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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의 경쟁상대는 스마트폰이 아닌 넷북이 되지 않을까?Mobile topics 2009. 7. 24. 13:00반응형
MID(Mobile Internet Device)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라고 한다. 스마트폰과 넷북 사이에 끼어서 명확한 포지션을 잡지 못하고 있는 MID에 대해서 조만간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엄밀히 따져 스마트폰이나 넷북과 같이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디바이스를 MID라고 정의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MID는 과거 UMPC에서 발전된 인터넷 사용이 자유로운 UMPC라고 보는 것이 맞는 듯 싶다. 넷북이 나오면서 시장에서 한번 철퇴를 맞은 경험이 있는 UMPC가 MID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장에 나오는데 시장에서 포지션을 잡기가 매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 반대로 전망이 밝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빌립 S5현재 국내외적으로 MID를 이끌고 있는 제품은 개인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유경 테크놀로지에서 만들고 있는 빌립 S5다. 생긴 것은 PMP와 똑같지만 WinCE나 임베디드 리눅스가 아닌 윈도XP(혹은 윈도XP 임베디드)가 탑재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며 WiBro나 HSDPA 등의 통신모듈을 내장하고 있어서 따로 외부의 WiFi 연결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UMPC나 PMP에 비해 인터넷 사용이 더 자유로워졌다는 것이 특징이며 이들 임베디드 디바이스와는 확연히 구분이 되는 차별점이기도 하다. 또한 유경은 이번에 빌립 S7을 내놓으며 다시 한번 S5에서 올렸던 기세를 확장시킬 생각인 듯 싶다.
빌립 S7현재까지의 빌립 S5의 판매성적표는 좋다. 아니 뛰어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예약 판매 8시간만에 초도물량 1000대를 팔았고 홍콩에서는 빌립 S5 프리미엄 3G를 3주간 1000대를 팔았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2000여대를 팔았다고 하며 지금도 계속 북미시장 및 유럽시장과 계약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MID라는, 또 유경 테크놀로지라는 회사의 포지션을 놓고 볼 때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향후 더 많이 팔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인텔 역시 MID를 밀어주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MID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고 있다고 한다. 인텔의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인 무어스타운(Moorestown)이 본격 출시되면 MID에 전화기능까지 탑재가 되어 넷북 및 스마트폰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유경 뿐만 아니라 삼보, UMID와 같은 MID 개발회사 이외에도 삼성과 LG와 같은 대기업들도 MID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니 MID의 미래는 앞으로 밝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무어스타운 칩셋으로 만든 MID무어스타운으로 MID를 더 진화시키길 원하는 인텔은 MID의 경쟁상대를 스마트폰으로 정한 듯 싶다. MID에 전화기능이 곧 추가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의 스마트폰에 대한 전쟁선포는 아마도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가 메인이 된 넷북과 대결하는 것은 자사의 플랫폼끼리의 대결이 되기 때문에 피해야 할 것이고 스마트폰의 경우 ARM 코어 플랫폼들이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인텔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용 플랫폼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이기에 스마트폰의 대항마로서 MID를 꼽았다고 생각이 든다.
일전에 ARM에 대해서 글을 쓰기도 했지만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가 원래는 스마트폰용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은 이제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컴퓨팅 파워는 훌륭했지만 전력소비 문제가 매우 심각하여 방향을 선회한 것이 넷북이었고 나름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소형 노트북 시장을 잠식해버리는 부작용 역시 발생했다. 이에 다시 재설계한 플랫폼이 무어스타운이다. 무어스타운의 성능은 아톰보다 컴퓨팅 파워는 더 높고 전력소비는 상대적으로 더 낮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도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전력소비가 심하다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아닌 스마트북이나 MID에서 사용하도록 방향을 선회하기에 이르렀다. 인텔 프로세서의 가장 큰 장점은 ARM 코어보다 상대적으로 훌륭한 컴퓨팅 파워다. 처리 능력은 확실히 뛰어나다. 하지만 태생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되는 전력소비를 여전히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은 MID를 띄워서 스마트폰을 죽이는 전략을 취하기 시작한 듯 싶다.
MID에 전화기능이 추가가 되면 확실히 스마트폰 시장에 충격을 줄 수는 있다. 또한 어느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전에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MID와 런칭 예정인 MID를 살펴보자. 기능적으로는 스마트폰에 나무랄데없이 훌륭한 것은 인정하지만 디자인적인 면에서 스마트폰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손 안의 PC라 불리는 스마트폰들스마트폰의 경우 아무리 인터넷 사용지원이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기본은 전화기다. 과거에 소위 냉장고, 탱크라 불리던 초기 휴대폰들을 보더라도 현재 나오고 있는 MID보다는 작다. 현재의 MID의 컨셉이나 디자인을 고려했을 때 전화기능이 추가된다고 하더라도 핸드프리 기능은 필수여야 할 것이다. 과연 휴대폰에 익숙해져 있는 사용자들이 핸드프리를 이용한 전화기에 얼마나 열광을 할 것이며 사용할 것인가. 조만간 런칭될 예정인 빌립 S7의 경우 넷북과 거의 동일한 모습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 전화기능이 추가된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쓰던 사람들이 MID로 옮겨갈 꺼 같지는 않다. 물론 전화기로 일반 휴대폰을 쓰고 인터넷을 위해 스마트폰을 같이 쓰던 사람들의 경우 스마트폰 대신 MID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고서는 전화기능과 인터넷 사용을 같이 해결하려고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턱없이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넷북내 생각에는 전화기능이 추가된 MID의 경쟁상대는 오히려 넷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MID가 인기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스마트폰과는 달리 윈도XP가 올라가있고(혹은 데스크탑용 리눅스가 올라가있기도 하다) 넷북보다는 가볍고 휴대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WiBro, HSDPA 모뎀이나 WiBro Egg와 같은 주변기기의 도움 없지 자체적으로 탑재되어있는 통신모듈로 손쉽게 인터넷을 데스크탑에서 즐기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애플의 아이폰이 모바일 풀브라우징을 매우 잘 표현한다고 하더라도 MID의 경우 거의 PC에서 보여주는 동일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 입장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넷북보다 가볍고 동작시키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MID는 그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고 본다. 스마트폰의 경우 휴대폰에 인터넷 기능 및 여러 필요한 기능을 추가해서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즉, 기본적으로 휴대폰 기능을 갖춘 기능이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라는 얘기다. MID는 전화기능이 아닌 인터넷 사용을 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넷북과 출발점이 같다는 얘기다. 지향하는 부분도 스마트폰보다는 넷북에 더 가깝다는 것이 MID의 경쟁상대는 스마트폰이 아닌 넷북이 될 것이라는 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넷북도 점점 소형 노트북 급으로 진화하고는 있지만 그럴수록 기존의 소형 노트북과의 경쟁이 치열해져서 오히려 소멸될 가능성이 있어보이는데 그 갭을 MID가 채우게 되는 형식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인텔이 MID의 경쟁상대는 스마트폰이며 전화기능이 추가된 MID는 스마트폰보다 경쟁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말은 인텔의 스마트폰에 진입하지 못하는 한계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뭐 이 얘기가 틀릴 수도 있지만 그 동안의 시장의 흐름을 봐서는 거의 맞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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