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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acle, IBM에 버림 받은 Sun을 먹어치우다.
    IT topics 2009. 4. 2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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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서 어찌 보면 최고의 빅딜이라 여겨질 수 있는 인수합병이 나왔다. 다름아닌 Oracle이 IBM과 매각협상에 실패한 Sun microsystems를 74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것이다.

    올해 초 Sun은 IBM과 인수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결렬되었다. IBM의 인수 가격이 너무 형편없었다는 얘기도 있고 곱게 못 넘겨주겠다는 분위기가 결국 결렬로 끝나버렸다는 얘기도 있다. 여하튼 협상실패로 Sun은 미국의 야후 꼴이 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러는 와중에 조용히(진짜 조용히) Oracle과 협상을 진행해서 좋은 결론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니냐 라는 생각이다. 어쩌면 IBM과 진행하면서 또 Oracle과 같이 진행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Oracle이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우니 IBM과 깨고 Oracle로 가는 게 아니냐 라는 생각도 든다. 뭐 어찌되었던 완전히 인수합병 되었다는 얘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Oracle도 모르는 일이니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싶다.

    그렇다면 Oracle의 Sun 인수가 의미하는 것은 뭘까? Oracle은 데이터베이스 회사다. 전세계적으로 Oracle이 DB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가히 엄청나다. DB 솔루션으로 이렇게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회사도 드물다. 특히 국내에서의 Oracle의 영향력은 가히 압도적이다(MS의 SQL Server가 많이 쫓아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서는 Oracle을 선호하는 입장이다). 이렇게 DB 솔루션을 확고히 잡고 있고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꽤 선전하고는 있지만 Oracle도 솔루션 회사이기에 하드웨어(서버)와 운영체제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Oracle은 1990년대에는 Sun의 Sparc 계열에 Solaris와 찰떡 궁합을 이뤄서 많이 팔았고 그 이후에는 HP와 좋은 궁합을 이뤄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선도해 나갔다. 그렇게 해서 DB 솔루션으로 많은 수익을 냈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수익을 가져간 것은 Sun(지금은 오히려 먹히는 신세가 된)이나 HP와 같은 장비업체들이 더 많이 가져갔다. 또한 성능 부분에 있어서 DB 솔루션은 하드웨어 및 운영체제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OS에 맞는 DB 최적화나 거꾸로 DB에 맞는 OS 최적화가 필수여서 Oracle은 의외로 Solaris(Sun)나 HP-UX(HP)의 영향을 많이 받는 DB 솔루션이 되었다. 그렇기에 Oracle 입장에서는 앞으로 더 치고 나가기 위해서는 서버 및 OS를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고 마침 Sun이 매물로 나와서 덥석 물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Oracle 입장에서는 과거 Sun의 Sparc과 Solaris에 좋은 궁합을 보여왔고 계속 치고 올라오는 다른 DB 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해 DB + OS + 서버의 통합 패키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기에 최적의 대안을 찾았다고 보여진다. 물론 그 내부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겠지만 그 부분까지는 잘 모르겠고 적어도 밖에서 보는 입장에서 판단하기에 Oracle의 Sun 인수는 상당히 좋은 방안이라는 것이다. 예전의 IBM의 Sun 인수가 같은 서버 회사들의 통합으로 큰 시너지는 못 기대했던 반면 Oracle의 Sun 인수는 서로 보안해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갔다는 부분에 있어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재밌는 것은 Oracle이 Sun을 인수함으로 예전에 Sun이 인수했던 오픈소스 DB 솔루션인 MySQL의 존재가 어떻게 되는가에 있다. Oracle을 위협하는 치고 올라오는 DB 솔루션들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MS의 SQL Server라고 볼 수 있겠지만 오히려 오픈소스의 MySQL이 더 무서운 존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Oracle은 Sun을 인수함으로 같이 가져오게 된(74억 달러의 인수지만 MySQL에 대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은 게 되었다 ^^) MySQL을 고사시킬 것인가? Oracle과 MySQL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Oracle은 MySQL을 중소형 사업장을 위한 솔루션으로 계속 남겨두고 지원할 가능성도 높다. Oracle DB는 일단 대형 사업장에 어울리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이다. MS의 SQL Server나 IBM의 DB2에 비해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바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능력이다. 그런데 MySQL은 이런 대규모 데이터 처리가 아닌 주로 웹을 이용한 사업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많이 사용하던 솔루션이다. Oracle 입장에서는 돈 되는 대규모 사업장을 강화하는 한편 이런 소규모 사업장을 위한 솔루션을 함께 갖춤으로 대형부터 소형까지 모든 DB 솔루션을 갖춘 데이터베이스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이 있다. 거기에 Sun의 플랫폼(OS + Server)도 같이 통합하여 정말로 통합 DB 솔루션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거시적으로 볼 때 이것이 Oracle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라고 보여진다.

    이제 Oracle은 다른 하드웨어 플랫폼과 같이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독립 DB 플랫폼을 팔 수 있는 위치로 우뚝 서게 되었다. 그야말로 DB 세계에 공룡이 등장한 셈이다. 이는 Oracle을 따라잡을려고 하고 있는 SQL Server의 MS 입장에서도 꽤 위협이 되는 일이다. 과연 MS의 반응은 어떨 것이며 향후 Oracle의 발전방향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지켜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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