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다. 최근 아마존은 MS의 모바일 담당자를 영입함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준비를 갖추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4~5인치급으로 올해 말에 출시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거의 아마존의 스마트폰 출시 및 시장 진출은 기정사실화 된 듯 보인다.


이미 아마존은 킨들 파이어를 통해서 태블릿 시장을 뒤흔든 경험이 있다. $199의 착한(!) 가격으로 태블릿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아이패드에 제동을 건 어찌보면 유일한 태블릿이 바로 킨들 파이어다. 킨들 파이어는 착한 가격 뿐만이 아니라 자체 안드로이드 마켓인 아마존 앱스토어를 통해서 구글 플레이어 못지 않은 에코시스템을 지원함으로 충분히 시장에 대한 대응능력을 보여줬다. 즉, 아마존은 이미 모바일 시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경험치를 쌓은 상태다. 그렇기에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전략 역시 킨들 파이어에서 보여준 착한 가격과 아마존 앱스토어의 2가지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시장에 전통적인 플레이어가 아닌 다른 영역에 있던 플레이어들의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플레이어는 1차적으로는 기존에 휴대폰을 만들던 제조사들을 뜻했다. 삼성이나 LG, HTC, 팬텍, 소니, 모토롤라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미 휴대폰 제조를 통해서 얻은 경험을 먼저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초기 시장 진입이 쉬웠다.


그런데 여기에 PC를 제조하던 업체들이 끼어들었다. 애플의 아이폰도 어찌보면 1차 플레이어가 아닌 2차 플레이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장의 발전은 아이폰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말이다. 애플은 기존에 애플과 매킨토시라는 PC를 만들던 업체며 OS X라는 플랫폼을 만들던 업체다. 물론 아이팟이라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를 만들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아이폰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애플도 처음부터 휴대폰을 만들던 회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태블릿 시장에 진출하고있는 많은 업체들이 바로 기존에 PC를 만들던 회사들이 태블릿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ASUS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아직까지 PC 업체가 스마트폰에 진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델과 같은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는? 서비스 업체들이 모바일 단말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원래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구글은 구글의 각종 웹서비스들을 제공하고 검색엔진을 제공하는 회사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더니 넥서스 시리즈라는 스마트폰, 태블릿 단말기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모바일 단말기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MS도 윈도 8을 탑재한 서피스를 내세움으로 본격적인 모바일 단말기 시장에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HTC와 협력하여 페이스북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말한 상태이기는 하다. 아마존은 이미 킨들 파이어를 통해서 태블릿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번에 스마트폰 시장에도 진출하려고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서비스 영역이 딱 나뉘어져있다고 봤다. 단말기를 만드는 영역과 안드로이드나 윈도 폰과 같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영역, 그리고 구글 서비스나 포스퀘어, 트위터, 페이스북, 그 외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 등 나름대로 영역이 있어서 그 영역안에서 경쟁하는 구도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구글이나 MS가 직접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왜? 플랫폼을 만들고 제공하는 영역에서는 강자일지 모르지만 제조라는 영역으로 넘어오면 그들은 초보자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은 레퍼런스 단말기라는 이름으로 내놓음으로 나름대로의 변명꺼리를 만들었지만 누가봐도 그것은 영역침해였다.


그런데 이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본격적인 영역 침범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아마존이 먼저 성공사례를 보였다. 페이스북도 페이스북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구글도 플랫폼을 만들지만 서비스도 제공하는 회사다. 구글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이런 상호간의 영역 침범이 모바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일까?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는 단순히 어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기능으로, 모바일 웹으로 제공하는 기능만으로는 그들이 만족할만한 모바일 경험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단순히 PC의 웹에서 제공해주는 기능 이외에 모바일 단말기가 갖고 있는 다양한 하드웨어 자원을 적극적으로 서비스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지원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고 그 일환으로 자체적인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을 생각했을 수도 있다.


또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 단순한 서비스 업체로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그것도 거대한 사업 확장을 노리기 위해서 자체 스마트폰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찌보면 이 이유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산업계에서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것보다 깡통시장에서 벌어들이는 것이 더 크다라는 것은 은연중에 알려진 진실이다(여기서 말하는 깡통은 하드웨어의 은어다). 하드웨어에 서비스를 얹어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훨씬 수익성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하드웨어 시장은 시장 진입이 좀 어렵다. 초기에 들어가는 자본도 만만치 않고 말이다. 그래서 일반 중소기업은 엄두를 못냈다. 지금 서비스 업체들 중에서 모바일 단말기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는 업체들은 이른바 글로벌 대기업들이다. 구글, MS,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업체들은 하드웨어 시장에 진출해서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그 손실을 충분히 무시할 수 있는 규모를 지닌 회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맘껏 진출을 하려고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존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마존의 시도는 다른 글로벌 서비스 업체들의 모바일 단말기 시장 진출에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분위기가 고조되면 국내에서 NHN이 네이버폰을 만든다고 해도 그렇게 놀라지는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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