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연일 최순실로 인해 흔들리고 있는 반면에 해외에서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재미난 IT 이벤트들이 많이 일어났다. 지난 주에 있었던 2가지 이벤트, 애플과 MS의 이벤트를 보면서 이 IT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려고 하는지를 조금은 알 수 있었던 상황이 되었다. 물론 실시간 라이브 중계를 보지 못했고 9분짜리 축약 동영상만 보다가 며칠 전에 겨우 풀영상으로 애플 이벤트와 MS 이벤트를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처음에 9분짜리 압축 동영상을 봤을 때에는 애플 이벤트의 내용이 더 끌렸는데 애플의 1시간 20분, MS의 2시간짜리 풀영상을 다 본 이후에는 생각이 좀 바뀌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언급하도록 하자.


애플의 이벤트는 MS의 이벤트보다 하루 뒤에 진행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MS의 이벤트를 보고 과연 애플은 어떤 새로운 녀석을 선보일까 하는 기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자세한 영상은 아래 유튜브 영상을 올려뒀으니 확인해보면 될 듯 싶지만 일단 내가 내린 결론은 애플의 이번 이벤트는 MS의 이벤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밀렸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 포스팅에서 MS 이벤트 관련 내용을 썼으니 오늘은 애플의 이벤트 관련 내용을 적어볼까 한다. 


한달만에 다시 돌아온 스페셜 이벤트


애플은 지난 달 아이폰 7 런칭 신제품 발표 기념 스페셜 이벤트를 진행한 이후 한달만에 또 스페셜 이벤트를 진행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스페셜 이벤트의 주인공은 맥북프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그 예상대로 맥북프로의 새로운 모델이 무려 2년만에 나오게 되었다. 확실히 이전 맥북프로와는 좀 다른 녀석이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새로운 녀석은 아니었다는 것이 내 주변의 평가이며 내 평가이기도 하다. 그럼 어떤 녀석들이 소개되었는지 좀 살펴보자. 


애플은 이번 스페셜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TV 앱을 선보였다. 최근들어 애플이 애플TV에 대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번 TV 앱 업데이트 역시 그런 맥락에서 보면 될 듯 싶다. 기존 애플TV에서 동작하며(물론 1, 2세대에서는 동작하지 않고 최근에 런칭한 애플TV에서만 동작한다) 라이브 영상을 볼 수 있는 앱들이 추가된 듯 싶다(그런데 이 기능은 예전에도 있었지 않았나? 헷갈리네).


높아진 성능과 달라진 디자인으로 돌아온 맥북프로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많은 사람들이 이번 스페셜 이벤트에서 바랬던 것은 역시나 새로운 맥북프로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새로운 맥북프로가 등장했다. 디자인도 변했고(예전에 발표했던 맥북과 비슷한 스타일로 가는 듯 싶다) 두께도 얇아졌고 무게도 더 가벼워졌다. 성능은 나름대로 더 향상이 된 것은 기본이다. 다만 그래픽카드가 기존의 NVIDIA GeForce 그래픽카드에서 AMD의 라데온(Radeon)으로 바뀐 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금치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15인치 모델이 라데온이고 13인치 모델은 인텔의 아이리스 그래픽스 550(이거 내장 그래픽카드 아닌가?)이다.


다른 변화를 보면 터치패드가 기존보다 4배 반응속도가 올라가고 면적도 2배로 넓어졌다. 다른 노트북의 터치패드와 달리 맥북 시리즈의 터치패드는 그 성능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마우스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성능과 사용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많이 애용한다. 그런 입장에서 봤을 때 이번 맥북프로의 2배 넓어진 면적은 상당히 환영할만 하다. 그리고 15인치 모델에는 포스터치(누르는 강도에 따라 달리 동작하는 기능)가 제공된다고도 한다(13인치 모델은 모르겠다). 거기에 사운드 부분도 기존 맥북프로 대비 58%나 더 볼륨업이 되었고 다이나믹 사운드를 제공한다고 한다. 뭐 이어폰을 꽂고 듣는 사람들에게는 별 의미는 없겠지만 스피커로 듣는 사람들에게는 환영할만한 소식이다. 음향부분에서는 베이스가 2.5배나 더 풍성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래픽카드는 NVIDIA에서 AMD로 바뀌었지만 디스플레이 자체는 더 좋아졌다. 기존 맥북프로 대비 25%정도 더 좋아졌다고 한다(500니트의 밝기와 25% 더 향상된 sRGB 색감, 67% 더 높아진 명암비 등). 그래서 성능을 기존 모델 대비 비교해본다면 130% 더 빨라진 그래픽에 최대 3.8GHz 속도의 터보 부스트 프로세싱을 지원하고 최대 2배 빠른 플래시 메모리를 제공하며 최대 10시간의 배터리 시간을 제공한다고 한다. 일단 성능면으로 봤을 때는 그렇다.


앱에 따라 변하는 터치 바



하지만 이번 맥북프로의 특이점은 다름아닌 터치바(Touch Bar)다. 키보드를 보면 알겠지만 펑션키 부분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터치바가 들어갔다. 터치바는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기능들을 맘껏 변화시키면서 쓸 수 있게 지원하는데 이는 LG의 V10, V20에서 제공하는 세컨드스크린이나 예전 삼성 갤럭시 노트 엣지에서 제공하는 엣지스크린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앱에 따라서 터치바의 내용이 달라지며 그 기능이 달라진다. 애플은 이번 스페셜 이벤트에서 터치바에 대해 많은 공을 들여서 소개를 했는데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앱의 종류에 따라서 터치 바의 내용이 바뀌는 부분을 적극 강조했다.


드디어 맥북프로에서 터치 ID 지원을..


터치 바의 장점 중 하나가 다름아닌 앱에 따라 기능들이 변한다는 것이라면 또 다른 장점은 다름아닌 터치 ID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에서 제공했던 손쉬운 지문인식 인증시스템인 터치 ID가 드디어 맥북프로에도 들어간 것이다. 터치 바 끝에 터치 ID를 사용할 수 있는 지문인식센서를 뒀다.


터치 바에 대해서는 아래 슬래시기어에서 제공하는 터치 바 데모 영상을 보면 좀 더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참고로 터치 바로 인해 터치 바 탑재 맥북프로는 ESC 키와 펑션키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만큼 키보드의 공간이 작아졌고 그것에 맞춰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터치패널의 크기가 2배로 커졌다고 보면 된다.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듯 보이는 터치 바

 

터치 바가 애플에서 나름 강조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 터치 바가 그렇게 새로운 기능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 이미 다른 제조사의 노트북 제품에서 터치 바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맥북프로의 터치 바처럼 앱에 따라 기능을 달리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시도 자체는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터치 바로 인해 사라진 ESC 키와 펑션 키들로 인해 개발자 입장에서는 좀 더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맥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터미널용 기본 에디터인 VI의 사용이 무척이나 불편해졌다는 개발자들의 아우성이 들리기도 했다(VI는 ESC 키를 통해 편집모드와 이동모드의 변환이 이뤄진다). 또한 많은 개발 툴들이 펑션키에 기능을 넣어서 사용하게 하는데 그것이 잘 안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횡이다. 물론 일반 사무용으로 사용하는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또 애플에서 제공하는 앱들만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별 문제는 없겠지만 다른 서드파티 앱을 많이 사용하는 개발자들이나 사용자들은 상당한 불편을 느끼고 있으며 분명 터치 바는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맥북프로에서 MS 윈도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불편이 더 가중될 가능성이 커졌다. 패러럴즈를 이용하든 부트캠프를 이용하든 맥북프로에서 윈도를 함께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윈도 상에서 펑션키나 ESC 키를 써야 하는데 터치 바의 키들이 펑션키와 ESC 키가 나오지 않으면 무척이나 불편할 것이다. 물론 패러럴즈의 경우 그에 맞는 업데이트를 준비하겠지만 부트캠프는 좀 애매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애플은 터치 바 지원 맥북프로와 기존 형식의 맥북프로를 모두 제공한다. 물론 기존 스타일의 맥북프로는 13인치만 제공한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말이다. 애플은 나름 터치 바가 새롭고 공간 활용성을 높히는 효과를 제공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그닥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주변에서 맥북프로를 사용하는 케이스는 주로 개발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불편함은 더 크게 와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에 이번 새로운 맥북프로는 거르겠다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2년만의 업데이트인데 나름 뭔가가 있지 않겠느냐 하는 사람들의 반응도 많이 보인다. 터치 바는 좀 그렇기는 해도 성능 향상 및 디자인 개선은 나름 환영해줄만 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전날 발표했던 MS의 창작자들을 위한 윈도 10 업데이트가 워낙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줘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이번에는 애플이 밀렸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기존에 비해 많이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것도 그렇고 말이지. 어찌되었던 풀영상을 다 본 결론은 이번 스페셜 이벤트에서 소개된 맥북프로는 내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터치 바 역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듯 싶고 말이지. 차라리 터치 ID를 별도의 센서로 제공해주고 터치 바를 사용하지 않고 예전 스타일에서 터치패드 부분의 확장과 함께 사이즈 및 무게를 줄이는 수준이었다면 환영을 받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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