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20 이야기 - macOS Big Sur에 대해서
지난 3개의 포스팅을 통해 WWDC 2020에서 발표된 iOS 14와 iPadOS 14, 그리고 에어팟의 변화, 그리고 watchOS 7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봤다. WWDC 2020은 애플에서 만든 디바이스에 대한 OS 및 개발 도구에 대한 발표가 메인을 이루기 때문에 앞서 언급했던 iOS 14, iPadOS 14, watchOS 7 외에도 tvOS도 있고 macOS Big Sur에 대한 내용도 함께 있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모바일 OS가 아닌 데스크탑 OS인 macOS, 그 중에서 이번에 발표된 macOS Big Sur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참고로 이것들 말고도 tvOS, HomeKit 등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왔지만 아쉽게도 내 관심사 밖의 내용인지라 나중에 시간이 되면 그 때 나머지 부분은 정리하려고 한다.
macOS Big Sur
애플은 WWDC 2020을 통해 맥북 시리즈(맥북프로, 맥북에어 등)와 아이맥 시리즈(아이맥, 아이맥 프로 등), 맥 프로 시리즈, 맥 미니 시리즈 등 PC 계열인 맥 시리즈에서 사용하는 OS인 macOS의 신버전을 발표했다. 작년에 발표했던 macOS 10.15 카탈리나의 후속 버전인 macOS Big Sur를 발표한 것이다.
이 글 말고 다른 글을 통해서 언급을 하기는 하겠지만 이번에 발표된 macOS Big Sur는 여러가지로 맥 입장에서, 아니 애플 입장에서도 무척이나 중요하면서도 색다른 의미를 지닌 OS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macOS 카탈리나의 업데이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얘기다.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가볍게 살펴보자.
macOS 11.0
이번 macOS Big Sur는 버전이 10.X가 아닌 11.0이다. 드디더 Mac OS X를 넘어서 버전 11로 올라갔다는 얘기다. 2004년에 Mac OS X 10.0 치타를 시작으로 무려 16년간 버전 10에 대해서 메이저 업그레이드 15회를 진행했다. 보통 버전 표시를 할 때 메이저 버전.마이너 버전.리비전 번호 식으로 보여주는데 애플은 macOS에 대해서 OS X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메이저 업그레이드도 마이너 버전으로 처리를 해왔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Mac OS X는 없다. 애플은 macOS Big Sur를 macOS 11.0으로 버전 표기를 함으로 공식적으로 버전 10에 대해서 작별을 고했다. 이것은 새로운 CPU에 대한 대응을 문제없이 해결하겠다는 애플의 의지라고 보인다(애플 실리콘 관련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는 다름 포스팅때 정리하고자 한다). 이제 macOS Big Sur 이후의 macOS는 아마도 11.x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macOS Big Sur는 기존 macOS 카탈리나에 비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대폭 개선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WWDC 2020 키노트 영상을 보면서 macOS Big Sur의 아이콘들이나 기능들을 보면 뭔가 좀 이상하다. 무엇인가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그렇다. macOS Big Sur의 인터페이스 중 많은 부분이 iPadOS 14와 비슷하다.
일단 macOS Big Sur에서 제공하는 기본 앱의 아이콘을 iOS 14, iPadOS 14의 형태로 변경을 했다. 아이콘의 모양에 깊이, 그림자, 반투명성, 볼드 등을 통해 계층 구조를 표현했다고 한다. 보면 알겠지만 iPadOS에서 제공하는 아이콘과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르다. 똑같지는 않다는 얘기다. 어찌되었던 비슷한 모양을 지닌다.
앱의 UI 부분에도 변화가 있는데 이 부분은 밑에서도 언급할테니 넘어가도록 하자.
메뉴바 부분에도 변화가 있는데 일단 메뉴바에 iOS, iPadOS에서 제공했던 형식의 제어 센터가 추가되었다. 그리고 메뉴바에 쭉 보여지는 제어 기능 관련 아이콘들이 제어 센터 안으로 들어갔고 그것으로 인해 좀 더 메뉴바 부분이 깔끔해졌다. 물론 제어 센터의 항목을 메뉴바의 아이콘으로 끄집어 낼 수도 있다.
그리고 기존 버전에도 알림 센터는 존재했는데 그 알림 센터에 위젯 뷰어가 추가된다. 위젯 뷰어를 위해 위젯 갤러리가 또한 추가되었다. 위젯 갤러리에서 위젯 뷰어로 위젯을 옮길 수 있으며 크기도 조절이 가능하다. 이것만 보면 iPadOS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이렇게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변화를 통해 애플은 macOS와 iPadOS를 어느정도 사용성 측면에서 통합하는 과정을 시작했다고 보여진다. 지금은 이정도지만 다음 버전에서는 얼마나 합쳐질지 궁금하기도 하다.
메시지
앞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변화에서 언급했지만 기본 앱들의 UI가 iPadOS의 그것과 비슷하게 변경되었다고 했는데 메시지 앱 역시 마찬가지다. iPadOS에서 제공하는 메시지 앱과 UI가 동일하다. 같은 앱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다름아닌 맥 카탈리스트 때문이다. 밑에서 맥 카탈리스트에 대해서 언급하겠지만 iPadOS용 소스를 맥 카탈리스트를 통해 macOS Big Sur에서도 그대로 컴파일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주는데 애플은 기본 앱들을 맥 카탈리스트를 통해서 iPadOS용 앱들을 그대로 macOS Big Sur로 옮겨왔다. 밑에서 언급할 상당수 앱들이 이런 방식으로 제공된다.
메시지의 경우 검색 기능을 개선하고 사진과 비디오 공유를 위한 사진 선택 기능을 새로 디자인을 했다. 또한 미모지와 효과, 대화 고정 기능을 지원하고 그룹 기능 등도 개선했다. iOS 14, iPadOS 14에서 제공하는 메시지 기능이 그대로 macOS Big Sur에 들어왔다고 보면 된다.
지도
지도 역시 iPadOS용 지도 앱을 맥 카탈리스트를 통해 그대로 macOS Big Sur에 이식을 했다. iOS 14, iPadOS 14에서 제공하는 지도 앱의 기능을 그대로 macOS Big Sur에서도 쓸 수 있다.
대표적인 기능으로 위치를 저장할 수 있는 즐겨찾기 기능과 방문하려는 곳에 대한 가이드 기능, 원하는 지역을 눈높이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는 주변 보기 기능 등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출퇴근을 모니터링 하는 기능도 추가되었으며 인도어로 된 지도가 추가되었다.
그런데 지도의 경우 이미 국내의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등이 대부분 제공하고 있는 기능인지라 많이 사용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냥 맥 카탈리스트를 통해서 iPadOS용 지도 앱을 그대로 macOS Big Sur에 옮겨왔다는 것 뿐이다.
사파리
macOS의 기본 웹브라우저는 사파리다. macOS 뿐만이 아니라 iOS, iPadOS의 기본 웹브라우저는 사파리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금까지는 사파리는 구글 크롬에 밀려, 최근에는 MS 엣지에 밀려서 잘 사용하지 않았다(물론 내 경우에는 그랬었다).
그런데 크롬이 업데이트하면서 무거워지고 메모리 잡아먹는 귀신이 되면(특히나 macOS에서의 크롬은 정말) 사파리를 메인 웹브라우저로 쓰는 사용자들이 주변에 많이 늘어가고 있는 듯 싶다. 거기에 애플은 macOS Big Sur에서 사파리의 성능이 크게 개선한다.
일단 역대 가장 빠른 사파리 버전이 될 것이라고 한다. 크롬 대비 50%나 더 빠르다고 한다. 앞서 언급도 했지만 솔직히 크롬은 버전이 업데이트 되면서부터 플러그인들이 많아지는 것도 그렇지만 크롬 자체도 무거워지고 메모리를 엄청 잡아먹기 시작했다. Windows 버전은 그나마 덜한데 macOS 버전은 정말로 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롬을 계속 써봤던 것은 어찌되었던 사파리보다 좀 더 웹페이지를 잘 보여주기 때문 아닐까 싶다. 다양한 플러그인들의 존재도 그렇고 웹 호환성도 아직까지는 사파리보다는 크롬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사실이니 말이다. 물론 국내 사이트에 한정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만.
그런데 애플은 이번에 macOS Big Sur를 통해 사파리의 속도를 크롬 대비 50% 더 빠르게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아무런 플러그인을 설치하지 않은 순수 크롬 자체와의 비교일 것이다(그게 가장 빠른 크롬의 속도일테니). 이제 웹 호환성 부분만 어느정도 해결된다면 주력으로 사파리를 쓰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수도 있을 듯 싶다.
보안 부분에 대해서도 강화되었다고 하는데 웹 트래커를 확인하고 프라이버시 리포트를 볼 수 있는 새로운 프라이버시 툴바 버튼이 제공된다. 해당 웹페이지가 어떤 식으로 내가 입력한 내용들을 관리하는지, 어디로 데이터를 날려보내는지 등을 모니터링해서 그 내역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쿠키 사용 추적도 리포트에 포함된다고 한다. 리포트를 보고 이상한 사이트로 데이터가 날라가는 것이 포착된다면 해당 웹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아야 할테니 말이다.
확장 기능 부분도 대폭 개선이 된다고 한다. 사파리 확장 기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크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고 기능도 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찾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사파리 확장에 대한 검색을 이제는 맥 앱스토어를 통해서 제공해준다고 한다. 또한 확장 기능에도 보안성을 강화해서 제공한다고 한다(웹 서비스 별로 확장 기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체크하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시작 페이지에 대한 더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사파리를 처음 띄웠을 때 특정 페이지로 이동할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달력이나 시계를 보여주던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시작 페이지의 구성을 좀 더 버라이어티하게 꾸밀 수 있다는 얘기다. 데모를 보니 시작페이지에 마치 위젯을 설치하듯 끼워넣을 수 있게 했다.
그리고 탭 부분의 디자인도 새로 재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탭이 많아질수록 탭의 크기가 자동으로 작아지는(그런데 이건 크롬에서 이미 제공했던 기능 아닌가?) 기능이 들어갔고 해당 탭 위에 마우스를 올려두면 페이지 미리 보기 기능을 제공한다. 그리고 같은 종류의 사이트에 대한 탭이 열려있으면 한꺼번에 닫기도 가능하다(데모에서는 핀터레스트 사이트를 여러 탭으로 보여주고 한꺼번에 날려버렸다).
그리고 사이트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이미 크롬에서는 구글 번역을 통해 제공했던 기능인데 애플은 사파리에 이제야 넣어준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번역 툴은 제공해주지만 왠지 한국어 번역 기능은 없을 듯 싶다. iPadOS 14의 사파리 번역 기능에 한국어가 빠져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사파리는 이번 macOS Big Sur의 여러 변화들 중에서 가장 많이 변화된, 어찌보면 밑에 소개할 맥 카탈리스트와 함께 macOS Big Sur의 핵심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크롬의 점유율을 잡아먹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듯 싶다.
맥 카탈리스트
앞서 사파리의 변화에 대해서 언급했지만 이번 macOS Big Sur에 있어서 가장 큰 기능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작년에 macOS 카탈리나가 소개되면서 함께 소개되었던 내용 중에 프로젝트 카탈리스트가 있었는데 맥 카탈리스트는 그 프로젝트 카탈리스트의 결과물이라고 보면 된다.
프로젝트 카탈리스트는 앞서 메시지, 지도 등의 앱에 대해서 언급할 때 얘기를 했는데 iPadOS용으로 만든 프로그램을 특별한 작업 없이 macOS에서도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개발 솔루션이다. 그런데 이미 iPadOS용으로 나온 프로그램 실행파일을 macOS에서 실행하는 에뮬레이터와 같은 것이 아닌 iPadOS용 프로그램의 소스를 macOS용으로 그대로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개발 툴이다.
이번 macOS Big Sur에는 지도, 메시지, 주식, 음성 녹음. 팟캐스트, 내 디바이스 찾기, 홈 등의 앱을 맥 카탈리스트를 통해 iPadOS 14에서 제공했던 앱을 그대로 이식을 했다. 다음 포스팅인 애플 실리콘을 설명할 때 언급하겠지만 맥 카탈리스트를 통해서 만들어진 앱들은 CPU(지금의 x86, 향후의 ARM)에 상관없이 동작할 수 있게 바이너리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뭐 어찌되었던 맥 카탈리스트는 iPadOS용 앱들을 macOS Big Sur에서도 쓸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macOS용 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iPadOS용 앱들을 이제는 macOS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 맥의 활용성이 더 넓어지고 커진다는데 그 의미가 있을 듯 싶다.
그리고 맥 카탈리스트의 경우 iPadOS용 앱을 그대로 가져온다고 하지만 macOS가 탑재된 장비의 해상도도 다르고 사이즈 변형이 가능한 데스크탑 OS이기 때문에 그련 특징에 맞는 기능들이 더 추가가 된다. 즉 맥북이나 아이맥 등의 맥 시리즈에서 제공하는 네이티브 해상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이 들어간다.
또한 아무리 아이패드와 맥의 사용성을 비슷하게 맞춘다고 하더라도 아이패드와 맥은 그 접근성이 근본적으로 틀리기 때문에 맥의 접근성에 맞춰서 새로운 메뉴와 키보드 API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터치 위주의 아이패드와 키보드, 마우스 중심의 맥은 앱의 접근 방식이 아무래도 틀리기 때문에 이런 차이점을 제공하는 듯 싶다.
맥 카탈리스트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인 애플 실리콘에서 더 다루기로 한다.
배포는 언제?
아직까지는 아니겠지만 앞으로 macOS와 iPadOS는 그 진행 스탭이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나중에는 합쳐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이게 주 목적이겠지만). 일단 macOS Big Sur는 iOS 14, iPadOS 14가 개발자 베타가 공개된 것처럼 개발자 베타 버전이 공개가 되었다. 퍼블릭 베타 역시 7월 중순이나 8월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식 버전은 iPadOS 14 정식 버전 배포와 맞추지 않을까 싶다.
macOS Big Sur의 의미
애플은 십수년간 쭉 이어폰 Mac OS X, 즉 OS 10 버전에 대한 미련(?)을 떼고 새로운 버전인 11을 들고 나왔다. 즉, macOS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애플 실리콘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자세히 얘기하겠지만 macOS Big Sur는 CPU 통합의 의미도 있을 뿐만 아니라 디바이스 통합의 의미도 있다.
애플 실리콘 데모에서 ARM 기반의 아이패드 프로 4세대에 탑재된 A12Z 바이오닉 칩셋을 탑재한 DTK(개발 전환 킷)에 탑재된 OS가 macOS Big Sur였다는 사실만 봐도 macOS Big Sur는 인텔의 x86 CPU와 함께 아이패드와 아이폰용 CPU인 ARM 기반 A 시리즈에도 대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게 의미하는 것은 아이패드용 어플리케이션들이 그대로 맥 시리즈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애플이 새로 만들 ARM 기반의 자체 CPU가 탑재된 맥에 한해서지만 말이다. x86 CPU가 탑재된 맥에서는 직접 실행은 못하고 맥 카탈리스트를 통해 만들어진 어플리케이션이 동작되게 될 것이다.
물론 아직은 iPadOS와 macOS의 통합을 당장 진행한다고 할 수는 없다. 앞서 언급했듯 아이패드와 맥의 사용 방식과 접근 방식이 틀리고 사용자들이 접근하는 방식 역시 다르다. 다만 본격적으로 통합을 위한 작업은 시작되었고 애플은 아이패드를 맥에 가깝게 가져가려는 것이 아닌 맥을 아이패드에 가깝게 가져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macOS Big Sur는 그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밑에 WWDC 2020 키노트 영상을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