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 국내 시장에서 철수를 했던 블랙베리가 다시 국내 시장에 돌아왔다. 과거 블랙베리 볼드 시리즈로 나름 매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한 터에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3년 전에 한국 지사를 철수시켰는데 이번에는 블랙베리 OS가 아닌 안드로이드를 품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블랙베리 프리브(Priv)를 들고 다시 국내 시장을 찾게 된 것이다. 참고로 프리브는 국내에는 이번에 출시되었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먼저 출시된 제품으로 반응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 스마트폰이다.


그 동안에 블랙베리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금치 못했는데 과거 기업에서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물리적 쿼티키패드를 통한 메일, 메시지 관리의 용이함 등의 메시징 부분의 장점과 BES를 통한 강력한 보안 덕분인데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성능과 보안성이 올라감으로 인해 기업 시장에서도 그 점점 밀려서 스마트폰 시장을 철수한다느니 마느니 하는 얘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는 블랙베리 OS가 iOS나 안드로이드, 심지어 윈도 OS 모바일 버전보다도 대중성이 떨어져서 그런 것도 한몫하고 있다. 그래서 블랙베리 OS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시킬 수 있게 내부적으로 에뮬레이터를 제공한다던지 하는 방법을 쓰다가 프리브에서는 아예 OS 자체를 안드로이드로 바꿔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출시를 하게 된 것이다. 블랙베리만의 전통적인 강점인 물리적 쿼티키패드와 메시징, 그리고 보안이라는 3대 강점을 계속 유지하면서 안드로이드를 통한 범용성까지 확보하겠다는 계산인 것인데 나름 시장에서 먹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9월 20일 저녁에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블랙베리 프리브 발표회를 가졌는데 그 현장의 내용을 좀 담아볼까 한다.


일단 공개된 프리브의 사양은 일단 2560 x 1440의 해상도를 지닌 5.4인치의 커브형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으며 540 PPI의 픽셀을 보여준다. 그리고 풀터치 디스플레이와 함께 슬라이드 형식으로 물리적 쿼티키패드를 함께 제공하는데 블랙베리의 최고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내부를 보면 스냅드레곤 808(헥사코어 1.4GHz x 4, 1.8GHz x 2)을 AP로 탑재하고 있으며 32GB의 내장 메모리와 함께 microSD를 통해 최대 2TB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한다. 3410mAh 용량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서 최대 22.5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고 카메라의 경우 슈나이더 크로이츠나흐 인증을 받은 1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전면 카메라는 200만 화소). OS는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가 탑재되어 있으며 BBM와 함께 카카오톡 등의 안드로이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시징 앱도 사용이 용이하다.

블랙베리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보안이다. 과거 기업형 스마트폰으로 전성기를 구가할 때 핵심 포인트가 바로 보안이었다. BES를 통한 강력한 통제 및 제어가 블랙베리의 강점이었는데 BES와는 다른 컨셉의 강력한 보안 기능이 이번 프리브에서도 구현되었다고 한다. DTEK 기능이 들어가있는데 마이크, 카메라, 위치 및 개인정보에 대한 앱의 접근을 모니터링하고 보고한다. 또한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서 앱을 제거하더나 기능을 꺼버리거나 하는 등의 권한 제어도 가능하다. 또한 RoT(Root of Trust)를 통해 하드웨어 자체에 암호화 키를 넣어서 하드웨어 뿐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플랫폼 전체를 보호하는 보안 기능도 제공한다고 한다. 부팅 시 인증 부팅 및 안전한 부트 체인을 통해 안드로이드 자체의 변질이나 앱의 조작 여부를 체크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의 기반이 되는 리눅스 커널을 보안 요소를 더 넣어서 강화했다고 한다. 기존 블랙베리 시리즈가 제공해주는 보안 기능 이상의 보안이 프리브에도 들어있다는 얘기다.

그럼 현장에서 살펴본 프리브의 디자인에 대해서 좀 살펴보자.



5.4인치의 커브형 OLED 디스플레이인데 요즘은 저렇게 엣지 디스플레이가 대세(?)인 듯 싶다. 이렇게 보면 그냥 풀터치 스마트폰처럼 보인다.



프리브는 147 x 77.2 x 9.4 mm의 크기를 지니고 있으며 192g의 무게를 지니고 있는데 요즘 나오고 있는 스마트폰들이 9mm 이하의 두께를 지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밑에서 얘기할 물리적 쿼티키패드의 존재로 인해 9.4mm도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USB 타입은 요즘 USB-C형으로 가는 추세인데 프리브는 아직까지는 mini USB 형식을 사용하고 있다. 오른쪽에는 전원 버튼, 왼쪽에는 불륨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



프리브의 핵심은 역시나 바로 슬라이더 형식으로 보이는 바로 저 물리적 쿼티키패드이다. 기존 블랙베리를 사용해봤던 사용자라면 저 물리적 쿼티키패드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잘 알 것이다. 아무리 터치키패드가 잘 나온다고 하더라도 손 끝의 감각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물리적 쿼티키패드의 존재는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메시지를 입력할 수 있게 해준다. 과거 블랙베리가 기업형 스마트폰으로 인기를 구사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저 물리적 쿼티키패드의 존재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그 경험을 다시 가져올 수 있을 듯 싶다. 물론 좀 아쉬운 점도 있는데 그건 밑에서 언급하기로 한다.



프리브는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블랙베리 OS가 아닌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최초의 블랙베리 스마트폰이다. 과거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시킬 수 있는 블랙베리 시리즈들은 있었다. 하지만 블랙베리 OS 위에서 에뮬레이션으로 실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속도가 상당히 느렸다. 하지만 프리브는 아예 안드로이드가 메인 OS로 탑재되어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일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듯 쓸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프리브는 엣지 형식의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는데 그렇다고 갤럭시 S 시리즈나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그런 엣지 수준은 아니고 끝이 살짝 구브려진 정도다. 디자인적으로 좀 더 부드럽고 깔끔하게 보이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될 듯 싶다.



카메라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슈나이더 크로이츠나흐 인증을 받은 1800만 화소의 카메라다. 전면도 카메라가 있는데 그건 화소수가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슬라이더 형식으로 물리적 쿼티키패드를 열었을 때의 모습이다. 정말 아이폰이나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면서 저 물리적 쿼티키패드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 앞서 얘기했듯 써본 사람들만 안다. 얼마나 쓰기 편한지.



9.4mm의 두께는 슬라이더 형식의 물리적 쿼티키패드의 존재를 생각하면 그렇게 나쁜 두께는 아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두께가 있어야 그립감도 나쁘지 않은 듯 싶다. 너무 얇으면 그것도 좀 애매하다.


키보드 얘기를 해보자.



슬라이더 형식의 물리적 쿼티키패드를 넣은 상태에서는 프리브는 그냥 풀터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다. 위와 같이 가상 터치키패드가 나오는데 블랙베리는 이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쓴 듯 싶다.



일단 키를 누를 때마다 햅틱 기능을 넣어서 키 입력을 도와준다(그런데 햅틱 기능은 어지간한 스마트폰에는 다 들어가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키 입력을 하다보면 단어가 만들어질 때마다 추천 단어가 키보드에 표시가 된다(보통은 키보드 위에 표시가 되곤 하는데 말이지). 그래서 조금의 손가락의 움직임만으로 손쉽게 추천 단어를 입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영문이나 숫자, 특수 기호 등을 넣기 위해 키보드를 바꿀 때에는 좌우 스와핑을 통해 변경이 가능하다(보통은 키보드에 변환 버튼이 있어서 그걸 눌러서 변경했다). 어찌되었던 터치키패드 부분도 많이 신경을 쓴 듯 싶다.



하지만 역시 프리브의 핵심은 저 물리적 쿼티키패드의 존재다. 직접 눌렀을 때의 손가락 끝에서의 느낌을 통해 정확히, 그리고 더 빨리 입력할 수 있어서 스마트폰을 통해 장문의 메일이나 메시징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편리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내 경우에는 기존 블랙베리 볼드 9000, 9700, 9780, 9900 등의 볼드 시리즈를 쭉 이용했던 사용자로서 누구보다도 블랙베리의 저 물리적 쿼티키패드의 장점을 잘 안다. 그리고 키보드를 눌렀을 떄의 그 쫀득쫀득함을 잘 안다. 하지만 이번 프리브에 탑재된 물리적 쿼티키패드에는 기존 볼드 시리즈가 갖고 있었던 그 쫀득함이 많이 사라진 듯 싶다. 물론 터치키패드를 누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정확성 및 사용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볼드 시리즈의 물리적 쿼티키패드가 주는 그 쾌감에는 덜미치는 듯 싶어서 아쉽다. 다만 터치키패드처럼 물리적 쿼티키패드도 스와핑을 통해 기능를 바꾼다던지 하는 것이 가능한데 그것은 좀 편한 듯 싶다.


스마트폰을 통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카메라인 듯 싶고 그래서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으로 카메라 성능 향상을 많이 꼽는다. 프리브의 카메라는 어떨지 궁금했다.



프리브도 여느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전후면 카메라를 모두 지원한다. 후면 카메라의 경우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1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면은 200만 화소의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다고 한다. 후면 카메라는 OIS 기능이 탑재되어 있고 듀얼 LED 플래시가 탑재되어 있다.



파노라마와 HDR은 이제는 모든 스마트폰의 기본인 듯 싶다. 프리브도 지원을 한다. 동영상 촬영에 슬로모션 비디오 촬영 기능도 제공한다.



동영상 촬영의 경우 최대 4K의 30fps 수준의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4K를 지원하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듯 싶다.


내부의 앱들에 대해서 가볍게 살펴보자.



프리브는 블랙베리 허브라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메시징을 한군데에서 모두 모아서 보여주는 기능이다. 메시징, BBM, 페이스북, 트위터 등 메시징 앱과 SNS 등을 지원하며 API를 제공하기 때문에 카카오톡 등의 앱도 향후에 제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통합 메시징 앱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나름 편리한 점도 있기 때문에 블랙베리 허브도 그런 측면에서 생각하면 될 듯 싶다.



앞서 프리브의 강력한 기능 중 보안을 얘기했는데 블랙베리 DTEK가 제공이 된다. 위와 같이 현재의 상태를 볼 수 있으며 앱들의 권한 조정도 가능하다. 요즘들어 개인사찰이니 도청이니 하는 문제떄문에 개인정보 보호와 그 외의 데이터 보안 등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블랙베리는 원래 이 부분에 강점이 있었고 이번 안드로이드로 넘어오면서 나름대로 잘 녹인 듯 싶다.



5.4인치의 화면 덕분에 웹브라우징도 나름 시원해서 좋은 듯 싶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이 아이폰6인지라 4.7인치의 화면만 보다가 5.4인치의 화면을 보니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프리브에 대한 설명은 아래의 발표 내용과 데모 영상을 보면 좀 더 이해하기가 쉬울 듯 싶다. 




이렇게 간단(?)하게 행사장에서의 내용을 좀 스케치해봤다.


블랙베리 프리브의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물리적 쿼티키패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무척이나 반갑고 고무적이라고 본다. 또한 오랫만의 블랙베리인지라 기존에 갖고 있었던 인식에 대한 기대로 인해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한국 출시가 좀 늦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작년 말에 출시한 제품인지라 시기상 좀 많이 늦었다. 전파인증이 올해 8월에 진행되었다고 하니 더 그런 듯 싶다. 가격은 60만원이 조금 못미치는 598,000원인데 해외에 먼저 출시되었기 때문에 직구로 구매할 수 있는 가격 등을 고려한다면 조금은 비싸지 않나 하는 것이 현장에 같이 있었던 주변 사람들의 얘기다. 직구를 이용하면 이보다 좀 더 싸게 구입이 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듯 싶다.


국내 시장에서의 프리브는 어떨까? 삼성이 갤럭시 노트 7의 배터리 폭발 이슈로 좀 주춤거리고 있고 LG의 V20의 출고가가 생각보다 높아서 시장의 반응이 좀 냉담한 상황인지라 나름 기회라는 생각은 들지만 블랙베리가 갖고 있는 그런 이미지, 즉 올드하고 기업형 스마트폰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컨슈머 시장에서의 반응은 여전히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블랙베리를 볼드 9000부터 사용해온 클래식 유저로서 좀 선전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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