 168000개의 유선 회선과 220조개의 광케이블을 관리하는 이른바 집전국이었기 때문이다. 즉, 꽤 많은 유무선 회선을 관리하는 중요 기지국이었다는 얘기다.


이 화재로 인해 앞서 언급한 지역에서 KT망을 이용해 카드단말기(결제기)나 결제를 위한 POS 시스템을 사용하는 수많은 매장들이 카드결제를 할 수 없어서 현금결제를 하던지 아니면 통장이체로 결제를 하게 하는 등 엄청난 피해를 봤다. 또한 IPTV 역시 볼 수 없었을 뿐만이 아니라 가정이나 기업에 설치된 유선 인터넷 역시 불통되는 상황이 벌어져서 업무에 상당한 차질을 가져왔다(그나마 토요일이라서 피해가 좀 덜하지 않앗을까 싶다. 평일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아마도 더 큰 난리가 났을 것이다).


POS 장애로 인해 카드 결제에 무척이나 애로사항이 있었다능.. -.-;


무엇보다 유선망의 불통은 무선망의 장애로 이어졌다. 이통사로 KT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앞서 언급한 지역에서는 3G든 LTE든 사용할 수 없어서 전화도 안되고 인터넷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는 무선 중계기끼리의 연결은 유선망을 이용하는데 해당 지역의 유선망이 불능 상태가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무선망까지 악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해당 지역을 벗어나니 그제서야 전화도 되고 인터넷도 된다는 소식이 SNS를 통해 퍼져나갔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다.


뭐 KT가 아닌 타 이통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런 불편을 못느꼈을지도 모른다. SKT나 LG U+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별 문제가 없어던거 같으니까 말이다. 물론 해당 지역에 있는 KT를 이용하는 사용자에게 전화를 걸었다면 당연히 못받았을테니 아주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할 듯 싶다. 어찌되었던 지금도 혼란스러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생활에 너무 밀접하게 붙어있는 통신망의 영향력


이것을 보며 느낀 것은 현대 사회에서 통신망이 갖고 있는 영향력이 얼마나 엄청난지를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결제를 담당하는 카드단말기가 카드사 서버와 연결되는 것이 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고 각 가정에서도 그렇고 기업 역시 대부분의 업무를 PC를 통해서 진행하다보니 기업 간의 정보 교류에도 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며(물론 내부 통신은 문제가 안되겠지만서도)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인터넷이라는 통신망 위에 운영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에 장애가 생기면 어떤 혼란이 초래되는지 이번 사태를 통해 잘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요 며칠 전에 있었던 AWS 서울 리즌의 장애 때와 마찬가지로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역시 이번 사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서버의 이중화, 멀티 클라우드 구축하고는 개념적으로는 다르지만 적어도 기간 통신망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우회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백업 통신망이 갖춰져야 했는데 아쉽게도 KT는 아현전화국 통신구의 회선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갖추지 못한 듯 싶다. 만약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갖춰져 있었다면 이런 혼란이 일어나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일단 앞서 언급했듯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평일이 아닌 토요일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에 쉬는 기업들이 많아서 기업에 대한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만약 평일에, 특히 월요일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면 지금보다 더 심각한 혼란이 야기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토요일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현전화국 통신구의 영향이 다름아닌 신촌, 마포, 종로에 미치기 때문에 많은 매장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인지라 소매상들의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음식점도 그렇고 옷가게도 그렇고 그 외에 편의점이나 다른 소매상들의 피해가 심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주말이기 때문에 그 지역으로 이동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이 되며 계산에서의 불편함과 스마트폰에서의 전화, 인터넷 불능으로 인한 불편함이 고스란히 그 지역의 매장 및 그 지역에 있던 사용자들에게 돌아갔을테니 말이다. 뭐 앞서 기업에 대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라 적기는 했지만 이쪽 피해 역시 만만찮게 있었을테니 전체적인 피해 규모는 어마무시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KT 통신망 장애로 카드결제가 불가능하다는 호소문(?)


만약 혜화전화국이나 구로전화국 화재였더라면..


이 사태를 두고 이석기 얘기가 나와서 뭔 얘긴가 해서 살펴봤더니 이전에 해체된 통진당의 구속된 이석기 의원이 2013년에 혜화전화국을 습격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고 하고 그때 습격 당했더라면 지금의 이 상황과 비슷, 아니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전의 KT 회장이 이석채인지라 이름이 비슷해서 만들어진 루머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정말로 이런 화재가 아현전화국이 아닌 혜화전화국이나 구로전화국이었다면 지금의 이 혼란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본다. 아현전화국 역시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수많은 유선 회선과 광케이블을 관리하는 집전국이지만 혜화전화국과 구로전화국은 국내 이통사 전용회선과 해외로 나가는 게이트웨이가 있는 대한민국 통신망의 관문과 같은 곳이다. 특히 혜화전화국의 경우 국내에서 해외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때 무조건 혜화전화국의 DNS 서버를 거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 통신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지국이라고 할 수 있다. 구로전화국 역시 혜화전화국 못잖은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혜화전화국이 메인이고 구로전화국이 백업 역할을 맡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이전에 2003년에 있었던 1.25 사태 역시 혜화전화국에 있던 DNS 서버에 장애가 생겨서 대한민국 통신망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던 사건이었다. 앞서 통진당이 왜 혜화전화국을 습격하려고 했는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솔직히 통진당은 대한민국 정당이라고 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많았던 정당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현전화국의 화재가 아닌 혜화전화국의 화재였다면 정말로 생각하기도 싫은 엄청난 혼란이 있었을꺼라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는 사용도 못했을 것이고 그나마 국내에 서버가 있는 네이버나 다음, 구글코리아 정도만 사용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책이 부실한 현재의 상황


그래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혜화전화국에 문제가 생기면 구로전화국으로 백업망이 동작하는 것으로 알고는 있다(그런데 아닐수도 있다. 이전에 조사했을 때에는 혜화와 구로는 서로 처리하는 해외트래픽을 나눠서 가져간다고 들었기에 말이다). 그런데 이번 아현전화국의 상황이 단순히 KT만의 문제일지, 아니면 다른 통신망 역시 같은 문제를 갖고 있는지는 살펴봐야 할 듯 싶다. 아마도 내 예상이지만 대부분이 KT와 같이 별도의 백업망을 구축하지 않고 유선, 무선망이 구축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비상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백업망, 긴급복구망이 갖춰져야 할텐데 그렇지 못한 현실을 보니 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의 많은 SKT, LG U+를 쓰는 사람들이 KT망을 쓰는 사람들을 동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사건이 SKT망이나 LG U+망에서 그대로 재현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그저 내가 피해를 덜 본다는 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런 비상사태, 예기치 못한 장애 상태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둬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아, 물론 사용자가 아닌 SKT, LG U+ 기업이 말이다. 개인은 만약 2개의 회선을 쓴다면 서로 다른 이통사 회선을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아니면 스마트폰은 KT를 쓴다면 집에서 인터넷은 SKT나 LG U+를 사용하는 것도 이런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결합상품이 주는 피해를 이번에 똑똑히 봤으니까 말이다. 물론 선택은 본인의 몫이지만 말이다.


ps 1) 이 글을 편집하는 시점에서 집 밖에서 LTE망으로 인터넷이 안된다. 우리 동네까지 영향이 있나? 우리 동네는 구로구인데 말이지. 구로구는 구로전화국 소관 아니던가? -.-; (월요일 아침까지 안되었는데 폰을 리부팅하니 또 되는 황당한 현상이.. 설정 문제였던가? -.-)


ps 2) 글을 정리하다보니 비단 통신사 뿐만이 아니라 통신망을 쓰는 모든 서비스업, 특히 은행이나 카드사 전산망의 통신망 이중화(서로 다른 통신망을 사용하는 방식)가 필요할 듯 싶기도 하다. 이건 나중에 따로 정리해서 포스팅해야겠다.


ps 3) 통신구만 불탄게 아니라 아현전화국 안의 IDC까지도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그 안에 있던 서버들이 통신구 화재로 인해 생긴 재와 분진으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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