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텔리전스 지원을 위해 CPU만 바꿔서 나온 아이패드 미니 7세대
지난 애플이벤트에서 아이폰16 시리즈들이 나온 다음에 바로 나왔던 루머는 다름아닌 아이패드 미니의 신제폼 이야기였다. 아이폰이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을 위해 확실히 AP(모바일 CPU)를 개선해서 A18, A18 Pro 칩셋을 탑재해서 나왔기 때문에 아이패드 역시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을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제대로 지원하려면 아이폰의 경우 A17 Pro 칩셋 이상이거나 아니면 M1 칩셋 이상이어야 한다. 그리고 올해 5월에 애플은 이미 아이패드 에어와 프로 시리즈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심지어 M4 칩셋도 맥 시리즈가 아니라 아이패드 프로에서 먼저 선보였고 말이다.
이에 관련한 내용은 아래의 어전에 썼던 포스팅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뭐 어찌되었던간에 현재 존재하고 있는 아이패드 시리즈들 중에서 정말 엔트리급인 일반 아이패드 말고 그런대로 급이 있는(?) 아이패드 시리즈들 중에서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이 시급한 아이패드 시리즈라면 아이패드 미니 시리즈였다.
그리고 결국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위해 아이패드 미니를 손보게 되는데..
이번에 발표된 아이패드 미니 모델은 왜 애플이 따로 영상을 만들어서 미디어 이벤트를 하지 않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번에 발표된 아이패드 미니는 기존 아이패드 미니 6세대(이하 6세대)의 후속으로 아이패드 미니 7세대로 불리는 것이 맞으나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 7세대라고 하지 않고 그냥 아이패드 미니 A17 Pro 모델(이하 A17 Pro 모델)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실제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는데..
이전 모델인 6세대와 비교해서 A17 Pro 모델은 디자인적인 부분은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 기능이 바뀌거나 추가된 것이 없다. 성능은 칩셋이 바뀌었으니 당연히 업그레이드 되었지만 말이다.
솔직히 외형이 하나도 안바뀌었고 디스플레이도 OLED나 miniLED가 아닌 그대로 IPS LCD를 그대로 쓴다. 8.4인치의 화면 크기도 해상도도 그대로이며 카메라 역시 동일하다.
그렇다면 기존 6세대 대비 뭐가 바뀌었는지만 간단히 보면 될 것 같다.
일단 가장 큰 차이점은 AP(모바일 CPU)가 바뀐 것이다. 기존 6세대의 A15 바이오닉 칩셋에서 A17 Pro 칩셋으로 바뀌었다. A17 Pro 칩셋은 아이폰15 프로 시리즈에서 탑재했던 AP다.
아이패드 미니 시리즈는 아직까지는 M 시리즈 칩셋을 쓰지 않고 A 시리즈 칩셋을 사용한다. 느낌이 화면이 좀 더 카진 아이폰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애플 인텔리전스가 딱 지원하는 최소 사양인 A17 Pro 칩셋을 탑재했다.
물론 그 덕분에 성능은 기존 대비 당연히 좋아졌지만 기존 A15 바이오닉 칩셋도 지금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성능인지라 이건 그냥 애플 인텔리전스를 위한 변화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다음은 애플 팬슬 지원인데 이건 바뀌었다. 애플 펜슬 프로를 지원한다. 즉, 기존 애플 팬슬 2세대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앞으로 애플은 애플 팬슬 프로를 계속 밀 것으로 보인다.
애플 팬슬 프로를 지원함과 동시에 호버 기능도 지원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큰 변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용량에도 변화가 있기는 하다. 기존 6세대는 64GB와 256GB의 2가지만 제공했는데 이번 A17 Pro 모델은 최소가 128GB이며 256GB와 최대 512GB까지 지원한다. 확실히 최소 용량이 64GB였을 때에는 많이 불편했는데 128GB로 늘어남으로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질 듯 싶다.
카메라 부분에 대한 물리적인 변화는 없다. 6세대와 동일한 크기와 조리개, 화소수의 렌즈를 사용하며 개수도 동일하다. 다만 A17 Pro 칩셋 덕분에 스마트 HDR4를 지원한다(6세대는 스마트 HDR3 지원). 이는 전후면 카메라 동일하다.
통신 부분에도 살짝 변화가 있는데 WiFi 6E를 지원한다(6세대는 WiFi 6을 지원했다). 그리고 이건 아쉬운 부분인데 이제 아이패드 미니 시리즈에서 물리심(nanoSIM)을 못볼 것 같다. A17 Pro 모델은 모두 eSIM만 지원한다.
대략적으로 위에 적은 것들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기존 6세대와 똑같다.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다면 밑에 애플스토어에서 제공하는 iPad 모델 비교하기를 보면 될 것 같다.
가격은 다행스럽게도 기존 6세대와 동일한 가격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는 가격이 다운된 것이라고 보여진다.
A17 Pro 모델은 기본 모델이 749,000원이고 셀룰러 모델은 979,000원에서 시작하는데 앞서 용량 부분에서 언급했듯 최소 용량이 64GB에서 128GB로 2배 늘어났다. 늘어난 용량을 생각한다면 가격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보면 되는데 아마도 전혀 바뀌지 않는 디자인에 대한 애플의 최소한의 배려(?)라는 생각도 든다.
난 이전에 아이패드 미니를 5세대를 써보고 6세대도 써봤다. 아이패드 미니의 경우 그 전에는 그냥 작은 애플 태블릿 정도로 생각했는데 4세대에서 5세대로 넘어오면서 AP가 확 좋아지면서 제대로 써볼만한 태블릿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6세대의 경우 기존 5세대 대비 크기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화면은 커졌고 홈버튼이 사라지면서 디자인적인 변화도 많이 생겨서 정말 많이 팔린 아이패드 미니 시리즈라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
다만 6세대의 고질적인 문제인 젤리스크롤 현상은 이번에도 개선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디스플레이 부분은 바뀐 것이 전혀 없기 때문에 말이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시점이 A17 Pro 모델이 나온지 그래도 좀 되었는데 젤리스크롤 개선 관련 내용을 볼 수가 없다.
앞서 언급했듯 이번 아이패드 미니 A17 Pro 모델은 기존 6세대에서 할 수 없는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을 위한 어쩌면 그냥 중간다리 같은 느낌을 주는 녀석이다. 물론 뇌(AP, 모바일 CPU)가 바뀌었기 때문에 성능 향상은 분명히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 기존 6세대에 탑재된 A16 바이오닉 칩셋도 지금 쓰기에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성능이기에 더 그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애플 인텔리전스의 한국어 지원은 내년 중순쯤(그나마 한국어 지원에 대한 기약이 없었는데 최근에 한국어 지원이 내년안에 된다는 오피셜 뉴스가 떴다)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아이폰과 달리 아이패드 미니에서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이 없는 아이패드 미니를 지금 업그레이드해서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만약 갖고 있는 아이패드 미니가 기존 5세대 이하의 모델이라면 충분히 바꿔도 괜찮다. 6세대를 살 수도 있지만 동일한 가격(물론 6세대의 중고 가격을 생각한다면 좀 고민이 되겠지만)에 AP가 업그레이드 된 A17 Pro 모델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런데 만약 6세대를 갖고 있다면 나 같으면 A17 Pro 모델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다.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이 안되는 A17 Pro 모델은 속도가 좀 더 빨라진 6세대인데 앞서 얘기했듯 6세대도 지금 사용해도 충분히 좋은 아이패드 미니라서 말이다.
왜 애플이 아이패드 미니 A17 Pro 모델을 발표하면서 별도의 미디어 이벤트나 영상을 만들지 않고 애플스토어에 그냥 발표했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