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지적재산권 보호법안 반대와 재정 연기를 보면서. 인터넷에서 지켜야 할 자유와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은 어디까지? 또 무책임한 자유를 제지할 방법은?Security 2012. 1. 22. 14:29반응형미국 의회가 이른바 PIPA(Protect IP Act)라 불리는 온라인 지적재산권보호법안의 제정 추진을 네티즌들의 여론에 밀려 연기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PIPA 재정에 반대하기 위해 위키피디아나 구글 등 미국의 온라인 서비스들이 항의성 페이지를 만든다던지 서비스 일시 다운을 한다던지 하는 행동을 했고 네티즌들도 이 법안에 대해서 강경하게 반대했기 때문에 곧 선거를 해야하는 미국 의회 입장에서는 선거에 위협이 되는 이 법안 제정을 미룬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 의회는 PIPA와 함께 온라인 해적행위 방지법(SOPA.Stop Onlie Piracy Act)도 같이 재정하려고 했지만 일단 PIPA 법안 제정만 미뤘고 SOPA에 대한 얘기는 없는데 아마도 같이 묶음으로 제정이 미뤄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둘 다 비슷한 성격을 지녔고 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말이다.
PIPA와 SOPA는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는 사이트에 대해 정부가 해당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미국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 해적물이나 위조 상품들이 해외 웹사이트를 통해 불법적으로 판매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불법 사이트에 대한 온라인 광고를 금지하고, 불법 판매시 송금 결제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담고 있다. 온라인 지적재산권보호법안이라는 말, 즉 저작권 보호를 위한 법안이라는 얘기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일 것이다.
PIPA, SOPA에 반대하기 위해 하루 서비스를 닫아버린 위키피디아
인터넷의 최대의 강점은 자유로운 의사소통이라고 한다. 바로 익명성 덕분인데 익명성으로 인해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고도 정부나 여러가지 정책, 제도에 대해서 쓴소리를 할 수 있으며 권력으로부터도 드러내지 않고 항의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게 인터넷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런 익명성을 통한 자유로운 의견 개진 덕분에 지금의 사회가 과거에 비해 많이 좋게 바뀌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꿨다는 것의 배경에는 익명성이 한몫 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이런 인터넷의 자유를 저해하는 이유에서의 이런 법안에 대해서는 재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정부나 대기업, 정치가 등 이른바 권력자들은 이런 법안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자신들에게 유리하겠금 악용할 수 있는 요지가 많다는 것이 이 세상의 안좋은 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 간과한 부분이 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점이다.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좋은데 그 의견 개진에 대한 책임은 개진한 사람에게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에 대해서 안좋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 이유가 잘못된 정보를 통해서 나온 것이었다. 그 얘기로 인해 제품을 사고자 하는 소비자의 맘이 바뀌어서 제품 구매에 악영향을 일으켰다면 과연 이것은 누구의 잘못일까? 처음 안좋다고 말한 의견개진자의 문제일 것이다. 왜? 잘못된 정보를 통해서 얘기했기 때문에 결국 거짓말을 한 셈이 되었으며 거짓말을 했으니 그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하는게 옳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악의적인 이유로 안좋다고 얘기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엄연히 명예훼손 등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어찌되었던 자신이 얘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옳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데 익명성으로 인해 이런 문제점들이 생기게 되었다. 익명으로 악플을 남겼는데 그 악플에 의해서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밑도 끝도 없이 써내는 악플로 인해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은 어느 누구도 지지 않는다. 타살이 아닌 자살이기 때문에 스스로 죽었는데 왜 책임을 져야 하느냐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스스로 죽었기 때문에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과연 그 원인을 제공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할 것인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거다. 자유는 좋은 것이다.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것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필수요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의견개진에는 책임도 뒤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유가 있는, 근거가 있는 의견개진이라면 얼마든지 말해야 하지만 근거도 없고 단순히 아니면 말고 식의 익명성을 이용한 엉뚱한 얘기로 인해 상처받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인터넷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좋은 일이나 이것에 대한 부작용, 즉 자유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는 누구도 얘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왜? 책임질 수 없으니까. 책임없는 자유는 방종이다. 그리고 책임없는 자유는 자유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악플에 상처를 받아본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 듯 싶다(아닐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의 자유를 옹호하려는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이 스스로 자정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과연 지금까지 봐서 알겠지만 인터넷에서 이런 무책임한 자유에 대해서 자정작용이 일어났는가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자유도 좋지만 책임에 대한 부분도 분명히 거론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책임에 대한 얘기가 아무것도 없이 그저 자기들의 자유만을 막는다고 해서 반대하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는 난 그렇게 좋은 시선으로 볼 수 없다. 분명 PIPA, SOPA와 같은 법안은 권력자들에 의해서 악용될 소지가 많기 때문에 재정에 반대하고 있지만 이런 반대 속에서 과연 책임에 대한 생각을 얼마나 갖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난 미지수라는 생각이 들며 나 역시 반대는 하지만 그 반대의 움직임이 그렇게 이쁘게 보이지만은 않아 보이는것은 이런 이유때문이리라 본다.
ps) 참고로 난 과거에 저작권 보호에 관련된 일을 했으며 지금도 보안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주변에서 저작권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망한 사람들을 수없이 많이 봐왔다. 창작에 대한 권리(이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나중에 다시 애기하기로 하고)를 어디까지 인정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도 거론되어야 하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모른채 하며 그저 나한테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반대를 하는 사람들의 행동에는 더 이상의 지지를 보낼 생각은 없다.반응형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