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 2가 발표되었다.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들 중에서 일단은 가장 최고 사양이다. LG의 괴물폰, 회장님폰이라고 불리고 있는 옵티머스 G보다도 일단은 세부적인 스팩으로는 좀 더 앞선다(단 옵티머스 G는 스마트폰 계열이고 갤럭시 노트 2는 일단 스마트폰이지만 삼성에서는 다른 카테고리로 취급해달라고 하는 듯 싶어서 ^^). 팬텍의 베가 R3보다도 일단은 스팩상으로는 우위에 있다고 본다. 여하튼간에 현재로서는 사양만큼은 최고다.


사양 만큼이나 출고가 역시 최고다. 베가 R3가 90만원대 후반로 출고가가 결정되었고 옵티머스 G 역시 999,900원으로 100만원에 100원 모자른 가격으로 출고가가 결정되었는데 갤럭시 노트 2는 1,089,000원(32GB), 1,155,000원(64GB)으로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을 출고가로 결정했다. 다양한 기능이 포함되어 있으며 기술적인 부분이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충분히 값어치를 할 것이라고 삼성은 생각하는 듯 싶다. 그러니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불리는 100만원을 넘는 가격을 과감히 배팅했으니 말이다. 엄밀히 따져서 90만원대의 스마트폰도 비싸다는 느낌이 강한데 100만원 이상은 뭐랄까 일단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가격임은 틀림없다.


물론 제조사 입장에서는 기술 개발료나 인건비 등 제품 개발에 투입된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 또는 인정받기 위해서 출고가를 결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이 팔아야 하는 영업쪽 입장이나 많이 팔아서 가입자 유치를 해야 하는 이통사 입장에서는 출고가가 높은 것은 달갑지 않다. 가격이 낮아야 소비자들이 쉽게 더 많이 접근하고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해도 미래를 전혀 보장받을 수 없는 스마트폰 단말기 판매 사업은 어느정도 위험부담은 갖고 가야 하는 것이 이 세계의 정석(?)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찌되었던 이통사 입장이나 제조사의 영업라인에서는 많이 팔아야하기 때문에 출고가와 별도로(!) 보조금 등을 지급해서 실제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때에는 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팔리게 할 것이다. 물론 다양한 옵션(약정이나 서비스 등록 등)을 포함해서 할인가가 결정되겠지만 말이다.


갤럭시 노트 2니 옵티머스 G, 베가 S3 등 프리미엄급 스마트폰들이 시장에 풀림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여기에 곧 국내에 출시될 아이폰 5까지 포함시키면 진짜로 풍년이다. 하지만 이 제품들을 팔아야 하는 유통쪽이나 이통사 입장은 꽤나 곤란해진다. 위에서 언급했듯 제조사는 나름대로 투자된 비용에 대한 가치 인정을 위해 출고가를 결정한다. 하지만 판매하는 쪽에서는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구입할 수 있게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다양한 옵션을 수행한다. 보조금 지급이 대표적인 케이스일 것이다. 하지만 출고가에 맞춰서 보조금 지급이 결정되며 약정 할인 프로그램도 결정될 것이다. 출고가가 높으면 그만큼 보조금 지급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높은 출고가를 그대로 판매금액으로 적용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금의 국내 이동통신산업이 발전한 이유 중에 하나는 엄청난 스마트폰의 판매로 인한 각종 서비스의 발달이 그 기반에 있다고 본다. 스마트폰이 많이 팔렸으며 그로 인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다양한 서비스들도 그에 맞춰서 같이 발전했다. 수요가 있으면 그에 맞춰서 개발이 들어가고,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경쟁을 통해서 품질도 좋아진다. 시장경제체제에서는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여기에 기반이 되는 것이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다.


그동안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폰들을 보면 보급형 제품보다는 고가의 프리미엄급 제품이 더 많았다.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나 LG의 옵티머스 시리즈, 팬텍의 베가 시리즈들은 어떻게 보면 다 프리미엄급 제품이다. 전략 모델들이라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출고가가 80만원대 이상으로 대부분이 다 잡혔다. 이번처럼 100만원 근처, 혹은 넘는 제품들도 출시되었다. 그런데 저 제품을 저 가격에 그대로 산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대부분이 이통사의 약정 프로그램을 통해서 할인받아서 구입했을 것이다. 여기에 이통사가 제공하는 보조금과 제조사가 제공하는 보조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통사가 요즘 죽을맛이라고 한다. 통신료 원가를 공개하라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제조사들은 이통사들이 폭리를 취한다고 말한다(그 반대로 이통사들도 제조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기도 하다). 이통사들은 그동안 엄청난 수익을 챙겨왔다. 우리가 생각해봐도 말도 안되는 통신비 책정을 통해서 말이다. 데이터는 쥐꼬리만큼 주면서 이것저것 섞어서 패키지화해서 통합패키지 요금제를 제시함으로 사용자들을 어떻게 보면 기만하듯한 태도로 수익을 가져갔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벌어들이는 수익이 많은데 통신료 인하나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 무료 메신져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수익 감소로 미래를 위한 투자가 어려워진다고 볼맨소리를 한다. 과연 이통사가 미래를 위한 시설 투자나 서비스 향상을 위한 투자에 이 수익들을 다 사용할까?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각 대리점이나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각종 보조금이나 판매 지원금으로 나가는 돈이 훨씬 많을 것이다. 시설 설비에 대한 투자나 서비스 개발, 개선에 대한 투자도 하겠지만 그에 못잖게,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이 보조금이나 판매 지원금으로 나가는 돈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뭐 이 부분은 내부 사정을 잘 모르니 틀릴 수도 있지만서도). 물론 값비싼 스마트폰을 나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에 맞춰서 구입하게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소비자들에게도 나름 이득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보조금이나 판매 지원금으로 인해 실제로 사용자들이 사용하면서 나가는 통신비 등이 올라가는 원인으로 작용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보조금 전쟁이 시작되고 고가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잘 판매하기 위해서 엄청난 돈이 여기에 집중되면 여기서 손실된 금액을 매꾸기 위해서 이통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회수를 한다. 기본 통신비가 올라간다던지, 아니면 다른 서비스 개발이나 서비스의 품질 향상에 제대로 투자를 하지 못한다던지 하는 것에 말이다.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이나 무료 메신져 서비스로 인해 수익이 감소된다고 징징거리는 것도 수익구조의 다변화가 이뤄지지 못하는 점도 있지만 이렇게 보조금으로 나가는 돈을 매꿀 수 없다는 내부적인 이유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고가의 스마트폰들이 더 많이 팔리기를 원할 것이다. 그게 더 남는 장사니까 말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기능이 있는 것은 좋지만 비싼 것은 원하지 않는다. 보급형 제품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프리미엄 급을 원하는 사용자와 함께 보급형을 원하는 사용자도 같이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100만원 근처의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만 만들 것이 아니라 4~50만원대의 보급형 제품도 같이 만들어서 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보조금이나 판매 지원금을 안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너무 과도한 보조금이나 판매 지원금을 사용하는 것보다 출고가에 맞춰서 적당한 수준으로 보조금이나 판매 보조금 지급을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더 많은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해서 많이 팔아야 할테니 그렇게 하기 위해서 보급형 제품도 저가에 내놓아서 형평성을 맞추면 되는 것이다. 과도한 보조금이나 판매 지원금에 들어가야 할 돈을 서비스 개선에 투자한다던지 통신료 인하에 돌리던지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통사의 과도한 보조금 전쟁으로 인해 서비스 자체에 대한 퀄리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통사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조사들도 기술을 자랑하기 위해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내놓는 것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그와 함께 누구라도 손쉽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저가, 보급형 제품을 같이 만들어서 내놓아야 하는 전략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제조사의 주 수입원이 고가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판매보다 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유독 대한민국 시장에서 보급형보다는 프리미엄급에 집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보급형도 내놓았지만 이상하게 고가 제품이 더 많이 팔리는 현실이 더 걸리지만 그런 현실을 만든 것이 이통사와 제조사의 몫이 컸다면 이것을 바꿔야 하는 것도 제조사와 이통사의 몫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과도한 보조금 전쟁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조사나 이통사, 소비자들 모두에게 득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딱 봐도 무리하고 있다는 것이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 한쪽에서 구멍이 생길 것이고 시장 전체가 무너질 수 있으며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 제조사들도 다양한 단말기 출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고 이통사들도 그에 맞춰서 보조금이나 판매 지원금쪽 보다는 좀 더 서비스 개선쪽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에게 그저 많이 팔려고만 어필하지 말고 다양한 취사선택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선택의 폭을 넓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통사들의 징징거림이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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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하려고 노력하는 학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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