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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5&Friends에서 Friends는 G5에서만 끝나는 것일까? Friends의 호환성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LG..Mobile topics 2016. 3. 28. 09:45반응형
LG는 지난 번 MWC 2016에서 모듈형 기기를 더해서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기존과 다른 스마트폰 타입의 G5를 공개했다. G5&Friends라는 이름으로 G5와 함께 G5에 모듈형으로 끼워서 쓸 수 있는 여러 제품들을 함께 출시했는데 캠플러스와 B&O의 Hi-Fi 플러스가 함께 소개되었다. LG는 G5에 이런 모듈을 함께 소개하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손쉽게 확장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모듈형 스마트폰의 탄생을 알렸던 것이다. MWC 2016에서 소개된 많은 스마트폰들 중에서 정말 대단한 반응을 가져왔던 발표였고 기대감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블로그에서 해당 현장에 대한 내용을 포스팅했는데 상당히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3월 24일 오전에 LG는 가로수길의 한 카페에서 G5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여기서 LG 전자의 조준호 MC 사업 본부장은 모듈 호환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G5&Friends 제품들 중에서 모듈형 제품들(캠플러스, Hi-Fi 플러스 등)은 제품의 디자인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으며 차기 버전에서 G5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 얘기인 즉, G5의 차기 제품이 될 G6(아마도)의 경우에는 G5&Friends에서 나오게 될 모듈형 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달(2월말)에 MWC 2016에서 발표한 내용이 오로지 G5용으로밖에 쓸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캠플러스의 경우가 그렇게 된다. Hi-Fi 플러스의 경우 별도로 USB를 이용해서 연결할 수 있게는 해줄 수 있다고는 하는데 다른 제품(앞으로 나오게 될 모듈형 제품을 포함하여)들은 장담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어뎁터를 이용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고는 있지만 말 그대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지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리고 모듈형 제품인데 어뎁터를 이용하게 되면 사용성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G5의 모듈형이 갖는 장점이 다 사라진다.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아직 출시 전인데 스스로 찬물을 부은 꼴이 되어버렸다. 출시는 3월 31일인데 일주일 전인 24일의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얘기하니까 가뜩이나 갤럭시 S7이 먼저 출시됨으로 인해 선점효과도 잃어버린 상황에서 차기 제품과의 호환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까지 얘기하니 시장에서의 분위기가 차가워지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은 기자간담회 이후의 하루 뒤인데 여러 언론에서의 반응이나 페이스북에서의 지인들의 반응을 보면 왜 이런 제품을 만들었나 하는 얘기부터 그저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 실험작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안좋은 반응들로 뒤덮히기 시작했다. 삼성의 갤럭시 S7의 경우 카메라 이슈로 인해서 출시 이후에 좀 몸살을 앓고 있는데 G5는 출시 이전부터 몸살을 제대로 앓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 이 블로그에서 G5에 대해서 얘기를 할 때 G5&Friends가 제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후속작으로의 연결도 중요하고 여러 업체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모듈이 나올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언급을 했다. 그런데 조준호 본부장의 얘기는 G5에 한해서만 지원하고 후속으로의 연결은 없다는 얘기며 모듈을 만들어야 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한 모델에서 한하여 지원되는 장비를 만들어야 할 필요를 못느끼기 때문에 G5의 호환성을 갖는 모듈형 제품을 내놓기가 어려운 상황이 된다.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플랫폼 사업의 핵심은 확산력과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지원(그것이 API가 되었건, 툴이 되었건간에)인데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구글이나 삼성, 애플보다 한참 떨어지며(심지어 레노버, 샤오미 등의 중국 업체들 보다도 떨어진다) 지원에 대한 연속성도 보장이 안되기에 G5&Friends의 모듈화 플랫폼 전략은 이미 실패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G5가 삼성의 갤럭시 S7이나 애플의 이번에 발표한 아이폰 SE보다 더 많이 팔릴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이기에 말이다. 거기에 지원마저 시원치 않을 듯 싶은데 어찌 모듈형 플랫폼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제대로 된 전략 없이 시작했기 때문에 길게 바라보지 못하고 단타 전략으로만 나올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길게 바라보고 진행해야 하는 이런 플랫폼 전략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뭐 1~2년 안에 성과를 내야 하는 국내 업체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심하게 비약하면 소비자 우롱행위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G5를 사고 그것에 맞는 캠플러스와 같은 모듈을 샀다고 했을 떄 2년쯤 뒤에 G7이나 그 이후의 모델이 나왔는데 G5때 썼던 모듈을 못쓴다고 하면 얼마나 허망할까? B&O의 Hi-Fi 플러스를 샀는데 G7 등에서 쓸 때에는 별도의 어뎁터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것에 대해서 또 추가구매를 해야 하는데 얼마나 짜증날까? 왜 이런 생각까지 하지 못하고 제품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LG를 폄하할 생각은 별로 없다. 기술력만 따져서는 어떤 면에서는 삼성이나 애플보다도 우위에 있는 부분도 갖고 있는 기업이 LG다. 워낙 실험적인 부분을 많이 하다보니 보편성을 먼저 생각하는 삼성보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삼성과 LG에 대한 평가는 삼성이 저 멀리 넘사벽으로 LG를 앞서고 있다. 제품 자체의 평가는 몰라도 기업 평가는 다르다. 왜일까? 이번 G5&Friends의 기자간담회에서 LG의 수장이 보여준 이런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삼성도 단타로 바로 앞만 보는 전략을 세운다고 욕을 종종 먹는데 그래도 꾸준하게 끌고 나가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삼성이 있다고 본다. LG에게는 이런 모습이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좀 멀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이번 G5&Friends를 MWC 2016에서 발표하면서 이게 제대로 자리만 잡힌다면 반등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말이지. 즉, 좀 아쉽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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