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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의 삼성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제한 조치. 망중립성을 무시하는, 그리고 인터넷 망을 볼모로 하는 KT의 편파적인 무리수는 과연 언제까지?
    IT topics 2012. 2. 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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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삼성전자와 KT가 스마트TV 때문에 싸움을 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스마트TV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으로 인한 인터넷 망 사용료 지불을 두고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KT는 스마트TV가 인터넷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으며 컨텐츠를 통해서 수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고 삼성전자는 스마트TV는 스마트폰이나 PC와 같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단말기일 뿐이며 삼성전자는 단말기를 판매할 뿐 내부의 컨텐츠를 통한 수익은 컨텐츠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망 사용료 지불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결국 KT가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막아버림으로 감정 싸움은 극으로 치닫고 있는 듯 싶다.

    KT가 주장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스마트TV는 HD급 동영상 컨텐츠나 게임과 같은 고용량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용량 트래픽이 발생한다. IPTV 역시 대용량 트래픽을 발생하나 IPTV는 트래픽 관리 시스템 등을 통해 분산해서 처리함으로 인터넷 중계기에 부담되는 것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스마트TV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은 이런 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 중계기에 엄청난 부담이 되며 블랙아웃 현상이 나타나 다른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망 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KT의 주장이다.

    삼성의 주장은 간단하다. 스마트TV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단말기일 뿐이며 삼성이 앱스토어를 통해서 컨텐츠를 판매하기는 하지만 컨텐츠 자체를 통한 수입을 내지는 않는다. 애플 역시 앱스토어를 통해서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용 어플리케이션을 판매하지만 애플에 대해서는 트래픽 이슈가 나왔을 때 아무런 얘기가 없더니 스마트TV에 대해서만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웃기는 것은 스마트TV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같은 유선에 연결되어있는 PC도 마찬가지로 얘기가 나와야 하며 공유기에 연결된 다른 WiFi 지원 단말기들도 같이 얘기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유독 스마트TV에만 얘기가 나오고 있고 그것도 삼성 제품에만 문제삼고 있다. 이유는? LG전자는 KT와 망 사용 분담금에 대해서 협상 중에 있지만 삼성은 응하지 않기 때문이기 떄문이다. 즉, KT의 이번 삼성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 제한은 망 사용료 협상 테이블에 삼성을 끌어들이기 위한 협상용 액션이라는 것이며 삼성은 이것을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듯 싶다.

    일단 KT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스마트TV 등 다양한 인터넷 접속 가능 단말기들 중에서 스마트TV에만 딴지를 걸고 있으며 그것도 삼성이나 LG에 똑같이 적용하는게 아니라 삼성 제품에만 적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일단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KT는 LG는 협상 테이블에 나와서 우리 얘기를 잘 들어주니 넘어가고 삼성 너네는 우리 얘기 안들으니 벌을 주겠다는 식의 행동인 것이다. 이런 행위 자체부터 일단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눈에 뻔히 보이는 정치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KT의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제한 공문


    또한 위에서도 언급했듯 KT가 인터넷이 연결되는 다른 단말기들은 놔두고 유독 스마트TV만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그만큼 딴지를 걸기 쉬운 큰 아이템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경우에는 이통사를 통해서 판매되는만큼 이통사 사용료나 가입비 등 KT 자체에 들어오는 수익이 존재한다. PC의 경우 이미 수천만대나 깔려있을텐데 인터넷 접속 제한을 걸었다가는 아주 온 나라가 난리가 날꺼다. KT는 공유기를 통한 접속을 제한했다가 여론에 나빠지자 슬그머니 제한을 풀어버린 전력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TV의 경우 아직 대중화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뭔가 딴지를 걸어도 반발이 스마트폰이나 PC만큼은 안나올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이렇게 대놓고 딴지를 거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게 내 생각이다.

    뭐 물론 KT 입장에서는 열심히 망을 설치하고 중계기를 설치했는데 PC의 경우 초고속 인터넷망에 어찌보면 직접 물리는 경우라 월 사용료를 받아낸다고 생각하고 있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경우 매월 무선 인터넷 사용료를 정액제라고 해도 받아내니까 수익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스마트TV는 기존에 설치된 인터넷 망에 그냥 물리는 꼴이니 왜 우리가 열심히 망을 깔아주고 아무런 수익없이 무료봉사를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업이기에, 수익을 내야 하기에 당연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 망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적어도 그들이 마케팅을 한 수준의 속도 및 트래픽은 확보해줘야 맞으며 그정도의 수준 안에서는 사용자는 어떻게든 지지고 볶고 해도 판매한 KT는 할 말이 없어야 한다. 왜? 팔때 그렇게 사용해도 된다고 광고하면서 팔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열심히 판매했고 또 깔았는데 수익이 더이상 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돈을 뽑아내고자 지금과 같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망중립성 이야기를 한다. 망중립성은 망 사업자는 어떠한 컨텐츠든 동일하게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차별을 두지 말아야 하고 접근성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은 KT가 망중립성을 저해했다고 반발하고 있고 KT는 유한한 망 자원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망중립성 부분을 포함해서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스마트TV 전체가 아닌 LG는 놔두고 삼성 제품만 막았다는 점 등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 KT는 정당성 자체를 잃어버린 상태로 막무가내 억지주장만 하고 있는 꼴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지금의 이러한 액션의 배경에는 인터넷 종량제를 해야하는 당위성을 끄집어내기 위한 정치적 액션이라는 시각도 있다. 인터넷 망 자체가 유한한 자원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무제한 종량제로서는 망 사업자는 적자를 계속 면치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쓰는 만큼 돈을 지불해야 하는, 과거 전화망을 이용해서 모뎀을 통해서 통신하던 그 때와 같이 인터넷 종량제를 시행해야 수익이 남는만큼 그런 당위성을 가져가기 위한 선행 작업이라는 얘기다. 충분히 일리가 있다.

    물론 망이 유한하기 때문에 일정량 이상의 쓰는 양에 따라서 돈을 지불하는 종량제 도입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수긍이 가나 초반에 자기들이 서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 무차별적으로 마케팅하고 무제한 트래픽을 주면서 판 것에 대해서는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에 실망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무제한으로 잘 사용했으니 이제는 돈을 내라는 논리도 말도 안되는 논리라고 보여진다. 즉, 현재의 망 사용이 이렇게 급증하고 망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이면에는 망 사업자들의 무분별한, 과도한 마케팅 전쟁도 한몫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삼성은 방통위를 비롯해서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를 먼저 끝내고 난 이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인데 비해 KT는 다짜고짜 망 사용료 지불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는 입장이다. 어느 누가 봐도 누가 생떼를 쓰는지 뻔히 보이는 상황인데 KT는 다 무시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고 하더라도 방법이 틀리면 좋은 의미의 목적도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인데 자사의 수익을 위해서 무리수를 둠으로 인해 KT는 지금보다 더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릴 상황에 놓여버렸다. 과연 언제쯤 정신차릴지 지켜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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