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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부터 시행되는 단말기 블랙리스트 제도의 의미와 이로 인한 기회는 뭘까?
    Mobile topics 2011. 7. 1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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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통위가 내년부터 국내 이통사와 단말기에 대해서 그동안 시행해오던 화이트리스트 제도에서 블랙리스트 제도로 바꾼다고 한다. 그동안 수많은 얼리어뎁터들이 바래왔던, 또 해외의 우수한 단말기를 그도록 바라만 봤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그렇게 많이 욕을 먹었던 단말기 화이트리스트 제도는 도대체 뭘까? 이통사는 제조사에서 만든 단말기의 IMEI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 리스트에 등록을 한다. 즉,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등록하고 등록되지 않는 단말기들은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제도가 화이트리스트 제도다. 그동안 화이트리스트 제도가 시행된 이유는 이통사들의 전파통신에 대한 단말기에 대한 상태 인증이 된 단말기만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즉, 스마트폰이나 피쳐폰과 같은 휴대폰은 전파를 다루는 단말기이기 때문에 단말기에서 전파를 다룰 때 이통사의 전파 송수신 및 근처 기지국에 미치는 영향 등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이 된 제품에만 이통사의 전파를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그리고 과거 80~90년대까지는 이러한 이유가 타당성이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부터 지금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표면적인 이유 이면에 보이는 다른 이유가 더 커보였다. 바로 이통사와 제조사와의 전략적인 제휴 등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크게하는 전략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A 제조사에서 만든 A'라는 제품을 B 이통사에만 쓸 수 있게 만듬으로 A'를 사용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B 이통사를 이용하게 하는 전략이 그것이다. A'로 인해 A 제조사와 B 이통사가 동시에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로 만드는(물론 A'라는 제품이 아주 뛰어난 제품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지만) 이런 전략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바로 화이트리스트 제도 때문이다. 작년에 갤럭시 S를 SKT 전용으로 내놓고(나중에 KT용 갤럭시 K나 LG U+용 갤럭시 U가 나왔지만)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서 삼성전자나 SKT가 수익을 극대화시킨 전략은 좋은 예라는 생각이 든다.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에는 KT용으로만 나와서 SKT 고객들 중 많은 사용자가 KT로 넘어간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나중에 SKT에서도 출시를 했고 타사 USIM 이동방식을 이용해서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었지만). 또한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이용하여 국내 제조사들이 해외 제조사의 제품을 국내에 유통시키는데 큰 벽을 만들어 제대로 유통할 수 없게 만드는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아직까지도 국내에 들어온 해외 제조사로는 아이폰의 애플, 디자이어, 센세이션 등의 HTC, 엑스페리아 시리즈의 소니에릭슨, 그리고 이제는 거의 사라져가는 노키아 정도다. 그 외의 해외 제조사 제품들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거의 힘들다. 쓸려면 전파인증도 받아야 하고, 걸쳐야 할 절차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악명높은(아는 사람들은 다 IMEI 인증제도와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악명높은 제조사와 이통사의 밀월관계에서 나온 사산물이라고 보고 있다) 화이트리스트 제도가 내년부터는 블랙리스트 제도로 바뀐다고 한다. 블랙리스트 제도는 사용 가능한 단말기의 IMEI 정보를 기록하는 것이 아닌 사용할 수 없는 IMEI 정보를 기록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즉, 기록된 단말기들은 사용할 수 없고 나머지들은 등록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 블랙리스트 제도라는 것이다. 블랙리스트에 등록되는 조건은 분실폰이나 문제가 생긴 폰 등에 한하고 등록되지 않는 폰들은 맘껏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로서 해외의 유명 제조사가 만든,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는 단말기들을 얼마든지 들여와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참고로 단말기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터키 정도만 있다고 전에 들은 적이 있다.

    블랙리스트 제도로 인해 득을 볼 수 있는 경우는 얼리어뎁터들과 함께 국내 폰을 제조하는 중소기업들일 것이다. 그동안 폰을 제작해서 이통사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게 되는데 국내에서만도 한해에 정말로 수백종 이상의 단말기들이 나오는데 제조사 입장에서도 이통사 입장에서도 이것들을 일일히 다 테스트하는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비된다. 삼성, LG, 팬택과 같은 대기업들은 충분한 인력과 돈이 되고 이통사와의 관계도 끈끈하기 때문에 충분히 테스트를 받고 출시할 수 있지만 그런 여건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잘 만들고도 사장되어버리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이통사에서도 중소기업들의 제품들까지 다 테스트해서 등록시켜줄 여력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블랙리스트 제도가 정착되면 적어도 이통사에서는 테스트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제조사들은(그것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테스트해서 적합성 검사에서 통과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출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해외 제조사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화이트리스트 제도의 핵심 중 하나는 이통사의 교환기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단말기를 등록함으로 다른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지치 않도록 하는 것인데 이런 테스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여차하면 잘못된 어떤 단말기로 인해 다른 사용자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3G로 넘어오면서 거의 표준화된 통신스팩을 갖추게 됨으로 이런 간섭들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여러 전자장비들의 집합체인 휴대폰(스마트폰은 더 심할지도)의 각종 전파간섭현상이 완전히 안전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휴대폰들의 스팩들이나 부품들이 최근에는 거의 통일되어가고 있기 때문에(제조사들이 거의 비슷비슷해져간다 -.-)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이와 동시에 방통위는 내년부터 MMS(멀티미디어 메시징 서비스)의 형식을 각 이통사 표준에서 OMA MMS로 통일시킨다고 한다. 그동안 SKT용 MMS와 KT용 MMS, LG U+용 MMS가 다 틀려서 맞추는데 꽤나 고민꺼리였는데 OMA MMS로 통일함으로 메시지간의 프로토콜 불일치 문제는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원래부터 이랬어야 했는데 그동안 각 이통사들이 자기들에게 특색있는 서비스로 만들겠다고 MMS를 지멋대로 요리했다가 문제만 일으킨 경우도 많았는데 그런 문제점은 이제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랙리스트 제도와 MMS의 OMA MMS 통일은 얼리어뎁터와 중소 단말기 제조사, 해외 기업뿐만이 아니라 MVNO를 통해서 제 4의 통신사를 꿈꾸는 다른 중소 이통사들에게도 기회가 된다. 제조사들이 이제는 이통사와 관계없는 표준형 단말기들을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MVNO를 통한 이통사들도 많은 단말기 종류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통사를 선택하는 기준에는 금액과 함께 지원되는 단말기의 종류도 한몫하니까 말이다. 즉, 단말기 제조사든 이통사든 중소기업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 블랙리스트 제도와 OMA MMS 통일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아주 장미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분별한 제품의 범람은 이통사들의 통신망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제대로 테스트도 안된 제품이 나옴으로 이통사도 골치아프고 해당 단말기를 산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 블랙리스트 제도의 사후심의제도다. 한번 일이 터져야 대응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어떻게 잘 운영할 것인가가 방통위와 제조사, 이통사, 소비자에게 남겨진 숙제가 아닐까 싶다.

    ps)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각 제조사, 이통사, 소비자 입장에서 다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 전체가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것임을 염두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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