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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피 정책 폐지, 그것만이 답일까?
    Mobile topics 2008. 8. 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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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피를 폐지하면 휴대폰 요금이 내려갈까? 요즘 한참 이슈가 되고있는 애플의 iPhone 3G가 국내에 못들어오는 이유로 첫 번째로 꼽는게 바로 위피 탑재때문이라고 한다. 애플뿐만 아니라 노키아나 림 등 해외 제조업체에서 만든 우수한 성능의 스마트폰이 국내에 못들어오는 이유도 바로 위피때문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위피가 뭔데 그런가? 왜 국내에서는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스마트폰 포함)에서는 의무적으로 위피를 탑재하도록 하고 있는가? 다음에서 검색을 해봤다.

    Wireless Internet Platform for Interoperability의 약자.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orea Wireless Internet Standardization Forum/KWISF)에서 제정한 무선 인터넷 플랫폼 표준 규격.

    이 동통신단말기 기종이나 이동통신사에 상관없이 무선 인터넷 콘텐츠를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표준규격이다. 이동통신단말기에 탑재되어 PC의 운영체제(OS)와 마찬가지로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서로 다른 무선 응용 프로토콜을 채택함으로써 나타나는 각종 불합리한 점과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개발환경이 다른 데서 발생하는 중복투자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무선 인터넷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1년 7월부터 국책사업으로 추진되었다.

    WIPI 규격의 기술적 관리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elecommunications Technology Association/TTA)와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 포럼에서 주관하고 있다.

    [원문링크]

    그렇다. 위피는 원래의 목적은 어떠한 휴대폰에서도 무선인터넷 컨텐츠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통일된 무선인터넷 플랫폼이다. 휴대폰에서 사용되고 있는 OS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무선인터넷 컨텐츠 역시 그 OS에 맞춰서 제작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공통 무선인터넷 플랫폼이 위피인 것이다. 의도는 역시나 통일성이었다.

    그런데 이 위피가 지금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위피로 인해 무선인터넷 컨텐츠 플랫폼이 통일되다시피 되었는데 해외 휴대폰의 경우 이러한 위피를 탑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무선인터넷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위피를 탑재하면 되잖는가. 그러면 간단할텐데. 국내에 출시할려면 위피를 탑재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하지만 해외 제조업체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위피는 플랫폼. 어찌보면 자바의 JVM과 같은 가상머신처럼 어느 플랫폼에서도 동일하게 동작하게 만들어야 한다. 자바의 JVM은 각 OS별로 포팅되어 있어서 지금은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위피는 일단 국내에서만 사용하는 플랫폼(위피 홈페이지에 가보니 영국 국기도 있던데 영국에서도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업체에서는 테스트가 되었지만 해외 업체에서는 아직 미지의 플랫폼이다.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위피를 포팅해서 자사의 폰에 탑재했을 때 다른 탑재되어있는 플랫폼과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까. 커널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다른 어플리케이션과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또한 위피의 탑재로 기존에 위피가 없을 때보다 퍼포먼스가 더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도 문제로 삼고 있다. 즉, 아직 확실히 검증이 되지 않아서 탑재하기 겁난다는 것이다(여기서 말하는 검증은 그 해외 제조업체의 휴대폰들에 대한 검증이다. 이미 위피는 국내에서는 잘 돌아간다고 검증되어있는 상태다).

    그러다보니 국내에서는 해외 제조업체(노키아, HTC, 애플, 소니에릭슨 등)에서 만든 스마트폰을 구경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체들, 특히 삼성과 LG에서 만든 휴대폰들이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독점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이들 업체의 가격담합으로 국내에서의 휴대폰 가격은 해외에 비해 상당히 고가며 국내에서 출시되는 휴대폰 스팩과 해외에서 같은 모델로 출시되는 휴대폰의 스팩에 차이가 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다. 위피 탑재를 꺼리는 해외의 우수한 휴대폰들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의 가격 담합 및 스팩 다운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경쟁상대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면 위피 정책을 폐지하면(여기서 말하는 폐지는 국내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때 반드시 위피를 써야한다는 정책을 뜻한다) 휴대폰 가격이 떨어질까?

    일단 어느정도 가격 다운은 기대할 수 있다. 당장에 애플의 iPhone 3G나 HTC의 터치 다이아몬드, 노키아 폰이나 림의 블랙베리 시리즈들이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여기에 조건이 있기는 하다. 3G 모델이어야 하며(3G의 경우 USIM의 교체로 이통사를 바꿀 수 있고 USIM만 있으면 기기교환도 자유롭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해당 모델의 기기인식을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이통사들이 해외의 스마트폰들을 모두 인식할 수 있도록 정책을 완화하던지 말이다. 그렇게 되면 적어도 삼성이나 LG에서 만든 휴대폰 못지않은 성능의 해외 휴대폰들이 국내에서 경쟁하게 되기 때문에 삼성이나 LG와 같은 국내업체들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성능을 더 향상시키던지 아니면 가격을 내려야 할 것이다. 같은 성능인데 가격이 해외 휴대폰이 더 싸다면 당연히 해외제품으로 손이 가지 않겠는가 말이다. 물론 AS 문제가 걸리기는 하지만 적어도 국내에 들어온다면 AS 문제는 어느정도 마련하고 올테니 크게 걱정은 안되고. 여하튼간에 경쟁을 통한 가격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CP사들 입장은 어떨까? 이게 딜레마다. 그동안 국내 무선인터넷 컨텐츠를 제공했던 서비스 업체들은 위피만을 생각하고 그것에 맞춰서 개발하면 되었지만 위피 정책이 폐지된다면 앞으로는 각 휴대폰 OS에 맞도록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하나일때는 그 컨텐츠를 잘 커스터마이징하는데 신경을 쓰면 되지만 여러 플랫폼에 맞출려면 인원확충부터 관련 기술까지 두루 검토해야 하니 부담은 2~3배이상 들게 뻔하다. 국내 CP들이 대부분 영세업체들인지라 기술력에 인원까지 갖춰진 CP를 찾기 어려우니 있는 인원으로 어떻게든 맞출려고 할테고 그러면 컨텐츠의 질은 어쩔 수 없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지금도 그닥 무선인터넷에 대한 컨텐츠의 평가가 안좋고 수요가 많지 않는 상황인데 더 떨어진다면 무선인터넷 시장은 고사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극단적인 경우가 되겠지만 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휴대폰 단말기 가격이 하락될 수 있고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겠지만 어디 단말기만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니 CP들이 건강하게 컨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는 환경도 함께 갖출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사회구조는 제로섬 구조인지라 서로 윈윈하기에는 벽이 좀 많다는 생각도 든다. 소비자가 득보면 상대적으로 손해나 어려움을 당하는 다른 한면 또한 존재한다는 것이 맘에 걸린다. 정말로 소비자도 좋고 컨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도 좋아할 수 있는 그런 정책으로 진행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위피만 폐지되어서 소비자들은 단말기 가격이 떨어지고 다양한 해외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만 촛점이 맞춰져 있어서 서비스 회사의 고충은 거들떠보지 않는 분위기가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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