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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심 엔지니어를 국가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IT topics 2007. 5. 3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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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하나의 사설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신문의 사설 중에서 핵심 엔지니어 국가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이다.

    [염주영 칼럼] 핵심 엔지니어 국가에서 관리해야 (서울신문)

    나 역시 글쓰기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어서 스마트플레이스의 바비님께서 올리신 이 사설에 대한 논평도 함께 공개한다.

    엔지니어의 외국 이직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읽고 (바비, 스마트플레이스)

    사설의 내용을 정리하면 최근에 와이브로 핵심 기술 유출 등의 사건을 예를 들며 그런 국가의 미래가 걸린 기술은 국가의 핵심 기술이므로 이런 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관련 엔지니어가 외국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저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저 논리대로 따지면 모든 엔지니어들은 다 잠재적 범죄자로 치부하고 그들의 생존권과 행복추구의 자유를 제한하겠다는 얘기다.

    과연 저 사설에서 예를 들은 와이브로 기술을 개발한 엔지니어들이 그 15조의 가치대로 대우를 받았는가 하는데 의문이 든다. 당근은 안주고 채찍만으로 계속 엔지니어들을 압박해서 만들어낸 기술이 아니냐 하는 말이다.

    왜 한국에서는 IT 엔지니어들의 수명이 짧은 지를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IT 엔지니어의 정년은 한국에서는 거의 37~8세로 굳혀저가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5~60세 되는 경륜이 많은 엔지니어들이 수두룩 한데 국내에서는 40세 이상의 엔지니어를 찾는것은 정말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다. 왜 그러는가? 오래된 IT 엔지니어들을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엔지니어들을 소모품 취급하고 있다. 가령 예를 들어서 네트워크 솔루션을 다루는 SI업체의 경우에는 정직원은 그다지 많지 않고 대부분이 계약직 엔지니어를 사용한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엔지니어가 회사를 나가더라도 이미 밖에서 비슷한 기술을 가진 다른 구직자들이 많으므로 언제든지 데리고 와서 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즉, 너 없어도 밖에 너 만큼의 기술을 지닌 우리회사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싫으면 나가라 하는 얘기다. 많은 CEO나 CTO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기술의 장벽이 낮아지고 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 한참 IT붐이 일어나 학원들이 사방팔방 생겨서 지금 구직 시장에는 자기 전공이 아닌데 학원 등에서 6개월정도 배워서 취업 시장에 나온 구직자들이 넘쳐난다. SI업계에서 그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말 그대로 기술의 수준이 낮아져서다. 기술의 수준이 낮다기 보다는 기술을 다루는 방법이 많이 쉬워져서일 것이다. 기술의 수준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에 비해 그 기술을 다루는 방법은 이전과 달리 엄청 쉬워졌다. 프로그래밍의 경우를 보면 예전에는 IDE 다루는 것도 하나의 기술이었다. Visual C++이나 Boland C++과 같은 툴들은 다루기 어려운 편에 속했다. 하지만 지금은 윈도 프로그래밍을 하기 위해서 굳이 Visual C++아니 Boland C++을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몇번 클릭만 하고 몇번 컨트롤을 갖다 놓는 것만으로도 쉽게 윈도용 응용 프로그램을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자바 역시 마찬가지다. 한때 자바가 유행한다고 해서 많은 자바 프로그래머들을 배출해냈다. 하지만 시장은 모든 자바 프로그래머들을 다 수용하지 못했다. 즉, 잉여 프로그래머들이 생긴 것이다. 이러니 시장에서 엔지니어들의 몸값은 떨어지고 대우를 제대로 못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무직 근로자들의 연봉은 해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고 IT 이외의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들의 몸값도 많이 올라갔는데 유독 IT쪽 엔지니어들의 몸값은 해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공대쪽을 지원할려고 하더라도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한 것을 보는데 어찌 고등학생들이 공대를 선택하랴. 차라리 의대나 사법쪽을 선택하는게 돈 많이 버는 길인데 말이다.

    국가 스스로가 필요하다고 해서 정책을 만들어놓고는 제대로 관리를 안해서 이렇게 망쳐놓았다. 그러고는 그 모든 짐들을 현재의 IT 엔지니어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면서 말한다. 우리는 해줄꺼 다 해줬다. 언제 제대로 대우를 해줬는가? 우리를 단순히 소모품으로만 취급하고 있지는 않은가 말이다. 수용하지도 못할 만큼 양성해놓고 경쟁력을 확 낮추고는 이제 너네들이 살길을 찾아라 했다. 그래서 나가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제대로 인정받고 살지 못하기 떄문에 엔지니어를 인정하는 외국으로 나갈려고 하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한국 엔지니어들의 실력을 인정하고 많이 끌어모으고 있다.

    너네들은 애국심도 없냐고 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애국심을 운운할 필요가 있을까? 내 배가 고프고 내 가족이 굶고 있는데 과연 이 나라가 나한테 해준 것이 무엇인가 말이다. 국가가 나를 위해 해줘야 할 것을 요구하기 보다는 내가 국가를 위해 뭘 해야할 지를 생각하라는 말이 이전에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다르다. Give and Take. 즉, 오는게 있어야 가는게 있는 것이다. 내가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 생기기 위해서는 국가가 나를 위해 해줘야 할 일들이 있는 것이다. 내가 봤을때 IT 엔지니어들은 충분히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 지금 한국이 IT 강국이라 불리는 이유가 도대체 누구 때문인가? 속 빈 IT 강국뿐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나라가 되기까지 IT 엔지니어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국가와 사회가 IT 엔지니어들에게 대우를 해줘야 할 것이다.

    기술 유출을 운운하기 전에 그 기술을 지닌 엔지니어를 제대로 대우해줘봐라. 그들이 왜 떠날려고 하는지 그 원인을 생각해고 해결해줘라. 그렇지 않으면 계속적으로 그들은 밖으로 나갈려고 노력할 것이고 잠재적인 기술 유출은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내가 글솜씨가 없어서 두서없이 막 써봤다. 그러나 저 사설을 읽는 순간 너무 화가 났다. 이제 좀 머리좀 식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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