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미난 기사를 하나 봤다. 미국의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기사를 냈는데 구글이 HTC를 조만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 뉴스를 보고 연합뉴스가 구글이 HTC를 인수한다는 기사를 냈다. 일단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는 구글이 HTC를 인수했다는 뉴스는 안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뉴스는 인수가 거의 임박했다는 내용이었다. 구글이 HTC를 인수하겠다는 얘기는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인수를 위한 협상에 대해서는 부인은 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다른 뉴스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어떤 이유에서든간에 구글이 HTC를 인수하려고 하는 중임은 사실인 듯 싶다. 그리고 거의 막바지 단계에 온 것으로 보인다.


모토롤라의 인수 및 매각 등 한번의 실패를 갖고 있는 구글


구글이 HTC를 인수하면 그 전에 인수했던 모토롤라를 레노버에 매각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하드웨어 제조를 품게 되는 것이다. 구글이 7년전에 인수했던 모토롤라를 3년전에 레노버에 매각을 했는데 재미난 것은 구글이 모토롤라를 레노버에 매각했을 때에는 하드웨어 제조 부분만 매각하고 모토롤라가 갖고 있던 특허는 그대로 보유한 상태였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HTC를 인수하려고 하는 모양이다. 뭐 모토롤라의 인수 및 매각에 대해서는 구글이 모토롤라가 갖고 있는 휴대폰 관련 특허만 노린 것이라는 얘기가 정설처럼 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모토롤라를 갖고 있을 당시 구글은 여러 안드로이드 제조 협력업체와의 관계도 있고 스마트폰 제조에 대한 운영 노하우(제조 노하우는 모토롤라가 그동안 만든 피쳐폰이나 스마트폰이 몇개인데 없다고 말하기 어렵지 않을까)가 부족해서 실패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은 넥서스 시리즈와 픽셀 시리즈 등을 내놓으면서 나름대로의 스마트폰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하드웨어의 운영 경험도 축적되었겠다 애플을 보면서 OS에 대한 주도권은 갖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사용되어지는 것은 하드웨어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답답함도 없잖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결국 다시 하드웨어를 손대고 자기네들의 입맛에 맞는 하드웨어를 만들려고 HTC를 인수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넥서스와 픽셀을 제조한 HTC, 픽셀을 통해 하드웨어 경험을 갖게 된 구글, 그래서?


HTC가 만든 구글의 넥서스 원


그러면 왜 HTC인가? 구글은 HTC와 인연이 많다. 구글의 최초의 넥서스폰을 만든 회사가 HTC다. 그리고 작년에 나온 픽셀 시리즈를 만든 제조사 역시 HTC다. 넥서스 스마트폰의 경우 OS는 전적으로 구글이 만들고 하드웨어는 넥서스를 제조하는 업체가 설계를 해서 만든다.


일반적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구글이 오픈한 안드로이드를 제조사들이 가져와서 자기네 하드웨어 및 서비스에 맞게 어느정도 커스터마이징을 한 후에 자기네들의 하드웨어에 탑재하고 내놓는다.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들이 그렇고 LG나 소니, 그리고 지금 말하고 있는 HTC 역시 디자이어나 원 시리즈들을 그렇게 내놓았다. 그래서 넥서스 시리즈들을 보면 OS는 구글의 순정 OS이지만 하드웨어의 특성에 따라 성능의 차이가 많이 났던 것이 사실이다. 하드웨어의 설계는 구글이 아닌 제조사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하드웨어 설계 때 구글이 어느정도 어드바이저 역할로 자문 정도는 줬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참고사항일 뿐이고 실질적인 회로 설계 및 내부 칩 선택 등은 제조사의 몫이었다.


그런데 작년에 나온 픽셀 시리즈는 얘기가 다르다. OS는 물론이고 하드웨어의 설계까지 구글이 맡아서 진행했다고 한다. 설계된 내용을 갖고 조립만 HTC가 한 것이다. 즉, HTC는 제조공장의 역할만 했을 뿐 그 앞에서 진행되는 하드웨어의 기획 및 설계는 모두 구글이 했다는 것이다. 픽셀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구글은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적 배경을 갖추게 되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넥서스 시리즈와 달리 픽셀 시리즈는 구글이 하드웨어 설계까지 맡았다고..


그리고 HTC는 그런 구글의 픽셀 시리즈 제조에 잘 협조를 해줬다. 보통 다른 제조사들은 생산만 하라는 조건에는 잘 협조하지 않는 편인데(나름대로의 하드웨어 제조의 곤조가 있다보니) HTC는 여러가지 면에서 구글과 코드가 잘 맞았던 것 같다. 구글 입장에서도 최초의 넥서스 제조사이자 최초의 픽셀 제조사라는 관계로 인해 HTC가 삼성이나 LG, 화웨이, 레노버 등의 다른 협력업체보다는 접근하기가 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만이 아닌 VR 모델인 바이브도 구글이 HTC를 선택한 이유?


또 구글이 왜 HTC를 인수하려고 할까? 스마트폰의 제조 때문도 있겠지만 HTC의 VR 단말기인 바이브 때문도 한몫하고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한 후 VR 시장에서 제대로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구글 입장에서도 VR 컨텐츠를 제대로 소화시킬 수 있는 레퍼런스용 VR 단말기가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데이드림이라는 VR OS도 내놓은 상황에서 카드보드만으로는 구글이 원하는 VR 컨텐츠의 소비를 다 끌어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구글의 VR 플랫폼인 데이드림


페이스북이 삼성 등과 협력하여 오큘러스를 플랫폼화하여 나름 페이스북의 VR 컨텐츠들을 확산시키려는 모습을 보면서 데이드림에 유튜브라는 훌륭한 컨텐츠 플랫폼을 지니고 있는 구글로서는 유튜브의 VR용 컨텐츠에 데이드림을 태워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VR 단말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든 직접적으로 보일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오큘러스나 기어 VR 등 서드파티 VR 단말기를 통해서도 가능은 하겠지만 구글이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말이다.


HTC의 VR 단말기인 바이브


그런 의미에서 HTC가 갖고 있는 바이브는 데이드림을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좋은 레퍼런스로 만들기에 충분한 녀석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구글이 HTC를 인수하려고 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모토롤라 운영의 실패를 바탕으로 HTC는 다를 것이라 생각하는 구글?


어찌되었던 구글은 모토롤라를 레노버에 매각한 이후 3년만에 다시 HTC를 인수하여 하드웨어 시장에 뛰어들려고 하고 있다. 물론 픽셀 시리즈를 통해 하드웨어 시장에 뛰어들었기는 했지만 위탁 생산과 직접 생산은 차원이 다르다. 물론 애플 역시 아이폰을 직접 생산하지는 않고 폭스콘 등의 제조 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을 하고 있어서 픽셀 시리즈를 내놓은 구글과 비슷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애플은 구글과 달리 처음부터 하드웨어 기획 및 설계의 주도권을 잡고 시작한터라 구글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폭스콘은 애플의 위탁 생산업체이기는 하지만 애플의 하부 공장 조직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아이폰 제작에 한해서는 말이다. 구글 역시 HTC를 그렇게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구글이 인수하면 HTC는 구글의 자회사가 되며 애플이 폭스콘에 행사하는 영향력보다 더 큰 영향력을 HTC에 행할 수 있다.


폭스콘은 애플로부터 받은 노하우를 이용하여 특허 등에 구애받지 않는 중국 등에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내놓을 수 있지만 HTC의 경우에는 구글의 허락이 없으면 자체 브랜드로 뭐를 내놓을 수 없게 된다. 구글이 HTC를 애플이 폭스콘을 제어하듯 할 수도 있겠지만 아예 인수하여 자회사로 만들어 자기네들의 통제하에 둘려고 하는 이유는 아마도 HTC의 자체적인 브랜드보다는 구글 브랜드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만들려는 의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토롤라를 7년전에 인수했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토롤라의 경영진이나 엔지니어들을 핸들링하기에 구글은 그 힘이 모잘랐었던 것 같다. 모토롤라가 미국 기반의 회사여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 기반의 HTC는 모토롤라와는 좀 다른 기업 문화를 지닐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구글이 원하는대로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달라지고 있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독자적인 길을 가고자 하는 구글?


뭐 어찌되었던 아직 결론은 안났지만 거의 구글이 HTC를 인수한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의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에 대해 협력업체들이 구글의 뜻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고 탈 안드로이드의 움직임도 조금씩 보이고 있으며(대표적인 경우가 삼성의 타이젠 밀기가 있다. 물론 거의 효과가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바일용 윈도보다는 점유율이 조금 더 높다) 여러 중소규모의 제조업체들(대표적으로 중국 제조업체들)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들고는 있지만 제대로 지원이 안되고 있으며(OS 업그레이드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구글이 배포하는 안드로이드보다는 오픈소스로 된 AOSP(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플랫폼)를 가져다가 자체적으로 커스터마이징해서 쓰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구글의 서비스 사용 및 광고 수입 전략 등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VR 시장을 위한 제대로 된 레퍼런스를 가져가기 위해 HTC를 인수하여 다시 한번 하드웨어 제조까지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미 한번 실패를 맛봤으니 그 경험을 되살려 제대로 운영해보자라는 생각도 있을꺼 같기도 하고 말이다.


참고로 구글이 HTC를 운영한다고 얘기가 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HTC와 협상중이며 알파벳이 HTC를 인수하게 되면 구글과 HTC는 알파벳의 자회사로 동등한 위치를 갖게 된다. 하지만 겉으로만 그렇게 될 뿐이며 구글이 HTC를 제어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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