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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와 모바일 사업을 포기하기로 한 HP,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IBM처럼 체질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IT topics 2011. 8. 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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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아주 굵직굵직한 IT 이슈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듯 싶다.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더니 HP가 PC사업부를 매각하고 WebOS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이 블로그에서 몇번 다뤘기 때문에 오늘은 HP의 PC 사업부 매각과 WebOS 포기에 대해서 간략하게 얘기하고자 한다.

    HP는 처음부터 PC를 만들던 회사는 아니었다. 메인프레임 급의 서버와 HP-UX라 불리는 유닉스 플랫폼, 그리고 잉크젯, 레이져 프린터 등을 만들던 회사다. 주로 엔터프라이즈급의 솔루션을 제공해오던 회사인데 컴팩(Compaq)을 인수함으로 컨슈머 제품들을 다루게 된다. HP가 지금 매각하겠다고 밝힌 PC 사업부는 그 전신이 컴팩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한때 PC 사업의 No.1이었던 델(Dell)을 제치고 1등을 먹기도 했던 HP인데 왜 매각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잘 안가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HP가 PC 사업부를 포기하는 배경에는 점점 규모가 작아지는 PC 산업이 그 원인이 있다고 한다. 점점 그쪽을 통한 먹거리가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다. 점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활성화되면서 고사양 PC에 대한 수요가 예전만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 배경에 깔린 듯 싶다. 고사양 PC가 필요한 경우는 게임이나 연구실에서 모델링을 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는 것이 그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HP는 PC 사업을 포기하면서 소프트웨어에 더 집중하겠다는 얘기를 했다. 솔루션쪽에 더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IBM이 보여줬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사업 영역에 HP가 더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IBM 뿐만이 아니라 구글이나 오라클, MS 등 엔터프라이즈 산업에서 강자로 군림해오던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고 볼 수 있다. 어찌되었던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쪽에 더 투자해서 부가가치를 올리겠다는 것이 HP의 생각인 듯 싶다. 또한 PC 사업만 포기할 뿐 서버군 및 유닉스 플랫폼과 같은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그대로 유지, 더 강화하겠다고 했다. 정리하자면 PC 사업을 포기하고 그 역량을 엔터프라이즈 사업에 돌리겠다는 얘기다.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HP가 부족했다고 여겨지는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듯 싶다.

    그와 동시에 지지부진했던 스마트폰 및 태블릿 사업도 접는다고 한다. HP는 팜(Palm)을 인수하고 스마트폰 및 태블릿의 기술 및 WebOS를 가져왔다. 하지만 제대로 빛도 못보고 팜의 잔재는 사라져버리게 되었다. 컴팩의 존재가 사라지듯 말이다. 모바일 분야에 좀 역량을 집중해보고자 했지만 이미 그 시장의 강자인 애플과 구글, MS, 삼성, HTC, 림 등의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런지 제대로 대결도 하지않고 접는 모습이 영 안타깝기만 하다.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HP가 포기하겠다고 말한 PC 사업과 스마트폰, 태블릿, WebOS 사업은 컴팩과 팜을 인수함으로 확장된 영역이다. 이 확장된 영역을 포기하고 HP의 본래의 사업 스타일로 돌아가겠다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IBM과 같은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회사로 말이다. IBM은 서비스 회사로 체질개선을 하는데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지만 지금은 자리를 잡은 상태다. 과연 HP가 IBM과 같은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회사로 자리잡는데 몇년이나 걸릴 것이며 또 과연 자리를 잡을 수나 있을지가 의문이 되는 것은 당연한 생각일 것이다.

    IBM이 PC사업을 포기하고 메인프레임을 중심으로 한, 그리고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할 때와 지금 HP가 그렇게 하고자 하는 것과는 시기 상 차이가 있다. IBM때에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막강한 강자라고 말할 수 있는 IT 벤더가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중형급 업체들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이끌고 갔던 시대였기 때문에 IBM의 체질개선이 나름 성공적으로 안착이 되었다고 본다. 그래도 10년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 HP의 상황은 그때와 다르다. IBM이라는 막강한 회사가 있고 선을 인수한 오라클도 있으며 구글 역시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 점점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MS 역시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시스코 역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IBM 못지않은 강타자다. 중형급 업체들이 이끌던 IBM떄와는 달리 HP는 이들 대형급 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 외에도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은 특화된 서비스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한 영역을 차지하는 중소형급 업체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경쟁대상 자체가 틀리며 그들의 견제가 상상이상일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또한 HP가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강화한다고, 소프트웨어 산업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그에 대한 청사진이 제대로 보여진 상태도 아니다. HP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대한 계획은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다. 앞으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시장의 화두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될텐데 그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이 현재 HP가 처한 문제이기도 하다. 대형 엔터프라이즈 업체들의 견제와 함께 내부적으로 이런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에 대한 강화, 이 두가지를 모두 행해야 하는 것이 HP의 상황이다.

    PC 시장의 축소와 구글, 애플의 모바일 플랫폼이 강세인 모바일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눈을 돌린 HP. 과연 IBM과 같이 체질개선을 성공시켜서 미래에 대한 보험을 확실하게 둘 것인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퇴보하는 회사가 될 것인지는 좀 지켜봐야 한다. 그것도 수년간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 얘기는 수년간 그들은 체질개선을 위해서 발버둥을 칠 것이며 그 와중에 IBM, 시스코, MS, 오라클과 같은 대형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들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HP의 수장이 몇번 바뀔지도 모를 일이고 말이다. 그래도 내심 IBM과 같이 체질개선을 잘 해서 훌륭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했으면 한다. 앞으로는 그것이 IT 세계에서 몇 안되는 먹거리 중에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게 될테니까 말이다.

    ps) 그나저나 삼성이 HP의 PC 사업부에 관심이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는데 만약 삼성이 HP의 PC 사업부를 먹게 되면 아마도 PC 시장에서 삼성이 No.1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커보인다. 다만 앞서서 얘기했지만 점점 줄어들고 있는 PC 시장을 삼성이 다시 키울 수 있을지는 좀 의문이 들지만 말이다.

    ps2) PC 시장이 줄어들고는 있다고 하지만 그건 개인 사용자 영역일 뿐이며 클라우드 서비스의 활성화로 웹 애플리케이션의 활성화가 PC 시장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지만 여전히 개발자나 디자이너와 같은 전문직 사용자들에게는 고사양의 PC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게이머들에게도 그렇고 말이다. 즉,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확 줄어들거나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발전하지도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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