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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서비스가 이통사를 먹어버린 사건. 스프린트의 구글 보이스 전면 도입을 보고..
    Mobile topics 2011. 3. 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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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1일 월요일에는 2가지 재미난 소식이 IT 시장을 강타했다. 하나는 이미 언급한 미국의 AT&T가 T-모바일 USA를 인수함으로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를 제치고 미국 No.1 이통사 겸 사업자로 등극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의 4위 이통사인 스프린트가 구글 보이스를 받아들여 구글 보이스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전자는 이미 블로그 포스팅을 썼고 스프린트가 구글 보이스에 최적화되는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스프린트가 구글 보이스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구글 보이스가 도대체 뭐하는 놈인지 간략하게 설명할까 한다. 나 역시 이쪽 분야에 전문가는 아닌지라 정확한 설명이 아닐 수 있음을 염두해줬으면 한다.

    구글 보이스는 그랜드센트럴을 기반으로 보이스 메일과 SMS 관리를 포함해서 런칭한 서비스다. 그랜드센트럴은 일종의 다중 콜 서비스로 대표번호 하나에 여러 전화기를 연결하여 대표전화로 오는 전화를 연결된 전화에 모두 착신 콜을 보내며 먼저 받으면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다. 예로 자주 돌아다니는 비지니스맨의 경우 사무실, 휴대폰, 집 전화를 모두 연결시켜두고 대표번호로 어디서든지 전화를 받게 해주는 서비스가 그랜드센트럴이며 거기에 구글은 메일의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또 반대로 음성을 텍스트화 하여 메일로 만들어주는 보이스 메일과 문자 서비스를 관리해주는 기능을 추가하여 2009년 3월에 구글 보이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런칭했다. 거기에 기즈모5 서비스를 인수하여 웹 기반으로 데스크탑에서도 구글 보이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을 했다. 지메일이나 구글토크를 통해서 구글 보이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현재는 모바일용 구글 보이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에서도 구글 보이스를 이용할 수 있다. 즉, 구글의 인터넷 전화 서비스라고 보면 될 것이다.

    스프린트는 미국의 4번째 이통사(버라이즌, AT&T, T-모바일에 이은)로 최근 WiMAX(국내의 와이브로가 WiMAX의 형제뻘 되는 서비스다.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를 도입하여 4G 서비스를 시작했다(물론 기존의 CDMA 방식도 지원한다). 스프린트가 구글 보이스에 최적화를 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4G에 해당되는 WiMAX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의 4G는 LTE로 결정이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4G의 싸움에서 LTE vs WiMAX의 싸움이 계속되는 지금 스프린트는 WiMAX를 이용한 빠른, 그리고 용량이 큰 대역폭을 이용하여 구글 보이스의 다양한 서비스를 자사의 이통망에 적용함으로 구글 효과를 보려고 하고 있다.

    구글 보이스의 경우 스카이프 등과 달리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전화망을 이용한 서비스였는데 스프린트의 WiMAX망을 이용함으로 충분한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장점과 함께 스프린트에서 사용하던 전화번호를 그대로 구글 보이스의 전화번호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게 되었다. 즉, 구글 보이스는 인터넷망이 아닌 일반 전화망을 사용하는 약간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었는데(기존 전화와 호환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스프린트의 WiMAX 이통망을 통해서 제공함으로 더 안정적인 망 위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전화번호(스프린트에서 사용하던)를 구글 보이스의 번호로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서 스프린트 가입자는 별다른 변화 없이 구글 보이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받게 되었다는 것이 이번 스프린트가 구글 보이스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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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이통사가 기존에 사용하던 이통망이 아닌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여 색다른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해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구글은 이통사가 아니다. 그렇다고 유선사업자도 더더욱 아니다. 예전에 700MHz 주파수를 받아내려고 갖은 애를 썼지만 실패했다. 구글 보이스 역시 그랜드센트럴 서비스를 인수함으로 시작할 수 있었으나 그것 역시 기존 이통사의 망에 서비스를 살짝 얹어서 제공했던 것이지 그 자체가 이통망은 아니었다. 하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사업자로서 다양한 인터넷 활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기존 이통사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구글의 새로운 서비스를 같이 사용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해준다. 결국 기존 이통사들은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VoIP 서비스 사업자)가 제공해주는 다양한 서비스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물론 VoIP 서비스에 대해서 기존 이통사들이 서비스를 제한한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자사의 이통망에 대한 수익보존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스프린트와 같은 어찌보면 서비스 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이통사의 경우 VoIP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에 속절없이 밀려버리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꺼리였던 것이다.

    결국 스프린트는 이통망 시장에서의 적은 점유율과 VoIP에 밀려가고 있는 서비스를 보안하기 위해 과감히 구글 보이스를 메인 서비스로 채택함으로 사용자들에게 기존 서비스보다 더 풍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타 이통사에 서비스적인 경쟁력을 갖추려고 시도한 것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이번에 AT&T와 T-모바일의 합병으로 AT&T는 버라이즌을 능가하는 초거대 이통사가 되었으며 버라이즌 역시 이미 거대해질대로 거대해진 이통사다. 물론 스프린트 뒤에도 중소 이통사들이 존재하곤 하지만 지역기반인지라 의미가 없고 스프린트 입장에서는 이들 AT&T와 버라이즌 사이에서 이도저도 안되는 상황을 맞게 되어 버린 처지가 걱정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스프린트는 WiMAX를 통해서 음성, 데이터 모두 빠른 퍼포먼스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구글 보이스를 최적화하여 전면 도입함으로 구글 보이스에서 제공해주는(기존 이통사가 제공해주지 못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차별화를 분명히 내버린 것이다. 어찌보면 약소 이통사의 입장에서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스프린트와 구글 보이스의 결합을 설명하는 동영상

    구글 입장에서도 구글 보이스에 대한 확실한 레퍼런스가 생겼으니 향후에 구글 보이스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나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이통사에 구글 보이스를 적용하는데 있어서 강력한 추진력이 생겨서 좋은 일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스프린트의 구글 보이스 전격 도입은 스프린트와 구글 양쪽 다 윈-윈 전략일 수 있는데 그 중에서 구글이 더 이득을 보는 장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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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위해서 구글은 넥서스 S 4G를 스프린트를 위한 구글 보이스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WiMAX를 탑재한 구글 보이스에 최적화된 첫 번째 구글 보이스 스마트폰으로 넥서스 S 4G가 선정된 것이다. 향후 스프린트에서 출시할 스마트폰들은 다 구글 보이스가 최적화되어 출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넥서스 S 4G는 2년 약정에 $200에 팔릴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 상태다.

    이제는 서비스 제공자가 이통사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 이통사가 서비스 사업자의 눈치를 보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는 듯 싶다. 물론 구글이라는 공룡급 서비스 사업자가 내놓은 서비스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언제나 '갑'의 입장이었던 이통사가 이제는 '을'의 입장이었던 서비스 사업자를 함부러 대할 수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갑과 을의 위치가 바뀌는 상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려면 한참은 멀었다. 스프린트의 경우 국내의 LGT와 비슷한 상황인데 국내 이통사들의 상황이나 분위기 등을 고려해보면 스프린트의 이런 과감한 결단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향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LGT가 기존에 설치해놓은 망과 서비스를 버리고 VoIP를 전면 도입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물론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말이지). 그렇기 때문에 스프린트의 이번 구글 보이스 전면 도입이 어떻게 보면 참으로 대단한 결정이라는 생각도 같이 하게 만든다. 이 또한 미국이기에 가능한 일일까 하는 생각도 함께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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