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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맥북, 아이맥 시리즈에 인텔 CPU가 아닌 자체 제작한 CPU를 넣겠다는 애플.. 왜?IT topics 2018. 4. 23. 07:30반응형
좀 지난 뉴스이기는 하지만 애플에 대한 재미난(?) 소식이 있길래 기록 차원에서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다름이 아닌 애플이 2020년부터 자체적으로 CPU를 제작하여 애플의 데스크탑, 노트북 시리즈에 적용한다는 뉴스다. 애플은 2000년대 중반(2006년 이후)부터 인텔의 x86 CPU를 탑재해서 맥북, 아이맥, 맥 프로 시리즈들을 만들고 있는데 2020년부터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CPU를 탑재해서 이들 맥북, 아이맥, 맥 프로 시리즈에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참고로 이 얘기는 디지탈히어로즈 팟캐스트에서 언급했던 내용인데 좀 더 정리를 해봤다.
매킨토시의 CPU 변천사
이 내용에 대해서 이해를 하려면 애플이 자사의 PC(데스크탑, 노트북 모두 포함) 시리즈에 어떤 CPU들을 써왔는지 그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애플의 PC 시리즈를 애플 시리즈(애플 컴퓨터로 애플 1, 애플 2 등)와 매킨토시 시리즈, 그리고 지금의 맥 시리즈(맥은 매킨토시의 약자이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그냥 매킨토시의 일반 명사처럼 쓰이고 있다)로 구분한 후 어떤 CPU들을 사용했는지를 살펴보면 애플의 CPU 역사를 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MOS CPU 시리즈를 썼던 애플, 모토롤라 68K CPU를 썼던 매킨토시, PowerPC CPU를 썼던 파워 매킨토시, 인텔 x86 CPU를 썼던 맥북, 아이맥 시리즈
애플은 1976년에 애플 1을 개발할 때 MOS 테크놀로지의 6502 CPU를 사용했고 애플 시리즈들(Apple I, Apple II, Apple II+ 등)은 MOS CPU 시리즈들을 계속 사용했다. 1984년에 매킨토시가 나왔을 때에는 모토롤라의 68000 CPU를 사용했고 1990년 중반까지 이른바 파워 매킨토시가 애플의 매킨토시 시리즈의 메인 스트림이 될 때까지 모토롤라의 68K CPU를 사용했다. 1994년에 파워 매킨토시라는 이름의 매킨토시 시리즈가 발표되고 여기에서 사용한 CPU가 IBM과 모토롤라가 함께 제작한 PowerPC(줄여서 PPC라고 부른다)라는 CPU다. 대략 2년정도 모토롤라의 68K CPU와 PPC가 함께 쓰이다가 1996년 이후로는 모든 매킨토시 시리즈에 PPC를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2006년에 맥북, 아이맥, 맥 프로 등에 PPC가 아닌 인텔의 x86 CPU를 탑재하게 되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애플 시리즈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매킨토시 시리즈에 대한 CPU 변동을 보면 1984년부터 11년정도 모토롤라의 68K 계열을,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1년을 PPC 계열을, 그리고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인텔의 x86 계열을 쓰고 14년만에 애플이 또 다시 CPU 형식을 바꾸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모토롤라, IBM, 인텔 등 타사 CPU를 사용했지만 2020녀부터는 자체적으로 만든 CPU를 쓴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애플의 CPU 제품군
아무리 PC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애플이라지만 지금이 2018년인데 2년 뒤에 뚝딱하고 데스크탑용 CPU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데스크탑용 CPU에 대한 개발이 들어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애플이 데스크탑 CPU는 2020년에 처음으로 공개될 것이지만(아마도 내년쯤에 어떤 데스크탑 CPU인지가 얼추 공개가 될 듯 싶다) 애플이 CPU를 안만들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사용하는 CPU는 만들고 있었고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애플 워치, 애플 TV 등에서 탑재되어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애플은 이른바 A 시리즈, S 시리즈, T 시리즈, W 시리즈라 불리는 CPU 계열을 갖고 있다. A 시리즈는 ARM 기반의 CPU와 GPU, 캐시 메모리 등을 포함한 SoC(System on Chip)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애플 TV 시리즈에서 CPU로 사용한다. 2010년 4월에 아이폰 4에 탑재된 A4를 시작으로 아이폰 X에 탑재된 A11 Bionic까지 ARM 기반 CPU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 S 시리즈는 CPU, 메모리, 저장공간 등을 함께 사용하는 SiP(System in Package)로 애플 워치에서 사용하는데 애플워치 1세대에서 사용한 S1부터 애플춰이 3세대에서 사용한 S3까지 나와 있다. W 시리즈는 블루투스와 WiFi 연결에 중점을 둔 SoC인데 W1은 비츠 헤드폰에 W2는 애플 워치 3세대에 쓰였다고 한다. 그리고 T 시리즈가 있는데 이 CPU들은 주로 맥북프로, 아이맥의 최신 버전에서 터치 ID나 암호화 관련 작업을 처리해주는 CPU로 알려져있고 T1, T2의 2가지가 나온 것으로 되어 있다. 생각보다 만들고 있는 CPU 시리즈들이 꽤 많은데(4종류나 된다) 어찌되었던 그 중에 핵심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A 시리즈라고 보면 된다. 즉, 애플이 지금까지 만든 CPU들은 ARM 기반의 CPU라고 보면 된다.
macOS와 iOS의 통합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의 어플리케이션 통합
그리고 애플은 macOS(맥 시리즈에서 사용하는 OS)와 iOS(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등에서 사용하는 OS)의 통합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언급을 하고 있으며 iCloud를 통한 데이터 연계 뿐만이 아니라 어플리케이션의 통합도 지속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어플리케이션의 통합은 동일한 액션을 하는 어플리케이션이 macOS용과 iOS용으로 있어서 서로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제어하는 수준이 아닌 아예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이 macOS와 iOS에서 모두 설치가 되고 실행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이 컨셉은 이미 MS가 Windows 8을 내놓았을 떄 시도했던 방식으로(MS의 이 시도는 실패했다고 봐야 할 듯 싶다) PC와 모바일에서 동일한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원래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동일한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플리케이션의 실행 코드가 플랫폼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으로 2가지가 보통 언급되는데 하나는 에뮬레이터를 이용한 방법이다. 이 방법은 macOS에서 iOS용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 iOS를 구동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에뮬레이터(이른바 가상의 iOS)를 띄우고 그 에뮬레이터 안에서 해당 iOS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에뮬레이터, 혹은 가상 머신을 통한 가상화 방법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어플리케이션 통합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고 그냥 하나의 플랫폼에서 서로 다른 플랫폼의 어플리케이션을 동작시키게 하는 방법일 뿐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관리형 언어를 이용해서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다. 관리형 언어는 실행기를 각 플랫폼별로 두고 그 위에서 동작하는 어플리케이션의 소스는 동일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실행기가 각 플랫폼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소스의 내용을 실행기가 각 플랫폼에 맞게 바꿔서 실행을 하는 방식으로 대표적인 관리형 언어가 바로 자바(Java)이다(MS의 .NET 프레임워크도 비슷한 성격이라고는 하지만 Windows OS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다르기는 하다). 그리고 스크립트형 언어(파이썬, 펄, 자바 스크립트 등)들이 이 관리형 언어에 속한다. 애플은 스위프트(Swift)라는 언어를 이용해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게 하는데(그 전에는 Objective-C였다) 일단 이 스위프트를 통해 macOS, iOS, watchOS, tvOS용 어플리케이션을 모두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은 같은 스위프트 언어라고 하더라도 컴파일 환경에 따라 각 OS에 맞는 바이너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만약 애플이 스위프트 언어의 실행 방식을 자바와 같은 방식처럼 한다면 아이폰, 아이패드의 앱을 맥북프로나 아이맥 등에서도 실행시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방식이 가장 현실성있는 어플리케이션 통합 방식이 아닐까 예상을 해본다.
그런데 2020년에 애플이 자체 CPU를 만들어서 맥북 시리즈나 아이맥 시리즈, 맥 프로 시리즈 등의 이른바 PC 시리즈에 적용할 때 애플이 만든 CPU가 A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ARM 기반의 CPU라면 앞서 언급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혹은 관리형 언어인 스위프트를 이용한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더 손쉽게 어플리케이션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 플랫폼은 CPU 방식을 의미하는데 기존 A 시리즈는 ARM 계열이었고 맥북, 아이맥 시리즈 등에서 사용했던 인텔의 x86 CPU 시리즈는 ARM 계열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만들어진 어플리케이션이 다른 한쪽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과거 MS가 만든 서피스 RT와 서피스 프로의 문제인데 서피스 프로에서 사용하는 일반 데스크탑용 어플리케이션을 엔비디아 CPU로 만든 서피스 RT에서는 실행할 수 없었다. 엔비디아 CPU는 ARM 계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리형 언어였던 C#.NET 등 .NET 프레임워크를 이용해서 만든 어플리케이션만 실행이 가능했다. .NET 프레임워크가 플랫폼 별로 실행기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플이 맥북, 아이맥 시리즈에 집어넣을 CPU를 인텔의 x86 계열이 아닌 ARM 기반의 CPU로 만들어 넣는다면 이 문제가 해결이 된다.
애플의 데스크탑용 CPU는 ARM 기반?
애플의 데스크탑용 CPU는 A11과 같은 ARM 기반 CPU일지도 모른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왜 애플이 ARM 기반의 CPU를 2020년까지 만들 것이라고 예상을 하냐면 애플이 지금까지 만든 CPU가 모두 ARM 기반의 CPU였기 때문에 ARM 기반 CPU에 대한 기술 및 경험 등 노하우가 충분히 쌓였고 인텔의 x86, 혹은 AMD 계열의 CPU와 비슷한 CPU를 만들기에는 기술과 시간도 모자를 뿐만이 아니라 특허 등의 문제도 함께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CPU 성능도 이제는 ARM 계열 CPU가 모바일 전용으로 보기에 충분히 데스크탑용 CPU의 성능을 많이 쫓아온 상황이다. 과거에는 x86 CPU 계열의 CPU 파워가 ARM 계열의 CPU 파워보다 상대적으로 앞섰지만 지금에 와서는 거의 비슷해졌다고 생각하는 듯 싶다. 그리고 어플리케이션의 기반이 네이티브, 즉 CPU의 파워를 직접 쓰는 방식보다는 웹 기반, 클라우드 기반으로 많이 넘어갔기 때문에 ARM 계열의 CPU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가 판단하는 듯 싶다.
물론 데스크탑의 화면과 모바일, 특히 아이폰의 화면의 크기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모바일 UI와 데스크탑 UI가 구분되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개발사가 알아서 화면 크기 및 비율에 맞춰서 개발하면 될 일이고 하나의 소스로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개발하는 입장에서, 또 사용하는 입장에서도 편리할 것이다. 구글이나 MS 등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이 방식을 꿈꿔왔고 시도하고 있으며 애플 역시 시도하는 것인데 애플은 구글이나 MS와 달리 하드웨어(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맥북, 아이맥, 맥 프로 시리즈 등)와 플랫폼(iOS, macOS, watchOS, tvOS 등)을 함께 만들기 때문에 애플만의 방식으로 기존에 나뉘어 있던 CPU 방식을 합치는 방식으로 통합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고 그것을 2020년부터 진행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뉴스만으로도 인텔의 주가가 폭락을..
어찌되었던 애플은 2020년부터 인텔의 x86 CPU가 아닌 자체제작한 CPU를 사용하겠다고 선언을 했고 그 자체제작 CPU는 인텔이나 AMD가 사용하고 있는 x86 계열은 아니고 기존부터 만들던 A 시리즈와 같은 ARM 기반의 CPU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텔의 주가가 10%정도 폭락을 했는데 이는 애플이라는 빅 브랜드에서 인텔이 빠진다는 것이 다른 제조사 입장에서 애플도 안쓰는데 우리도 상관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도미노 현상으로 빠져나가지 않을까 하는 예상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인텔의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율은 5% 수준에 불과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애플이라는 IT 세계에서의 빅 브랜드의 행동에 대한 연계 반응 때문일 것이라 예상을 해본다.
과연 애플이 2020년에 선보일 맥북, 아이맥 시리즈에 넣을 CPU는 어떤 녀석일지 궁금하다. 이 포스팅에서 언급한 내용이 그대로 들어갈지, 아니면 예상과 달리 다른 스타일의 CPU를 탑재할지 말이다. 2019년, 즉 내년에 관련된 내용이 공개가 되지 않을까 예상을 해보는데 그 사이에는 일단 루머들을 쫓아다닐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흥미로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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