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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휴대폰 업체의 비관세 장벽의 역할을 해온 위피Mobile topics 2008. 9. 30. 10:16반응형요즘 이동통신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위피 폐지에 대해서 방통위가 꽤나 고심이 많은 듯 싶다. 아이뉴스24에서 나온 기사를 잠깐 읽었는데 위피가 국내 자국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이외에 휴대폰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비관세 장벽으로서의 역할도 해왔다는 것이다. 해외 휴대폰업체에서 국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위피 탑제가 필수적인데 이것을 거부하게 되면 국내에 진출을 못하게 되고 해외 업체 입장에서는 스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피탑제를 꺼리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국내업체들이 국내 휴대폰 시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통사의 입장은 또 다르다. 이통사는 국내 휴대폰 업체 이외에 해외의 유명한 휴대폰들도 함께 서비스를 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위피는 이러한 해외 휴대폰을 도입하는데 방해만 되고 자기네들에게 수입에는 그닥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폐지를 외치고 있다. 물론 그 앞에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내세우면서 말이다. 소비자들이 위피가 탑제된 휴대폰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유명 휴대폰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박탈된다는 논리다.
여기에 얼리어뎁터들을 비롯한 네티즌들과 일부 소비자들이 힘을 더했다. 애플의 아이폰이 해외에서는 저렇게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바람몰이를 하는데 국내에서는 위피때문에 구경조차 못한다고 볼맨소리를 내며 불평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되지 못하는 것은 위피 때문도 있지만 수익구조 붕괴를 우려하는 이통사들의 논리가 더 크지만 말이다. 이통사들의 위피 폐지에 소비자들이 힘을 더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위피 폐지의 키를 쥐고 있는 방통위는 고민스럽기만 하다. 자국 휴대폰 산업을 보호할 것인가, 아니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전자는 위피정책 유지가 될 것이고 후자는 폐지가 될 것이다. 일단 들리는 얘기로는 방통위는 후자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 싶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하겠다는 의미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통사들의 입김에 넘어갔다고 봐야 할 것이다. 뭐 어찌되었던 위피가 폐지되면 애플의 아이폰 뿐만 아니라 HTC의 터치 시리즈들(터치 듀얼은 들어왔고 터치 다이아몬드도 곧 들어올 예정이라 하지만 무엇보다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G1이 들어올 수 있기에)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듯 하다. 휴대폰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대로 위피 폐지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위피가 각 이통사들마다 약간씩 달라 CP가 하나의 위피 플랫폼으로 SKT, KTF, LGT를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그래도 CP들이 컨텐츠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자원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피가 폐지되면 각 모바일 플랫폼마다 틀릴 것이고 이통사의 정책이나 프로토콜마다 모두 틀리기 때문에 모든 조건에 만족할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자원이 많이 낭비되는 상황이 올 것이며 그렇다면 영세 CP가 대부분인 현재 한국 CP 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즉, 위피를 폐지한다고 해도 신중하게 이들 영세 CP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면서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네들 정치권이나 정부가 과연 이런 영세 사업자들까지 정책적용에 고려할 것인가를 보면 암담하기만 한 것이 현실이기도 하고 말이다. 휴대폰 제조업체야 워낙 크니까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하겠지만 완충장치가 없는 영세 사업자들은 조그만 타격도 부도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이 든다.
뭐 앞서 얘기했던 대로 위피가 폐지되면 일단 소비자들은 휴대폰의 단말기 가격이 떨어지고 선택할 수 있는 휴대폰이 많아져서 좋을 듯 싶다. 하지만 그 이후에 컨텐츠의 가격 상승과 같은 후속타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좀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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