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SK표준플랫폼으로 한국판 앱스토어를 만들려고 하는데..

SKT가 이번에 한국형 앱스토어를 9월에 런칭한다고 발표했다고 한다. 6월에 베타 테스트에 들어가고 9월에 런칭하는 수순을 밟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제조사로서는 삼성이 유럽에서 삼성 어플리케이션 스토어를 런칭했지만 국내에는 아직 오픈하지 않았기에 어찌보면 SKT가 최초의 시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발표내용을 보면 어떤 플랫폼(윈도 모바일, 심비안, 임베디드 리눅스 등)에서도 돌아갈 수 있는 SK표준플랫폼을 제공하고 그 플랫폼에 맞는 SDK(개발 툴 킷)를 제공하여 개발자들로 하여금 탑재된 플랫폼에 관계없이 실행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 골자인 듯 싶다. 참고로 현재 SKT에서 제공하는 휴대폰들은 워낙 다양한 플랫폼들을 사용하고 있어서 모든 휴대폰에 다 맞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다.

SKT는 그동안 위피 플랫폼을 나름 잘 활용해왔던 이통사다. 위피가 올해 4월 이후에 의무 탑재가 폐지됨으로 거의 고사상태로 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위피를 끌고 나갈 수 없었던거 같아서 새로운 플랫폼인 SK표준플랫폼을 다시 들고 나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위피를 대체하는 다른 플랫폼인 셈이다. 다만 위피는 국가에서 표준으로 할려고 국내 모든 휴대폰에 탑재했어야 했지만 SK표준플랫폼은 아마도(!) SKT를 지원하는 휴대폰에 의무로 탑재하도록 할 듯 싶다. 외국의 경우 오픈버전(이통사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이 아닌 이통사 버전(유럽의 보다폰, 미국의 T-모바일 등)에는 그 이통사의 요구사항이 휴대폰에 적용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SKT는 국내에서 SKT를 지원하는 휴대폰에 SK표준플랫폼 의무탑재를 들고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는 아직 오픈버전이 없고 SKT는 여전히 국내 최대 이통사이기 때문에 SK표준플랫폼의 파급력은 꽤 클 것이라는 예상도 해보고 말이다.

일단 SK표준플랫폼은 위에서 썼듯 위피의 다음 버전이라고 보여진다. 물론 위피가 갖고 있었던 수많은 문제들을 많이 해결한 버전일 것이다. 위피와의 하위 호환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기사에서 보면 위피 기반 컨텐츠들을 스마트폰 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변환기능을 제공한다고 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하위 호환성(?)은 갖고 있는 것이라 보여진다. 또한 크로스 플랫폼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SK표준플랫폼은 윈도 모바일이나 심비안, 임베디드 리눅스 등의 플랫폼 위에 올라가는 가상머신과 비슷한 성격의 플랫폼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예전 S전자에서 모듈을 만들었을 때 윈도 모바일과 리눅스라는 서로 다른 플랫폼 위에서 같은 API를 사용해서 모듈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즉, 모듈 소스는 동일하지만 중간에 플랫폼과 상호호환되는 계층을 하나 더 둬서(파일 시스템 및 몇몇 시스템 옵션 등) 모든 시스템에서 동일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했었는데 SK표준플랫폼은 이러한 방식과 거의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생각해보니 위피 역시 같은 구조로 되어있었다).

일단 자세한 내용들이 안나와있는 관계로 더 세부적인 내용을 알 수 없어서 얼추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 것이다. 하지만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윈도 모바일은 Win32 API를 사용하고 심비안과 리눅스는 C언어를 사용하고 안드로이드는 자바를 사용하기에 서로 각기 다른 언어(Win32 API는 C++ 기반이지만 어느 누구도 Win32 API를 C++로 보지는 않는다 -.-)를 사용하는데 서로 호환되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게 한다는 것은 결국 각 플랫폼 위에 표준화된 플랫폼을 하나 더 얹었다는 얘기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설사 위에서 쓴 내용과 다른 내용으로 발표하더라도 큰 대목에서는 같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여하튼 애플의 앱스토어가 성공을 거두니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 림의 블랙베리 어플리케이션 센터, 삼성의 어플리케이션 스토어 등 갖가지 앱스토어 유사 마켓플레이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조만간 MS도 코드명 스카이마켓인 윈도 마켓플레이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컨텐츠 유통시장 확보가 휴대폰 시장의 성장을 의미하게 된 듯 싶은데 과연 어떤 결과를 갖고 올지는 지켜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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