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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MS. 과연 마케팅의 축소와 부서 슬림화만으로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텐데..
    IT topics 2012. 1. 1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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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나가던 회사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감원이 되는 부서(혹은 팀)는 어디일까? 회사의 성격, 주력 제품 등 상황에 따라 틀리기는 하겠지만 보통 IT 기업이든 제약회사든 기술이 있는 기업이라면 영업, 혹은 마케팅 팀이 감원 대상이 되곤 한다. 그것도 영업보다는 주로 마케팅 팀(회사 규모에 따라 같이 하는 경우도 다반사지만)이나 부서가 감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영업의 경우 회사에 일꺼리를 주곤 하지만 마케팅, 혹은 PR 담당의 경우 회사에 직접적인 이득을 가져온다고 보는 경영진들이 많지 않기 떄문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최근 뉴스에서 MS가 마케팅의 감원, 슬림화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나왔기 때문이다.

    뉴스를 보아하니 MS가 애플과 구글에 밀려서 마케팅의 감소 및 모든 부서의 슬림화를 진행한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회사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MS사가 조만간 수백명 직원을 퇴사시키고 마케팅 영업조직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적혀있다. 그리고 마케팅 축소의 이유로 '실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매년 마케팅부문에 투자하는 자금에 비해 충분한 수익을 얻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MS는 판매와 마케팅부문에만 무려 전년대비 5.5% 증가한 139억달러를 지출했다'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투자한 비용에 비해 거둬드린 것이 너무 없기 때문에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MS를 볼때마다 그래도 저력이 있는 회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무리 밀려도 나중에 머니게임을 하든 치킨게임을 하든 진흙탕 게임을 하든 최후에 웃는 승자로 남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과거 윈도의 OS 점유율이나 IE의 웹브라우저 전쟁도 그렇고 XBox때도 그랬다. 초반에는 밀리는 듯 하지만 최후에는 1등으로 웃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래서 지금의 어려움도 조만간 뭔가의 특단을 거쳐서 다시 일어서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MS의 사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듯 싶다. 과거의 양상과는 다르게 현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PC 사용 패턴이 과거 데스크탑 기준의 고정적인 패턴이었다면 최근에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이동형, 모바일형 패턴으로 바뀌면서 고정형 패턴의 강자였던 MS가 계속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장에 인터넷 시장에서 웹브라우저 시장에서는 IE가 아직까지는 점유율 상 높지만 계속 파이어폭스나 구글 크롬에 맹추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고 인터넷 서비스에서는 구글과 아마존에게 밀려버린 상황이다. 모바일에서는 애플과 구글에 밀려버린 상황이다. 이제는 아마존까지 가세해서 MS의 입지가 많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이는게 그렇다. 인터넷 서비스에서 검색에서는 이미 구글에 밀려버렸고 서비스에서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에 잠식되어 버렸다. 검색에서 빙은 구글에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고 윈도 라이브 서비스들은 SNS나 구글 서비스에 밀려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MS가 페이스북에 투자해서 어느정도 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자체가 MS의 서비스는 아니잖는가?

    모바일은 어떤가? 윈도 모바일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아예 코어부터 뜯어고쳐서 나온 윈도 폰 시리즈들은 아직 시장에서 제 목소리를 못내고 있다. 시장 진입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것이 문제다. 기존의 모바일 강자인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에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유럽에서는 삼성의 바다보다도 뒤지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이제야 노키아가 루미아 710(800도 아니다 -.-)을 런칭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눈이 높아진 국내 사용자들의 입맛에 턱없이 부족한터라 생각처럼 팔리지도 않는게 현실이다. 스마트폰이 이러한데 포스트 스마트폰 시장이라 불리는 태블릿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고 봐야 할 상황이다. 뭐 그냥 데스크탑 윈도 제품이 들어있는 태블릿이 오히려 시장에 더 잘 먹히는 상황이니 말이다. 즉, 모바일에서의 현재 MS의 상태는 참담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든다. 앱스토어 시장 역시 윈도 마켓플레이스에 올라있는 앱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쓸모있는 앱들이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여하튼간에 총체적 난국임은 분명하다. 위기인 상황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고정 비용이라 불리는 쪽에서 먼저 슬림화를 진행하는게 아닐까 싶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일단 고정 지출 비용 중에서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비용쪽을 줄이는게 맞으니까 말이다. 기술 기업에서 개발자는 기업의 자산이다. 국내의 경우는 좀 골때리게 기술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들부터 내몰아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기술기업에 있어서 기술 자체도 자산이지만 그 기술을 만들고 운영하고 응용하는 개발자들 역시 자산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해외의 경우 이런 생각이 그대로 잘 운영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에 수익을 가져다주는 쪽이 아니라고 보는 마케팅 부서가 고정 비용 줄이기의 대상이 되는데 MS가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 MS와 같은 거대 기업에서 고정 비용 자체가 갖는 비중이 꽤 클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당장에 마케팅팀을 줄이면 고정 비용 자체가 줄고, 또 마케팅에 소진되는 비용도 줄기 때문에 회사의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줄인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는 당장의 면피책으로는 MS가 앞으로 계속 어려워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MS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뭘까? 전략의 부재와 쓸데없이 커진 조직으로 인한 의사 결정까지와 결정된 의사의 실행 단계까지 걸리는 시간의 신속성 상실 등 이미 알려진 문제점들이 많다. 전략의 부재의 경우는 좀 골때린 것이 밑에 직원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는데 쓸데없이 조직이 커지는 통에 위로 올라갈수록 필터링되면서 정작 경영진에게는 쓸데없는 아이디어들만 남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이런 얘기들은 외신을 통해서 수없이 듣고 있다). 현재의 MS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말로 획기적인, 체질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인데 그렇게 되면 중간 관리자급에, 혹은 경영진들에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많고 그런 것을 피하기 위해 정작 필요한 아이디어들을 잘라내는 경우가 많다(그런데 이런 상황은 국내 기업들이 많은데 MS와 같은 글로벌 기업도 이런다고 하니 조금 황당할 따름이다).

    신속성 상실도 큰 문제다. 전략의 부재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어떤 아이디어가 경영진에까지 도달하여 결정되고 다시 실행되기까지의 기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전략을 실행하는데는 시기가 있는 법이고 신속성이 요구되곤 하는데 이 신속성이 상실되어 전략이 실행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당연히 시장에서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경우가 더 많아지게 된다. MS는 지금 그런 경우가 너무 많다. 당장에 윈도 폰 전략도 그렇다. 윈도 모바일을 빨리 버리고 윈도 폰을 개발해서 출시하기까지가 조금 더 짧았더라면 지금의 윈도 폰의 처참은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내외 전문가들, 블로거들, 소비자들이 그렇게 얘기했는데 너무 늦게 윈도 폰이 나와버렸고 결국 시장 주도권은 애플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계열 업체들이 다 쥐어버리고는 틈새 시장조차 들어가지 못하는 꼴이 되어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윈도 폰이 적어도 지금보다 2년이라도 더 빨리 나왔더라면 이런 처참한 상황까지는 안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MS와 같은 기업의 경우 안정성 등을 최대한 고려해서 완성된 제품을 내놓으려고 출시시기를 늦췄다고 할 수는 있겠으나 아무리 안정성 등을 따져봤자 이미 시장에서 선점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 역시 그동안 더 많이 발전한 상태로 나오고 있으니 서로 평행선만 열심히 달리는 꼴이 되지 않았겠는가 싶다.

    이런 상황이니만큼 MS의 고정 비용 감축 시도와 함께 현재의 비대해진 조직에 대한 슬림화도 진행되어야 하고 결정된 정책의 신속한 진행이 이뤄지도록 신속성도 되찾아야 할 것이다. 구글이나 애플의 경우 조직이 거대해져도 전략이 결정되면 실행되기까지 그 단계가 적고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MS도 그런 신속한 정책 수립 및 결정, 실행 구조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기로 진정한 MS의 문제는 이런 것이 아니라 다름아닌 CEO라고 한다. 빌 게이츠 이후의 스티브 발머 시대에 이런 문제들이 계속 나오는 것으로 봐서 일단 CEO부터 바꿔야 옳다는 얘기를 한다. 빌 게이츠의 MS 복귀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 생각도 비슷하다. 일단 CEO부터 바꾼 다음에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즉, 순서부터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여하튼간에 위기의 MS가 과연 이 난국을 마케팅 감소 및 부서의 슬림화로 해결할 수 있을지, 추가적인 조치가 더 있을지 지켜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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