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의 휴대폰, 통화와 문자만이라면 블랙잭도 괜찮지 않을까? 휴대폰 이동기..

며칠 전, 와이프가 쓰던 터치폰인 '햅틱2'의 터치부분에 문제가 생겨서 삼성의 애니콜센터에 AS를 맡기러 갔었다. 엔지니어가 여기저기 살펴보더니 터치 판넬쪽을 다 바꿔야 한다고 오래되어서 앞으로 계속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하더라. 가격을 물어보니 28000원정도 한다고 해서 와이프에게 그정도 든다고 하니 와이프가 그냥 가져오라고 해서 AS는 하지 않고 그냥 갖다 줬다. 햅틱2를 쓴지 대략 2년정도 되는거 같은데 벌써 터치판넬쪽에 문제가 생기나 하는 생각도 듦과 동시에 정전식이 아닌 감압식 방식인지라 물리적인 힘을 계속 가해야하기 때문에 손쉽게 망가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와이프는 잘 안되는 폰으로 문자를 보낼려고 온갖 꼼수(?)를 다 동원하게 된다. 보기에 안쓰럽다. 전에 내가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주겠다고 쓰라고 했더니 전화비 많이 나간다고 안쓴다고 한다(와이프는 한달 평균 3만원을 넘지 않는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자기도 답답했던지 또 언론에서 계속 스마트폰 이야기를 해서 관심이 생겼던지 자기는 터치보다는 쿼티가 잘되어있는 스마트폰이 좋다고 한다. 결국 내 블랙베리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던차에 생각나는 스마트폰이 하나 떠올랐으니 굿글님이 선물해주신 윈도 모바일 스마트폰, 바로 블랙잭이 떠올랐다. 미라지가 아니다. 블랙잭이다. 아마 삼성이 많든 첫번째 쿼티키패드 형식의 블랙베리를 모방한 스마트폰이 아닌가 싶다.

설마 이녀석이 다시 등장하게 될줄은 몰랐다.

그래서 그것을 다시 꺼내서 이것저것 테스트해봤다. 동작은 잘 한다. 이전에 사용하시던 굿글님도 잘 사용하고 계셨다니 성능은 문제가 없을 듯 싶고, 와이프의 사용 특성상 주로 문자를 많이 보낼테니 복잡하게 기능많은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듯 싶고, 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쿼티키패드도 있으니 문자보낼때는 딱이고 이걸로 와이프가 메일을 보낼리는 없을 듯 싶고 사진과 동영상만 잘 찍힌다면 문제는 없을 듯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자보내는데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는 쿼티키패드. 블랙베리만은 못하지만 쓸만하다.

문제는 블랙잭이 윈도 모바일 6.1이 탑재되어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에 가보면 미라지에 윈도 모바일 6.5를 올리는 경우는 많아도 블랙잭에 올리는 경우는 별로 못본데다가 윈도 모바일 6.5의 UI가 결코 편한 UI는 아니기에 그냥 삼성에서 제공하는 윈도 모바일 6.1을 탑재한 상태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정겨운 UI다. 그나마 저것도 삼성이 약간 커스터마이징한 UI다. -.-;

그래도 재밌는 것이 블랙잭도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 애증이 교차하는 스마트폰인지라 성능이나 이런 것들은 좀 그렇지만 편의성을 많이 제공했다는 얘기가 많았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 그 옛날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3G는 기본이요 WiFi에 블루투스도 제공한다(ㅋㅋ). 또 오른쪽 사이드에 보면 휠이 있는데 처음에는 볼륨 휠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상하버튼 대신으로 쓰이는 것을 알게 되었다. microSD 슬롯도 있어서 원하는만큼 용량도 늘릴 수 있다.

당연히 배터리 분리방식이며 카메라 옆에 거울이 있어서 셀카 찍기도 아주 좋다. 나름대로 괜찮은 구석이 많은 놈이라는 얘기다. 미라지는 여기에 화면이 더 커지고 터치가 지원되었지만 터치를 그닥 신뢰하지 않는 와이프 입장에서는 차라리 이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것을 와이프에게 갖다주고 며칠 써보라고 할 생각이다. 괜찮다 싶으면 그냥 쓰라고 할 생각이기는 한데 문제가 있다. 와이프는 KT를 사용한다. 햅틱2가 KT 버전이다. 그런데 블랙잭은 SKT 버전이다. 와이프가 사용하기 위해서는 번호이동을 하던지 아니면 SKT 홈페이지에서 타사 USIM을 쓸 수 있게 USIM 잠금해지를 하던지 해야하는데 과연 블랙잭이 USIM 잠금해지를 할 수 있는 모델인지는 잘 모르겠다. 된다면 USIM 잠금해지하고 와이프가 쓰던 USIM을 그대로 사용하게 할 생각이다. 그러면 KT향 블랙잭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별로다라고 한다면 다른 방법을 고민해봐야 하는데 어제인가 와이프가 내 넥서스 원을 슬쩍 떠보는 것을 들었다. 심플해서 보기 좋다는 것이다. 생각같아서는 KT에서도 넥서스 원을 파니까 그냥 내 넥서스 원을 줄까 싶었는데 문제가 내 넥서스 원은 미국에서 사와서 개인인증을 받아서 개통한 폰인지라 그냥 와이프의 KT USIM을 끼워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안선다. 일단 블랙잭부터 써보라고 한 후에 아니다 싶으면 내 넥서스 원에 와이프의 KT USIM을 끼워서 해보고 되면 넥서스 원을 와이프에게 주고(T.T) 아니면 와이프에게 아이폰 3Gs(아이폰4는 구입하려면 아무래도 11월이 넘어가야 물량이 좀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을 싸게 구해서 던져줄까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그렇게 되면 나도 못써본 아이폰을 와이프가 먼저 써보게 되는 것이다(물론 난 테스트용으로 몇번 만져보기도 했고 지금도 동료들 것을 빌려서 써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일단 관건은 블랙잭을 와이프가 맘에 들어할까 하는 것이다. 넥서스 원이냐 아이폰이냐는 그 이후의 문제가 될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