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악플과 인터넷 실명제' 라는 글을 통해서 평소에 생각했던 인터넷 악플에 대한 얘기를 했다. 확실히 민감한 얘기라서 그런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덧글을 많이 달아줬다. 실명제를 옹호하는 글들이 있는가하면 단순히 악플러때문에 실명제를 시행하는 것은 빈대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것과 같다는 얘기도 있었다. 모두 옳으신 말씀들이다. 예전과는 달리 거친표현, 악플들이 안달렸다는 부분에서 더 고무적인거 같아서 기쁘다. 어제 쓴 글을 유심히 보면서 너무 실명제에 대한 아득한 기대만을 적은거 같아서 몇가지 좀 더 얘기하고자 한다. 좀 공상적인 내용이 있을 수 있으며 현실과는 약간 동떨어질 수 있는 내용일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둔다.

확실히 실명제만으로는 악플을 완전히 잡아내기는 어려울것이다. 인터넷 악플의 온상이라 불리는 네이버나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실명제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실명제가 적용된 사이트에 악플러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는 실명제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첫 번째 이유는 실명인증에 대한 헛점때문일 것이다. 가상의 인물로 실명을 인증하는 경우다. 즉,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를 도용해서 실명인증을 하는 경우에는 실명제의 의미가 없다. 당사자는 하지도 않은 일인데 악플러로 오인받아 누명을 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는 자기의 정보를 관리소홀로 누출했다는 책임은 져야할듯 하다(그런데 누구의 관리소홀일까? 아마도 관리기관의 관리소홀로 누출되는 정보가 더 많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다). 또 역시 비슷한 얘기지만 성인 가족의 주민번호도용이다(이것도 앞선것과 같은 경우다). 아버지, 어머니, 심지어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주민번호를 도용하여 사용하고있는 청소년 네티즌들이 꽤 있다고 들었다. 이것은 자기 부모의 얼굴에 똥칠하는거나 마찬가지다. 현재 실명인증에 대한 방법으로는 이름과 주민번호를 매치시키는 방법이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이것은 너무 허술하다. 인증할 때 적어도 홍채인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문인식정도는 해줘야 제대로 된 인증이 되지 않을까?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앞서 말했다. 공상적인 내용과 비현실적인 내용이 같이 들어가있다고. 그리고 PC제조업체에서 지문인식기가 부착된 PC를 만들어내면 되는 일이다. 물론 당장에 시행하기는 어렵지만 충분히 타당성이 있는 얘기다. 여하튼 확실한 실명인증으로 타인의 도용을 막는것이 실명제 효과를 확실하게 볼 수 있는 길이다.

두 번째로는 사이트의 관리감독 소홀이다. 물론 각 사이트들마다 모니터요원을 둬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컨텐츠와 리플에 모두 모니터링하기에는 너무 벅찬것이 현실이다. 네이버나 싸이월드의 모니터링 요원이 몇명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 모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들었다. 전문 모니터링 요원이 아니라 다른일을 하면서 서브잡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물론 몇명은 전문 모니터링 요원이 있지만 말이다). 인력을 더 보충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적으로 필터링 기술을 더 개발해서 지능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인터넷 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이지만 이러한 기술분야에 대해서는 구글이나 이런 글로벌업체와는 많은 격차가 있는것은 사실이다. 사람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 시스템적으로 자동화 필터링 기술등을 총동원하여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좀 공상적인 얘기고. 각 업체에서 모니터링을 한다고 하더라도 건성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얘기했지만 전문 모니터링 요원은 적다. 많은 경우가 겸업으로 모니터링을 한다. 혹은 아르바이트를 사용해서 한다. 과연 제대로 모니터링이 이뤄질 수 있을까? 그리고 모니터링을 해서 적발이 되면 확실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강력한 경고를 보내서 다시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런데 업체들이 그렇게 경고하게 되면 사용자들이 떠날까봐 솜방망이 처벌만을 할 때가 많다. 결국 자기들만 손해가 되는 일인데 단지 너무 앞의 일만 생각하고 넓게보지 못한 근시야적인 처리방법이다. 적발된 사례에 대해서는 다시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한 경고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 상습적으로 그런 짓을 하는 유저에게는 퇴출도 불사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그래야 다른 유저들이 보고 조심을 한다.

세 번째는 리플다는 사람 자신의 문제다. 단순히 '글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이나 '나랑 관계도 없는데 뭐 어때?'라는 생각으로 아무런 생각없이 악플을 다는 경우가 많다. 그 '글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으로 악플하나 달면 그런 사람이 100명이면 100개의 악플이 달리는 것이다. 글쓴이가 얼마나 상처를 받을것인지는 전혀 생각도 안한다. '나랑 관계도 없는데 뭐 어때?'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심하다. 자기와 상관도 없는데 왜 상처를 주는가? 자기와 상관도 없으면 차라리 아무런 글도 쓰지 마라. 왜 쓰나? 극도의 자기이기주의가 만들어낸 비극이나 다름없다. 악플러는 아무런 생각없이 쓴 글일지라도 당사자들에게 생기는 상처는 어쩌면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악플은 범죄다. 그러므로 악플러는 범죄자다. 인터넷 범죄자 말이다. 인터넷 범죄가 도를 넘으면 실제 범죄로 돌변할 수 있음을 악플러들은 명심해야 할것이다.

악플을 막을려면 단순한 실명제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확실한 실명인증과 해당 사이트들의 철저한 관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네티즌 자신들이 스스로 악플을 없애도록 정화노력을 해야한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의 익명성이 주는 긍적적인 요인도 많다. 하지만 그 익명성이 만들어낸 부작용이 그러한 긍정적인 면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라고 본다. 그리고 익명성의 긍정성은 실명제 아래에서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자기가 내뱉은 말이나 글, 행동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자신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네티즌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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