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pods Max] 정말 간단히 살펴 본 에어팟 맥스 이야기
작년에 애플이 에어팟 맥스를 출시할 때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이유는 개인적으로 음향장비, 특히 이어폰이나 해드폰에 관심이 많았고 음악감상 취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에어팟 프로를 사용하고 있는 터라 에어팟 프로의 후속 모델이나 다름없는 에어팟 해드폰 모델인 에어팟 맥스에 어쩔 수 없이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었다.
비록 애플 이벤트를 통해서 공개된 것이 아닌 애플스토어를 통해 몰래 공개(?)된 에어팟 맥스이기는 하지만 그 전에 에어팟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나올 것이라는 루머로 인해 그 디자인이나 성능 등이 무척이나 궁금했고 애플스토어를 통해서 공개되었을 때 기대가 되기도 했다.
일단 디자인 부분에 있어서는 합격점을 줄만 했다. 이상하게 어떤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애플이 만들면 뭔가 감성적인 부분이 더 돋보이는 효과가 있어서 디자인적인 부분은 충분히 먹고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가격을 보고는 좀 놀래기는 했지만 말이지.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의 애플스토어 공식 가격은 719,000원이니 말이지. 아무리 애플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하더라도 생각보다 좀 많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기도 했고.
그래서 출시 이후 한동안 가격의 부담으로 인해 관심을 안갖게 되었다. 게다가 블로그 리뷰와 유튜브 리뷰들을 살펴보니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것을 보게 되면서 더더욱 가격에 대한 부담에 더해서 관심이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올해 초에 갑자기 에어팟 맥스에 대한 필이 땡겼다. 뭐 그런 때가 있다. 갑자기 필 받아서 막 사고 싶어질 때가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해드폰인데 그냥 구입할 수는 없고 좀 들어보고 구입 여부를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사동 애플스토어나 여의도 애플스토어에 가서 청음을 해보려고 헀는데 문제는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예약 후 방문해야 하며 에어팟 맥스 청음을 위한 예약은 안받는다는 얘기가 있어서(실제로 가봤는데 들어갈 수 없었다) 애플 스토어는 포기했다. 그리고 프리스비나 A#과 같은 프리미엄 리셀러 매장에 갔을 때에는 에어팟 맥스가 전시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들어볼 수 없어서 어느정도 에어팟 맥스에 대해서 포기하고 있을 때 갑자기 에어팟 맥스를 청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갤럭시투고 서비스로 갤럭시 Z 폴드2를 대여하러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일렉트로마트에 갔을 때 거기의 애플 매장에서 에어팟 맥스가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그곳 매장 담당자에게 청음이 가능하냐고 물어봤더니 들어도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 아이폰12프로맥스에 연결해서 청음을 좀 해봤다. 정말로 궁금해서 말이지.
전시 제품을 사용했던 터라 긴 시간 들을 수는 없었고 짧은, 얼추 한 10분정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느낌이 어땠는지 간단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참고로 음원은 타이달(Tidal) 서비스의 마스터 음원들로 해봤다. 이왕이면 고품질 음원으로 하는 것이 좋을 듯 싶어서 말이지.
일단 디자인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자. 착용 샷은 아래의 사진을 참고하길 바란다. 이 글을 보는 분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눈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그런데 그게 더 이상하게 보일지도 -.-).
디자인
일단 디자인에 대해서는 뭐 괜찮다는 평가 외에는 다른 얘기를 할 수 없을 듯 싶다. 애플스토어에서 사진으로 봤을 때도 무척이나 미래지향적인 사이버틱한 디자인으로 괜찮아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더 괜찮아 보였다.
그렇다고 주변의 시선을 확 끌만큼 너무 튀는 디자인도 아니다. 물론 사이버틱한 디자인으로 인해 눈길을 끌 수는 있겠으나 어떻게 보면 또 무난무난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 싶다. 전시되어 있던 에어팟 맥스는 스페이스그레이 색상의 모델이었는데 색상 덕분에 더 미래에서 온 디자인처럼 보이기는 했다.
무게
많은 논란이 되었던 무게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자. 에어팟 맥스의 공식 무게는 384g으로 해드폰치고는 꽤나 무거운 측에 속한다. 경쟁 제품들, 즉 소니의 WM-1000XM4나 젠하이저의 모멘텀3 등이 200g 전후의 무게로 가벼움을 강조하고 있기에 더욱 무겁게 보이기도 하다.
확실히 들었을 때 무게감이 어느정도 있게 느껴졌다. 아니, 좀 무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착용했을 때는 그 무게감을 느낄 수 없었다. 무게 배분을 얼마나 잘했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냥 들었을 때와 달리 머리에 착용했을 때는 그렇게 무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앞서 얼추 10분정도 착용해서 들었다고 했는데 그 10분동안에 무거워서 목이 아프다던지 하는 느낌은 없었다. 물론 10분 정도밖에 안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2~3시간 정도 착용하면 목에 부담이 좀 생길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체험할 수 있는 상황이 못되어서 말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부담은 없었다. 즉, 무게에 대해서는 부담을 안갖어도 될 듯 싶었다.
컨트롤
조작 부분은 뭐 처음 쓰는 사람들은 헷갈릴 수 있는 디지탈 크라운이지만 난 이미 애플 워치 3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닥 헷갈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익숙해서 그런지 조작에 대한 어려움도 없었다.
노이즈 캔슬링
노이즈 캔슬링 기능과 주변음 기능에 대해서는 리뷰들이 한결같이 최상이라고 평가를 했고 직접 사용해봤을 때도 그 평가가 옳다는 것을 느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정말로 여지껏 써왔던 해드폰, 이어폰들 중에서 최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에어팟 프로를 쓰고 있고 에어팟 프로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도 최상에 가까웠는데 에어팟 맥스는 그보다 더 좋다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지. 애플 매장 주변이 무척이나 시끄러웠는데 노이즈 캔슬링을 켰을 때 주변이 싹 조용해지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음악을 들었을 때도 주변 소음이 안들이니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던 것 같고 말이지.
주변음 허용 기능
주변음 기능 역시 좋았는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냥 주변음 기능을 끄고 소리를 듣는 것과 주변음 기능을 켜고 듣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자연스럽게 들린다고는 하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래도 마이크를 통해서 들어오는 소리인지라 자연스럽다는 느낌보다는 인위적인 느낌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에어팟 프로의 주변음 기능도 내 입장에서는 나쁘지는 않았지만 뭐 자연스러웠다는 정도는 아니었다. 뭐 그래도 해드폰을 착용한 상태에서 나름 문제없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있고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기능적으로, 성능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사운드(음질)
그리고 에어팟 맥스 리뷰들 중에서 극과 극으로 갈리는 부분이 다름아닌 음질 부분이다. 에어팟 맥스도 어찌되었던 무선 해드폰이기 때문에 음악을 듣기 위해서 사용하는 제품인지라 음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 리뷰들을 보면 괜찮다는 평가도 있지만 내가 본 리뷰들 중 70% 이상이 음질은 가격을 생각한다면 좀 아니라는 평가가 더 많았다. 앞서 언급했듯 에어팟 맥스는 72만원 정도 하는 해드폰 치고는 고가에 속하는 제품인데 그 가격을 고려했을 때 사운드는 그 절반 정도인 40만원 전후의 제품 정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래서 직접 들어봤다. 음원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고품질 음원으로 듣기 위해서 타이달에서 마스터 음원으로 재생해서 들어봤다.
10분 정도로 얼추 6~7곡 정도를 스킵하면서 들었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일단 그 정도로 들었을 때 느낌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음색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바 저음과 고음이 강조되는 V자 음색, 혹은 U자 음색은 아니다.
몇 곡을 들으면서 느꼈던 것은 일단 저음이 약하다는 것이다. 저음이 많이 빠진다는 것인데 저음이 강한 노래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음이 좀 적게 들렸다. 작게 들렸다는 것은 아니고 저음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얘기가 맞을 듯 싶다. 뭔가 심장이 울릴 듯한 둥둥거림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뭐 저음에 찌그러짐이 있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볼륨을 키웠음에도 불구하고 저음이 볼륨 대비 그렇게 크게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 좀 아쉬웠다.
그런데 중음 부분, 미드 영역은 좀 강조된, 도드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미드 영역은 보컬 영역이다. 사람의 목소리는 확실히 잘 들렸다. 보컬이 강한 노래에 꽤 어울리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고음 영역은 어떨까? 에어팟 맥스에 대한 소개 내용들 중에서 고음이 잘 표현된다는 문구를 봤던 것 같았는데 실제로 고음은 저음의 빠지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강조된다는 느낌도 못받았다. 뭐 좋게 말하자면 자연스럽게 들려지는 수준인데 희열을 느낄 정도로 고음이 확 들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것 같다.
그렇다고 고음에서 뭔가 찌그러짐이 생긴다던지 하는 느낌도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 고음이 막 강조되어 들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는 느낌은 받았다. 미드 영역이 강조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적게 들리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고 말이지. 그렇다고 저음이 빠지는 수준정도는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에어팟 맥스는 짧게 들어본 정도였지만 개인적으로 느끼는 점은 V자 성향이나 U자 성향이 아닌 플랫한 성향을 지닌 중립적인 음색을 지닌 해드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원에 따라서 음원 자체의 고유한 소리를 들려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뭔가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느낌 때문인지 각종 리뷰에 가격을 생각했을 때 만족스럽지 못한 사운드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들려주지 못해서 말이지. 실제로 들었을 때 그냥 듣기에는 무난한 수준임은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로 집이나 회사에서 사용하는 젠하이저의 HD560S, HD569 등과 비교했을 때 사운드가 더 우수하다는 느낌은 못받았으니 말이다.
음질에 대한 부분은 확실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 대비 아쉽다는 것이지 못들을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에어팟 맥스의 경우 사운드만을 보고 쓰는 제품은 또 아니기에 사운드의 아쉬운 점은 다른 기능들로 매꾸는 상황이다.
가격 대비 아쉬운 부분이...
앞서 디자인 부분이나 노이즈 캔슬링, 주변음 모드 등의 기능들과 애플 제품들과의 연계성 등의 기능적인 부분이 사운드의 아쉬운 부분을 커버하면서 애플 프리미엄 효과와 함께 72만원 정도의 가격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앞서 가격을 고려한다면 많이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아무리 기능이 좋다고 하더라도, 애플 프리미엄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해드폰인데 사운드가 아쉽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72만원의 가격이라면 도저히 구입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팡을 통한 반격이..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생겼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도중에 쿠팡에서 메시지가 하나 날라왔다. 애플 특별 할인전을 하고 있는데 에어팟 맥스 실버 모델의 가격이 59만원에 뜬 것이다. 72만원에서 59만원으로 얼추 13만원이나 싸게 떴다. 이건 못참지!
만약 72만원을 주고 구입하라고 한다면 정말로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쿠팡 메시지를 보기 전까지 계속 고민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59만원 정도라면 충분히 구매할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탈바꿈되었다. 사운드의 아쉬움이 13만원의 가격으로 충분히 매꿔지기 때문이다.
글을 쓰다가 결국 질러버렸고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하루 뒤에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을 공개하는 시점에서는 이미 받았을 듯 싶기도 하고 말이다. 스페이스그레이 모델이 땡기기는 했지만 실버 모델도 꽤 괜찮기 때문에 득템까지는 아니더라도 얼추 제값(?)주고 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다음 글에는 에어팟 맥스의 실제 사용기를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체험 관련 글을 쓰다가 질러버린 상황이 되었다. 이건 예전에 아이패드 미니 5 관련 글을 썼을 때와 동일한 상황이다.
그럼 다음 글을 기대하시라.. 뭐 이렇게 마무리가 될 듯.. ㅋㅋ
PS1) 이 글을 발행한 시점에서 이미 내 손에 이게.. ㅋㅋ
PS2) 참고로 이 글은 갤럭시 Z 폴드2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서 작성한 글이다. 갤럭시 Z 폴드2에 이렇게 연결해서 쓰니 괜찮다. 다만 블투 키보드에 따라서 쓰는데 불편할 수도 있다. 그 부분은 나중에 따로 언급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