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FCC,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이전 오바마 정부가 정립한 인터넷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하겠다고 결정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망중립성 원칙은 인터넷 망 제공자(ISP, Internet Service Provider)가 이용자를 차별하지 않고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인터넷 회선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ISP가 데이터의 접속량이나 내용에 따라 이용자들의 서비스 속도를 차별하거나 우선권을 주거나 접근을 금지시키는 등의 ISP가 임의로 이용자들의 서비스 제공을 차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정책이다.


이 망중립성 원칙으로 인해 컨텐츠 서비스 업체들은 ISP의 간섭을 받지 않고 컨텐츠 서비스를 맘껏 제공할 수 있었고 사용자들은 그 서비스를 맘껏 누릴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기업들이 가장 큰 혜택을 봤고 지금은 거대 IT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이다. 국내의 경우에는 네이버나 카카오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보면 될 듯 싶다.


하지만 이런 컨텐츠 서비스 업체들 입장에서는 날벼락과 같은 뉴스가 전해진 것이다. FCC가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하겠다고 했고 이것이 시행이 되면 ISP는 컨텐츠 서비스 업체들에게 서버에서 사용하는 트래픽의 용량에 따라 사용료를 지불하는 인터넷 종량제를 실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내가 알고 있기로는 서버가, 혹은 서비스 전체가 사용하는 인터넷 회선 대역폭의 크기에 따라 금액을 지불하는 정액제를 쓰고 있는 것으로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서비스가 1Gbps의 회선을 쓴다고 하면 1Gbps에 맞는 금액을 지불하고 그 대역폭 안에서 얼마의 트래픽을 사용하든 상관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ISP가 종량제로 서비스 과금 방식을 바꾸게 되면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들어간 트래픽의 양에 따라 금액이 정해지는 트래픽을 쓴 만큼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되며 컨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제공 업체 입장에서는 금전적으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다.


망중립성 원칙의 혜택으로 발전한 컨텐츠 서비스 시장, 하지만...


지금까지의 컨텐츠 제공 업체들은 컨텐츠의 크기, 양에 상관없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컨텐츠가 크고 양이 많은 경우 서비스 접속 회선이 작은 경우라면 이용자가 느끼는 속도는 좀 느릴지 몰라도 서비스 자체는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 이는 지정된 금액만 지불하면 아무리 대용량 컨텐츠를 전송한다고 하더라도 무제한에 가깝게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구글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나 네이버,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동영상 서비스가 이런 케이스에 속한다. 또 웹하드 업체들도 이런 혜택(?)을 누리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최근 실시간 영상 서비스가 많아졌는데 아프리카TV나 페이스북의 라이브방송도 어떻게 보면 비슷한 혜택을 누리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하튼 지금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이용하고 있는 상당수의 컨텐츠 서비스들이 이런 망중립성 원칙으로 인해 제공받은 혜택(?)을 이용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망중립성 원칙이 폐지되고 ISP가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사용된 트래픽만큼 망 사용료를 과금하겠다고 하면 대용량 컨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의 경우 지금 망사용료로 제공하는 지출에 몇배 이상의 망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라이브영상의 경우에는 아마도 어머무시한 트래픽을 사용할 것이며 그것에 해당하는 망사용료는 어쩌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국내의 경우에도 네이버가 네이버TV 등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것도 만만찮게 트래픽을 사용하는데 구글이나 페이스북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마무시한 금액을 망사용료로 내야 하지 않을까 예상이 된다. 아프리카TV 등과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말할 것도 없다.


손해보는 만큼 어디선가 충당해야 할텐데..


이런 상황이 되면 이들 서비스 업체들은 그동안 무료로 컨텐츠를 제공해오던 서비스 방식을 유료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광고를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수익을 충당해왔다. 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들 컨텐츠 업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을 생각하면 ISP가 종량제로 전환한다고 해도 지들이 가져가는 수익 대비 망사용료 지불은 무난할 것이라고 보이지만 그동안 아주 저렴하게 망사용료를 지불하고 써왔었던 것 만큼 빠져나가는 지출을 어떻게는 충당하려고 할 것이다. 


충당하는 방식은 2가지가 될 수 있는데 하나는 광고 단가를 높여서 모자란 금액을 채우는 방식과 나머지 하나는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던 방식을 유료로 전환하여 충당하는 방식이다. 이 2가지 방식을 생각할 수 있는데 둘 다 위험한 것이 전자의 방법은 광고를 의뢰하는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고 후자는 이용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과 같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나름 시장장악력이 있는 서비스 플랫폼의 경우에는 이용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광고 단가를 높이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에서 영향력을 그다지 발휘하지 못하는 서비스의 경우에는 광고 단가를 올리는 방식을 채택하기 보다는 유료 서비스 전환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비싼 돈이 지불될 것이라면 시장장악력이 있는 대형 포탈서비스를 택하지 중소형 서비스를 택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말이다.


사업자 뿐만이 아니라 이용자에게도 부담이..


그리고 망중립성 원칙이 무너지게 되면 서비스 제공 업체들 뿐만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부담이 된다.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정액제와 종량제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집에서 사용하는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에는 정액제 서비스를 쓴다.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용량에 상관없이 속도에 맞춰서 사용이 가능하다. 


모바일 인터넷, 특히 3G, LTE 등의 이통망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에는 매월 지정된 용량이 존재하며 그 용량만큼 돈을 먼저 지불하고 사용하는 선불 종량제 방식을 쓰고 있다. 지정된 용량을 다 쓰게 되면 더 이상 인터넷을 못쓰거나 초과해서 쓴만큼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물론 무제한 용량 사용이 가능한 요금제가 있지만 그것도 완벽한 무제한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비싸다).


그런데 망중립성 원칙이 무너지게 되고 ISP가 가정용 인터넷에도 종량제를 실시하게 되면, 또 각종 카페나 공공장소에서 제공하는 WiFi에도 종량제를 실시하게 되면 사용한만큼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데 IPTV를 보는 경우 시청한 시간만큼 돈을 내야 할 것이며 공공장소에서 제공하는 무료 WiFi도 업주들이 돈이 부담스러워 더이상 제공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MCN 산업의 축소도 예상되는데..


앞서 컨텐츠 서비스 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언급을 했다. 더 확장해서 얘기를 하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MCN 산업에도 엄청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아프리카TV의 BJ들이나 유튜브의 BJ들은 대부분 동영상 컨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컨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 안의 광고를 통한 수익으로 먹고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영향력으로 다양한 컨텐츠들을 만들어 파는 것으로 수익을 충당한다.


그런데 이런 동영상 컨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종량제로 인해 트래픽 과다로 엄청난 금액의 망사용료를 지불하게 되면 서비스의 규모를 축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인기없는 BJ들을 퇴출시키거나 최대 트래픽을 제한한다던지 하는 등의 방법을 쓰지 않을까 싶다. 그럼 MCN 산업의 규모 자체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고 BJ들 사이에서의 엄청난 경쟁이 일어날 것이다. 물론 지금도 BJ들 사이에서의 경쟁은 도를 넘을 정도로 심하고 컨텐츠의 질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유튜브는 모르겠지만 아프리카TV의 경우 시청하는 사용자들에게까지 돈을 받을지도 모른다(지금도 별풍선을 이용하여 거의 반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서도). 그러면 사용자들은 금전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서비스를 더 이상 이용할 필요를 못느끼고 떠날 수도 있다. 어찌되었던간 MCN 산업의 축소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최악의 상황까지는 안가겠지만..


물론 위에서 얘기한 것들은 내가 좀 과장하여 얘기를 풀어낸 것이다. 정말 부정적인 상황, 최악의 상황에 가까운 설정을 두고 산업이 어떻게 변할까를 예측해본 것이다. 아무리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한다고 해서 ISP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들에게 말도 안되는 금액으로 망사용료를 지불하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패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부담을 주게 되면 반발이 심할 것임은 ISP들도 잘 알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ISP들은 망에 투자하기 위해 종량제를 시장에 요구했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서서히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망사용료 지불 방식을 바꿀 것이고 그것에 맞춰 컨텐츠 서비스 제공 업체들도 컨텐츠 제공 방식에 변화를 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이 작게든 크게든 이용자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임은 분명하다(아마도 가장 먼저 이통사의 무제한 요금제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FCC의 이런 발표에 국내외 컨텐츠 제공 업체들이 벌써부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무척이나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고 국내의 네이버나 카카오도 이런 FCC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뻘짓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큰 FCC의 망중립성 원칙 폐지 결정..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용한 만큼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원칙을 뭐하고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동안에 이용해온 패턴, 익숙하게 받아온 서비스가 하루아침에 무너진다고 하면 당연히 반발이 심할 것이다. ISP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간에 지금보다는 돈을 더 벌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는 성과는 있지만 그것을 마냥 기뻐하기에는 이용자들의 반발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아마존 등과 같은 컨텐츠 서비스 업체들은 당장에 보이는 문제들을 해결하기에 무척이나 바쁘면서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컨텐츠 서비스들의 정책 변화에 따라 이용자들 역시 부담이 될 것이다.


결국 FCC의 이런 결정은 당장의 ISP들의 수익만을 바라보고 정한 바보스러운 결정이라는 소리를 들을 듯 싶으며 인터넷 서비스의 발전을 퇴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다양한 압축 기술 및 송수신 기술의 발전을 바랄 수도 있겠지만 그런 발전의 기쁨보다는 퇴보의 실망이 더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쓰다보니 왠지 두서없는 뻘 글이 되어 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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