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페이스북이 공개한 것은 역시나 검색 솔루션이었다. 며칠 전부터 각 언론사에 초대장을 뿌렸는데 자세한 내용없이 우리가 만든 것을 와서 보라는 식으로 연기만 피웠고 자세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언론들이나 블로거들, 전문가들은 이런 것이 나올 것이라고 루머만 양산되었던 상황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얼추 예상되었던 내용이었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처럼 되었다는 말도 돈다. 혹시나 싶어서 봤던 페이스북 스마트폰은 역시나 나오지 않았고 말이다.


일단 페이스북도 검색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구글과 경쟁할 것이고 그동안 제휴관계였던 MS의 빙을 팀킬할 것이라는 얘기도 돈다. 겉에서 보면 얼추 맞는 이야기인 듯 싶다. 큰 틀에서 보면 페이스북도 검색 시장 전쟁에 뛰어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검색 대상에서 차이가 난다. 구글이나 빙, 야후 등 기존 검색 엔진은 크롤링을 통해서 오픈된 웹 데이터를 검색한다. 물론 여기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데이터들 중 오픈된 데이터도 대상이 된다. 데이터 개별 단위를 대상으로 검색이 진행되며 키워드 단위로 검색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페이스북에서 공개한 그래프 검색은 페이스북 안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기준으로 검색을 한다. 대상은 자기와 연결되어있는, 혹은 구독하고 있는 유저가 만들어낸 데이터가 기준이다. '좋아요'를 눌러서 의사 표시를 한 데이터 역시 대상이 된다. 기존 구글이나 야후, 빙에서 제공하는 검색이 오픈된 모든 데이터를 대상으로 한다면 페이스북의 그래프 검색은 검색을 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연결된 유저가 만들어낸 데이터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내가 만든 데이터, 내 지인이 만든 데이터를 대상으로 좀 더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접근하기 쉬운, 이해하기 쉬운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그래프 검색의 핵심이 특징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구글이나 야후, 빙 등에서 검색 대상으로 하는 데이터, 그리고 그것을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에는 각 데이터간의 연결고리, 관계 등이 명확하다. 내부에 링크나 트랙백으로 참조하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같은 관계 관련 연결고리는 없다는 것이다. 왜? 좋아요는 페이스북만의 독창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OpenAPI로 외부에서 쓸 수 있다고 해서 그 관계까지 다 가져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10억이 넘는 사용자가 생성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다 검색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검색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최근 달라지고 있는 검색의 트랜드와 관계가 있다고 본다.


예전에는 널려있는, 그리고 공개된 수많은 정보들 중에서 기계적으로, 알고리즘을 통해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취득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대상은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정보들이며 신뢰의 담보는 각 검색엔진이 갖고 있는 검색 알고리즘의 신뢰성이었다. 초창기 야후가 전성기를 누리고 지금 구글이 전성기를 누리는 것도 그 검색에 대한 신뢰성이 대중들에게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3년전부터 검색 결과에 대한 사람들의 받아들이는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불특정 다수가 만들어내는 정보보다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정보에 더 신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이 만들어내는 정보는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지만 일반적인 생활속에서의 정보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그 사람의 경험이 담겨져있는) 정보에 더 많은 관심과 신뢰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인관계로 묶여서 운영되는 페이스북에서 제공되는 그래프 검색이 검색 시장에서 주는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검색하는 것과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검색하는 것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고 신뢰성에서도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설악산이라고 할 때 구글이나 네이버 등에서 설악산이라고 검색을 하면 보통 '설악산 추천 명소', 혹은 '설악산 근처 맛집'이라고 검색할 것이며 그 결과로 구글이나 네이버에 저장된 데이터베이스에서 설악산에 대한 공개된 사진이나 글들이 검색결과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페이스북의 그래프 검색에서는 설악산에 대해서 '설악산에 가 본 내 친구는?', 혹은 '내 친구들이 추천하는 설악산 근처 맛집은?'이라고 검색이 가능하며 그 결과로 나와 친구로 맺어있는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이나 글들이 검색 결과로 보일 것이다. 불특정 사람들이 올린 글이나 사진보다 내 지인들이 올린 글이나 사진이 더 친근감이 느껴지고 신뢰가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페이스북의 그래프 검색은 바로 그런 점을 노려서 만든 것이고 향후 검색 엔진 시장의 트랜드 역시 이런 식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일단 그래프 검색은 베타 버전으로 사람, 사진, 장소, 관심사 등에 대한 정보를 영어에 한하여 우선적으로 제공한다. 페이스북이 그동안 새로운 서비스를 페이스북에 공개하던 방식이 보통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테스트해서 피드백을 받아서 보완하고 내놓곤 하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을 채택하는 듯 싶다. 일단 영문버전으로 내놓고 차후에 다른 언어를 지원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프 검색은 문장에 대한 자연어 검색 기능이 필수인데 영어의 해석과 한글의 해석이 서로 다를테니 국내에서 한글 버전을 볼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기존 검색 엔진들도 소셜 검색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검색 엔진에 기능을 추가해서 제공해왔다. 하지만 기존 검색 엔진이 말하는 소셜 검색은 기존 웹 검색 결과에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에서 전체 공개가 된 내용을 검색대상으로 넣을 것 뿐이다. SNS의 내용을 검색 결과에 집어넣었다고 해서 소셜 검색이라는 이름을 붙이곤 했는데 진정한 소셜 검색이 무엇인지를 페이스북이 그래프 검색을 통해서 확실하게 보여주려고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페이스북의 검색 엔진 전쟁 참여는 기존 구글, 야후, 빙이 벌여왔던 검색의 패러다임을 확실히 바꿀 수 있는 충격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전문가의 소견을 보는 백과사전 개념의 검색과 함께 큰 축을 이룰 수 있는 생활형 검색으로 소셜 검색이 본격적으로 뜰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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