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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의 뻘짓 꺼리, '대왕 세종'의 2TV 개편을 보고..
    Current topics 2008. 3. 3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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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저녁에 내가 즐겨보는 사극인 '대왕 세종'을 보는 중에 밑에 자막으로 다음의 내용이 흘러가는 것을 봤다. KBS의 봄개편 관계로 대왕 세종을 KBS 2TV에서 오후 9시에 방영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 자막을 보면서 왜 KBS가 저런 자충수를 두었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극을 좋아한다. 특히나 선이 굵은 남성형 사극을 좋아한다. 스케일이 크고 규모가 방대한 사극일수록 더 열광을 한다. 그동안 내가 즐겨봤던 사극들을 보면 용의 눈물을 시작으로 '태조 왕건'과 '대조영'에 이르기까지 주로 KBS 대하사극에 많이 꽂혀있음을 보게 된다. '해신'도 마찬가지다. 물론 MBC의 '주몽'과 '태왕사신기'도 즐겨왔고 SBS의 '연개소문'도 즐겨봤던 사극이다. 하지만 현재 방영되고 있는 MBC의 '이산'이나 SBS의 '왕과 나'는 거의 보질 않았다. '여인 천하'와 같은 사극 역시 보지 않았다. 대충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사극만 골라보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사극, 그것도 선이 굵은 사극은 주로 주말 저녁에 방영을 했다. 시간대도 9시 50분부터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시청률 역시 높았다. '대왕 세종'의 경우 적어도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으로 안다. '대왕 세종' 뿐만 아니라 그 전의 '대조영'이나 훨씬 전의 '태조 왕건', '용의 눈물'과 같은 토, 일요일 저녁에 하는 사극의 시청률은 대부분 20% 이상을 달렸다. '대조영'의 경우 30%를 넘기도 했다. 이렇게 시청률이 높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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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이유는 바로 KBS 9시 뉴스의 존재 때문이다. 위의 사극들은 주로 30대 이상의 남성들이 주 시청자였다. 원래 사극이라는 것의 주 시청자가 남성들이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태왕사신기처럼 배용준이라는 배우때문에 여성 시청자들이 늘었던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주말 저녁 사극의 경우 남자들의 눈을 TV에 고정시켰던 것은 바로 선이 굵은 사극때문이었다. 또한 뉴스 역시 남자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요즘은 시사에 눈을 두는 여성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나 9시뉴스의 경우 남자들의 시청률이 더 높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KBS 9시뉴스는 주중이나 주말이나 다른 뉴스 프로그램보다 시청률이 더 높았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9시뉴스를 본 뒤에 주말 대하 사극을 시청하는 수순을 밟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체널을 돌려야 하는 귀찮음을 그냥 묻어가게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재미가 없다면 체널을 돌리겠지만 또 나름 재밌기 때문에 체널을 돌릴꺼 없이 계속 쭉 보는 시청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결국 KBS의 대하사극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바로 KBS 9시 뉴스의 존재때문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것은 주중의 KBS 9시 뉴스의 시청률이 높은 이유도 설명이 된다. 주중 저녁 8시쯤에 하는 연속극이 인기가 좋으니 계속 이어지는 뉴스를 시청하게 되는 원리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KBS가 봄개편을 핑게로 대왕 세종을 2TV에 저녁 9시에 배치시켰다. 연예가중계가 있었던 시간이다. 왜 그랬을까? 다름아닌 광고 때문이다. KBS의 대하사극은 제작비가 거의 천문학적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한편당 평균 1억에서 1.5억정도는 소요된다고 하니 100편이라고 한다면 최소한 120억 이상의 제작비가 소요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 다른 드라마에서는 프라임 타임(보통 저녁 8시에서 11시까지를 프라임 타임이라고 하는거 같다)에 방영하는 프로그램에는 비싼 광고들이 많이 들어가있다. 제작비 일부를 광고료에서 충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KBS 1TV에서는 광고를 못한다.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명목으로 1TV에서는 광고없이(공익광고빼고) 방송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TV의 경우 광고가 허용된다. 대왕 세종의 제작비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광고수입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KBS 내부에서도 나름 묘안을 짜낸것이라 생각한다. 2TV는 광고가 허용되니 그쪽으로 옮겨서 광고도 받고 생색좀 내자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가 못하다. 시간을 9시 40분 이후에 배치시켰으면 좀 괜찮겠지만 9시에 배치시켰다. 이것은 9시 뉴스와 같은 시간이다. 시청자들은 9시 뉴스와 대왕 세종 중 하나를 골라야 하며 나머지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봤을 때 대왕 세종은 예전의 태왕사신기나 주몽과 같이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이 많은 사극은 아니다. 남성향 사극이기는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9시 뉴스 이후에 보는 프로로 선택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에 이번주 토요일부터 시행되는 대왕 세종의 2TV 방영에 과연 얼마나 뉴스를 포기하고 사극을 선택할 것인가?

    KBS가 대왕 세종을 저녁 9시 40분 이후로 잡았다면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 1TV에서 9시 뉴스를 보고 체널을 돌려 2TV에서 대왕 세종을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던 대로 9시 뉴스와 동시간대에 방영이 되니 결국 시청률 싸움을 자기네들끼리 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9시뉴스 시청자와 대왕 세종 시청자를 나눠놓은 꼴만 되었다. 기존에 둘을 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거뒀는데 그것을 포기한 셈이다. KBS 입장에서는 큰 돈을 들여서 만든 드라마에 광고수주를 못하니 수익면에서 효과를 보기 위해 옮긴 것이라 하지만 나중에 가서는 결국 뉴스와 드라마 모두 타격을 입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결국 KBS의 바보짓이라는 말이다.

    KBS에서도 이러한 분석을 안했을리가 없다. 누구보다도 시청자들의 생리를 잘 아는 방송국이 아닌가. 하지만 공영성과 시청률, 수익성 모두를 생각하니 머리가 아팠는지 결국 이런 자충수를 뒀다고 보여진다. 한달, 혹은 두달정도 시험적으로 방영하다가 시간대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하지만 '대왕 세종'의 충성도 높은 시청자중의 대부분은 9시 뉴스에도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나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원래 내 경우에는 9시 뉴스 대신에 뉴스데스크를 본다. 요즘은 내가 좋아하는(?) 손정은 아나운서가 앵커로 나오기 때문에 더 눈길이 간다. 그런데 '대왕 세종' 역시 빼놓지 않고 보는 드라마다. 결국 갈등을 하겠지만 뉴스의 경우 그 시간에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뉴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대왕 세종'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아서 보던지 해야겠지. 다행히 PMP가 있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 볼 수 있어서 큰 무리는 없다. 재방송을 봐도 되지 않겠느냐 하지만 최근에 안 사실 중 하나는 재방송 역시 편집된다는 것이다. 본방과 재방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이는 와이프가 즐겨보는 '조강지처클럽'을 가끔 인터넷에서 받아서 보게 해주는데 와이프 말로는 TV에서 해주는 재방송과 다운받아서 본것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다운받은 것은 본방이기 때문에 비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방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이렇게 쓰다보니 이런 생각도 든다. KBS의 고화질 다시보기는 돈을 받는다. 본방때 못본 드라마를 인터넷 다시보기로 수익을 얻기 위해 이런 선택을 했을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멍청한 짓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저런 자충수를 두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 저런 선택도 가능하겠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니 참으로 국영방송 KBS의 멍청함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제 방송이 끝나고 2TV에서 화려하게 부활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떨어져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제발 조만간 방영시간 조정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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