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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표준과 ActiveX, 한국 인터넷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IT topics 2008. 11. 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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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연이어 세계의 인터넷 거장들이 한국의 IE 종속적인 인터넷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있는 듯 싶다. 웹브라우저 오페라의 회장인 욘 폰 테츠너가 와서 한마디 하더니 이제는 파이어폭스를 배포하는 모질라 재단의 미셸 베이커 회장도 한마디 거든다. 대부분이 한국에서 너무 ActiveX를 사랑하여 세계적인 웹표준 추세에 못쫒아가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국내 어지간한 웹서비스들은 대부분 ActiveX로 떡칠되어 있고 윈도에 IE를 사용하지 않으면 쓰기거 어려운 구조로 되어있다. 뭐 최근에는 웹2.0 열풍에 웹표준 이슈들이 마구 떠오르고 있어서 조금씩 웹표준에 맞춰갈려고 하는것 같지만 그래도 여전히 실질적인 인터넷 서비스들(예를 들어 금융권 서비스들이나 공공기관 서비스들)은 여전히 보안이라는 이유때문에 ActiveX를 떡칠한 채 서비스 중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2가지로 바라볼 수 있다. 하나는 철저하게 한국형 인터넷 서비스로 완전히 한국화 로컬라이징된 인터넷 세계의 구축이다. 즉, 한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한국인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선을 타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국내에서는 IE 사용자가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거의 99%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파이어폭스가 3까지 나왔고 조만간 3.1이 나오며 구글이 크롬을 내놓고 열심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IE의 점유율은 요지부동이다. 실질적으로 인터넷의 폭발적인 증가때 한몫했던 서비스들, 지금까지 꾸준히 사용되고 있는 서비스들은 대부분 ActiveX를 필요로 하고 IE에 최적화되어있기 때문에 저들 FF나 크롬이 들어올 틈이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 서비스 하는데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게 금감원이나 정부의 입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대다수의 국민이 IE를 사용하는데 뭐가 문제냐 이거다. 게다가 FF를 쓰는 사람도 대부분의 윈도에 IE는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리눅스나 맥 사용자의 경우 그들은 극히 소수이기 때문에 무시해도 좋다는 논리를 피고 있다. 다수를 위한 서비스, 그것이 경제논리로서는 맞기 때문에 그들은 그런 논리로 지금까지 웹표준따위는 무시하고 서비스하고 있으며 잘 돌아가고 있다. 대신 조건이 붙는다. 철저하게 한국 내부에서만이다.

    하지만 앞의 얘기가 안되면 나머지는 세계화의 추세를 못쫒아가는 정책으로 인해 퇴화되는 한국 인터넷 세계다. 앞에서 얘기한 것과 같은 맥락이지만 앞에는 세계화를 아예 무시하고 철저하게 국지전으로 나가는 것이 중점이고 이것은 세계화를 얼추 받아들이지만 여전히 국내 인터넷 정책으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앞의 내용은 네이버와 같은 포탈서비스는 해외 진출은 꿈도 꾸지 않으며 철저히 한국을 대상으로 서비스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런데 NHN은 최근 일본에 네이버 제펜 서비스를 시작했고 계속 세계시장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 그 얘기는 무엇인가? 한국에 로컬라이징 된 서비스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빨아들일 단물은 다 빨아들였다고 생각이 든다. 더 새로운 것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가 되어버렸다. 그러기에 좀 더 시장이 넓은 세계로 나가야 하는데 그럴려면 지금의 구조로는 어림도 없다.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문제는 구조를 바꾸기에는 너무 멀리 와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어려운데 서비스의 구조를 바꾼다고 들이는 금액이 만만치 않고 또 바꾼다고 하더라도 사용에 있어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어쩌면 더 불편한 서비스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래저래 답답한 상황만 이어지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데 난감한 처지가 되어버리는 경우다.

    솔직히 MS에서마저 ActiveX를 버리다시피 했기 때문에 이제는 죽어가는 기술이라 할 수 있는 ActiveX를 왜 한국에서는 끝까지 고집을 피우고 있는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개발자 논리에서 바라보면 강력한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ActiveX가 문제가 되는 것은 OS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반대로 생각을 하게 되면 웹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각종 액션들을 ActiveX를 쓰면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키보드 보안이나 암호화 통신 등 ActiveX를 사용하면 손쉽고 강력하게 구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에 ActiveX를 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SSL 등을 통해 보안을 강화할 수 있지만 ActiveX보다 더 강력하다고 보기도 어렵고 금감원에서 정한 보안수준에 SSL이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로 인해(사실인지 모르겠지만) 보안분야에 있어서 ActiveX는 개발, 실행 플랫폼으로 사용되어 왔다고 본다. 앞서 얘기한대로 이러한 부분을 악용하여 많은 해킹이 시도되지만 개발자 입장에서는 여러 플랫폼을 아울러서 보안모듈을 만드는 것 보다 대다수가 쓰는 IE를 대상으로 보안모듈을 만드는 것이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그것을 선택한다는 논리가 나온다. 물론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ActiveX를 쓰래기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저런 장점도 단점에 못지않게 많기 때문에 쉽게 버리지 못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뭐 일단 경제논리가 먼저 앞선다지만 말이다.

    모질라 재단에서는 웹표준에 대한 규약을 설정하는데 한국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다양한 웹환경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획일적인 내용만 올라오는데 채택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지금 당장은 눈앞의 경제논리로 인해 지금의 정책을 계속 유지하겠지만 그것이 나중에는 오히려 발전에, 혹은 경제논리에 발몫을 잡을 수 있는 덫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근시안을 지닌 국가의 정책입안자나 결정권자가 그것을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분명 바꿔야 할 부분은 바꿔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현실로 인해 지금도 그저 몇몇 소수의 목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 웹표준 이슈에 대해서 우리들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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