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리 양식장이라는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많이 나돈다. 어떤 얘기인가 하면 자기들이 만든 틀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인터넷 서비스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인터넷이라는 것이 공유, 개방이 기본일진데 폐쇄적인 환경을 만들고 그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다른 서비스에서는 이용을 못하게 하던지, 아니면 어렵게 해서 자기들의 서비스만 이용하더록 사용자의 행위를 유도하게 만드는 서비스를 가두리 양식장과 같은 서비스라고 비판을 한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아마도 네이버가 될 것이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네이버 블로그를 외부에서 검색하지 못하도록 robot.txt 파일(검색엔진의 크롤러는 이 파일을 읽어서 내용을 파악한다고 한다)을 읽지 못하게 해서 네이버 안에서만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게 했었다. 국내 서비스의 대표적인 안좋은 정책 중 하나라고 얘기를 듣는 케이스다.

위에서 언급한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컨텐츠를 묶으려는 시도라고 본다. 블로그 자체가 컨텐츠 제공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가두리 양식장같은 네이버 블로그도 블로그 자체의 브랜드는 자유롭게 살렸다. 블로그 자체의 브랜드와 블로거의 브랜드는 살려줬다는 얘기다. 2차 도메인을 허용함으로 독립 도메인을 쓸 수 있게 해줬고 그것 자체가 브랜드화 됨으로 블로거 자신의 아이덴디티가 될 수 있었다. 또 많이 사용하는 블로그 플랫폼의 URL도 ID.tistory.com, ID.blog.me 등 자신의 ID을 앞세움으로 ID에 대한 브랜드를 내세울 수 있는 환경을 줬다. 이는 블로그 자체의 브랜드화에 꼭 필요한 요소다. 그렇게 많은 작가들, 블로거들이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서 내세워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이것도 쉽지가 않을 듯 싶다. 블로그 플랫폼을 제공하는 네이버(네이버 블로그)나 카카오(티스토리)가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시킨 또 다른 컨텐츠 제공 툴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기존 블로그와 형식은 비슷하지만 접근 방식이 좀 다르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포스트와 카카오의 브런치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기존의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가 모바일 환경보다는 데스크탑 환경에 설계가 되어 있어서 모바일 환경에는 좀 안맞다고 생각했는지 대놓고 모바일에 최적화시켜서 나온 모바일 전용이나 다름없는 플랫폼이다. 개인적인 생각에 지금의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의 모바일 환경도 아주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어찌되었던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 포스트와 브런치를 블로그보다 더 많이 밀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앞서서 개인 브랜드 얘기를 했는데 포스트와 브런치를 보면 좀 브랜드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른 듯 싶다. 앞서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와 같은 플랫폼 위에서, 아니면 워드프레스나 텍스트큐브와 같은 설치형 툴 위에서 돌아가기는 하지만 독립 도메인을 쓰게되면, 설령 그것이 아니더라도 블로그 타이틀이 곧 브랜드가 되는 시스템이었다. 네이버 블로그로 만든 블로그라도 네이버 블로그 자체보다는 누구의 블로그, 어떤 블로그 등의 블로그 자체 브랜드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기본이었다. 티스토리의 경우는 더 개인 브랜드, 블로그 자체 브랜드가 강한 성격을 지녔다. 어찌되었던 블로그 시스템은 블로그 플랫폼보다는 그 블로그의 타이틀이 먼저 보이는, 개인 브랜드를 잘 살릴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브런치나 포스트를 보면 그런 느낌이 안든다.

일단 포스트나 브런치는 그 자체의 브랜드, 포스트나 브런치라는 그 브랜드가 먼저 앞선다. 쇼핑몰을 예를 들면 블로그의 경우 개별 브랜드 쇼핑몰 사이트라고 본다면 브런치나 포스크는 지마켓, 옥션, 인터파크와 같은 오픈마켓이 떠오른다. 포스트나 브런치에 자기 계정을 두고 글을 쓰지만 기본적으로 그 계정의 브랜드가 떠오르기 보다는 포스트나 브런치라는 브랜드가 먼저 떠오른다는 얘기다. 특히 브런치의 경우 그런 느낌이 더 강하다. 아마도 독립 도메인을 연결할 수 없는 구조가 그런 느낌을 주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마치 포스트와 브런치에 컨텐츠를 제공해주는 컨텐츠 프로바이더 역할을 사용자에게 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찌되었던 개인 브랜드보다는 플랫폼 브랜드가 더 앞서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얘기다.

이것은 어쩌면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입장에 따라서 편하게 컨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해준다는 명분으로 접근한다는 생각도 든다. 티스토리든 네이버 블로그든 블로그 자체의 브랜드 파워를 올리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신경쓸 것들이 많다. 디자인 부분부터 시작하여 홍보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작업할 것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브런치나 포스트의 경우 많은 것들을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제공해주고 밀어주니 컨텐츠를 만드는 것에만 신경쓰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물론 블로그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디자인이나 홍보 등에 신경을 아주 안쓰면 문제가 될 수 있다 -.-). 그리고 요즘같이 다양한 체널이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한 포탈 플랫폼이 밀어주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어쩌면 개인 스스로의 브랜드를 높이는데 더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앞서 블로그의 경우 그 블로그 자체의 브랜드와 블로거 개인의 브랜드를 살릴 수 있었다면 포스트나 브런치의 경우 해당 작가 자체의 브랜드는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살릴 수 있다고 보기에 말이지. 컨텐츠 확산에 집중하고 개인 브랜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포스트나 브런치를 이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잠깐 해봤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검색을 통한 유입은 어려운 것이 한계다. 포스트의 경우 네이버에만 검색되고 브런치의 경우 다음에서만 검색된다고 한다. 둘 다 구글에서는 노출되기 어려운 구조며 포스트을 다음에서, 브런치를 네이버에서 찾기는 어렵다. 블로그 자체의 브랜드 파워는 곧 검색의 상위 노출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는데 그 부분은 배제된 시스템이 포스트와 브런치가 갖고 있는 시스템적 한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저런 전통적인 방식이 지금의 모바일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여전히 모바일 검색도 활발한 이 시점에서 과연 저런 전략이 잘 먹힐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네이버 포스트의 경우 모바일에 최적화된 UX를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카드 형식의 표현도 가능하다. 확실히 스마트폰으로 보면 일반적인 블로그의 모바일 형식보다는 보기가 편한게 사실이다.


카카오 브런치의 경우 작가 시스템을 도입해서 컨텐츠 고급화를 지향하고 있다. 수많은 컨텐츠들이 범람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컨텐츠를 보고 싶으면 브런치를 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가입 기준도 까다롭다. 이 두가지 플랫폼의 이런 특성은 현재까지는 나름 잘 먹히는 듯 싶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블로그 자체의 브랜드보다는 플랫폼 브랜드를 먼저 앞세우는 전략이 좀 거슬린다. 내 경우 네이버 포스트를 이용하고는 있지만 이 블로그의 서브 플랫폼으로 이용하는 것이지 메인은 아니다. 브런치는 아예 신청도 안했다(지금의 상황에서는 신청할 생각도 없다. 블로그 하나 운영하기도 벅차기에 -.-). 그리고 학주니닷컴이라는 이 블로그 브랜드를 10년동안 유지했는데 버릴 생각도 없다. 물론 미래에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으나 내 아이덴디티를 유지할 수 있는 도구로서 이 블로그는 그래서 유용하다고 본다. 어찌되었던 도메인과 타이틀은 내가 접지 않는 이상 계속 유지가 될테니까 말이지.

그리고 더 걱정되는 부분은 지속성이다. 서비스를 언제 접을지 모른다는 그 걱정. 물론 내 경우 티스토리 플랫폼 위에 있기 때문에 같은 걱정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최근 카카오가 하는 행동을 보면 조만간 티스토리도 접을꺼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기전에 워드프레스로 갈아타야 할 듯 싶기도 하고). 하지만 블로그 타이틀에 대한 브랜드와 도메인이 있으면 블로그 플랫폼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어느정도 지속이 가능하다. 하지만 네이버 포스트와 카카오 브런치는 해당 플랫폼에 완전 종속되는 상황이다. 해당 기업에서 서비스를 내려버리면 방법이 없다. 특히 변화가 심한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는데 그 부분이 우려스럽다. 컨텐츠의 지속성 역시 마찬가지일테고.

어찌되었던 무엇을 선택하든 다 본인의 몫일 것이다. 컨텐트 확산을 통한 개인 브랜드 육성을 원한다면 블로그나 앞서 얘기한 포스트, 브런치 다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개인 플랫폼으로서는 아직까지는 블로그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뭐 생각하기 따라서 다 다르게 보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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