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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의정보고서. 정치무관심은 결국 다시 나라를 망치게 될지도...Current topics 2009. 4. 19. 09:12반응형며칠 전에 밤 늦게까지 일하고 거의 새벽에 집으로 들어오면서 아파트 입구의 우편함을 쳐다보게 되었다. 가끔 우편물들이 오는 경우가 많기에 어떤 우편물이 와있나 확인차 종종 우편함을 확인하는데 이날 역시 확인하면서 뭔가 두둑한 것이 우편함에 꽂혀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뭘까?
꺼내보니...
다름아닌 현 구로구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소속의 이범래 의원의 의정보고서였다. 신문 형식을 빌어서 만든 '이범래 의원의 구로사랑'이라는 제목의 의정보고서가 각 집 우편함마다 꽂혀져 있던 것이다. 뭐 국회의원이 자신이 1년동안 한 일을 정리해서 지역주민에게 알리기 위해 의정보고서를 배포하는 것은 나름 잘하는 일이다.
그런데 의정보고서를 받아든 뒤에 우편함 위를 보니 수북히 쌓여져있는 내가 손에 든 의정보고서들이 보인다. 사람들이 우편함에 뭔가가 있는 것을 보고는 꺼내보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우편함 위에 버려둔 것들이었다.
아직 꽂혀져있는 의정보고서도 보이고 우편함에 아무것도 없는 것도 있다. 없는 것들은 아마 대부분 우편함 위로 버려졌을 것이다.
왠지 낭비처럼 보이는 쓰래기 더미로 전락해버린 국회의원의 의정보고서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해서 모처럼 우편함에 반가운 소식이 있을까 싶어서 살펴봤는데 의미없는 쓰레기에 불과한 의정보고서를 보고는 실망해서 다 저렇게 버렸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나 역시 너무 늦어서 앞면만 보고는 버릴까 하다가 집에서 좀 자세히 읽어보자고 생각해서 갖고 왔다(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못읽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
뭐 개인적으로 한나라당을 안좋아하고 그 이전에 현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현 구로구 국회의원인 이범래 의원 역시 선거때 내가 찍은 사람은 아니다. 그렇기에 저 의정보고서는 내 입장에서는 쓰레기 취급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네거티브하게만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닌듯 보였다.
요즘 정치권에서 돌아가고 있는 일들을 보면 정말로 국민들이 정치권에 등돌리기 딱 좋도록 만들고 있다. 지들끼리 싸우고 말도 안되는 정책을 밀어부치질 않나 정치보복만 일삼고 있으며 바른말 했다는 이유로 어느 방송국의 메인뉴스 앵커를 물러나게 하지 않나 전대통령을 무자비하게 몰아세우질 않나. 뉴스를 볼때마다 현정부와 여당은 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램과는 정반대로 일을 벌이고 추진하고 있기에 꼴도 보기 싫다. 그렇기에 정치무관심, 정치불감증이 점점 확산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보통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정치무관심이나 정치불감증이 만연한데 위의 저 모습은 젊은 층 뿐만 아니라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4~50대 중년층까지도 정치에 점점 무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의원의 의정보고서를 그냥 버렸다고 그것이 정치무관심이나 정치불감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치에 대한 불신이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예로서는 충분할 듯 보인다.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가, 또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알려면 정치를 알아야 한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말한다. 물론 정치권과 경제의 불공정한 야합(정경유착)과 같은 안좋은 면도 있지만 그것은 범죄행위고 정부가 시행할려는 정책에 및 정치권에서 추진할려고 하는 여러 정책들을 잘 알면 돈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기회주의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노무 한국이라는 나라구조가 그렇게 짜여져 있으니 먹고살기 위해서는 현실과 어느정도 타협하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사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런 부분에 신경이 더 많이 갈 것이다(그렇기에 CEO는 보수화가 되는가보다). 나같은 월급쟁이 직장인은 이런 부담에서 좀 덜하지만 아예 신경을 안쓰는 것보다는 흐름을 알 정도의 관심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때마다 점점 투표율은 떨어지고 있다. 대선, 총선, 보궐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투표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로 대통령 선거 투표율이 한자리수를 기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건 정말로 아니될 얘기다. 사람들이, 특히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현 정부 및 여당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한 다음 차기 대선이나 총선때 꼭 제대로 된 사람이 뽑히도록 투표를 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정치무관심, 정치불감증은 빨리 개선되어야 할 사회문제라고 보여진다.
그냥 단순히 종이쪼가리로 치부될 수 있는 어떤 한 의원의 의정보고서를 보면서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반응형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