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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구글로 인해 미래를 먹혀버린 한국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컨텐츠 산업. 글로벌 업체로의 식민지화는 이미 시작이 되었는데..
    Mobile topics 2012. 2. 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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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신문에 읽어볼만한 기사 하나가 올라왔다. "[긴급진단] '생태계 식민지' 시작됐다 <상>애플·구글 리스크 공화국"이라는 조금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인데 내용을 보면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에 국내 어플리케이션 시장이 잠식당하고 애플과 구글의 횡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내용이다. 즉, 대한민국의 어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시장이 구글과 애플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고 있는 현실이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직접 현업에서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입장에서 보면 애매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휴대폰 내 결재방식을 채택한 앱들에 대한 심의를 강화했다. 즉, 신용카드 이외의 결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불응할 때에는 앱을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켜버리겠다고 한 것이다. 덕분에 자체 결재방식으로 결재를 해서 수익을 내던 서비스 업체들이 어쩔 수 없이 부랴부랴 신용카드 결재로 바꾸거나 아니면 아예 스마트폰 내에서의 결재방식에서 데스크탑 웹 서비스에서 결재하는 방식으로 바꾸거나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로 인해 휴대폰 내 결재 기술을 제공하던 결재 솔루션들이 대폭 축소되거나 서비스를 접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메시징 서비스에 대한 심의를 강화한다고 하면서 기준없는 심의 방식으로 욕을 얻어먹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카카오톡의 업데이트 심의 지연이 그것이다. 요즘 이 부분으로 인해 애플의 이른바 줏대없는 심의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삼성의 챗온 등 다른 메신져 서비스들은 제대로 심사하고 등록시켜주면서 왜 카카오톡만 문제를 삼는 것인지에 대해서 아직도 애플은 공식적인 답변을 주지 않는 상태다. 많은 사람들이 iOS5에서 본격적으로 도입된 아이메신져의 활성화를 위해서 국내에서 가장 큰 메시징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일부러 죽이려고 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카카오톡은 국내 사용자 위주고 아이메신져는 전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인데 비교할 바가 못될텐데 왜 유독 카카오톡에만 그러는지 나 역시도 이해가 안간다(최근에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허가되어 아이폰용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업데이트가 되기까지 너무 오래걸렸다).

    구글은 초창기에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을 런칭할 때 얘기했던 멀티 마켓 모델을 제공하면서 구글 마켓 라이센스를 도입했는데 구글 심사에 통과하면 어떤 서비스 회사든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을 따로 운영할 수 있게 했다. 국내의 경우 T스토어나 올래 마켓, 삼성 앱스토어 등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런데 구글은 이런 구글 마켓 라이센스를 이른바 대기업이나 규모가 큰 이통사들에게만 발급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서비스 회사에도 늘 열려있다고 얘기한 구글이지만 실제로는 라이센스 심의라는 무기로 자기들에게 유리할 수 있는 마켓들만 허락해주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대충 애플과 구글의 국내에서의 횡포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를 해봤다. 실제로 더 살펴보면 이보다 더 심한 사례들도 많다. 애플의 경우 앱스토어에 앱을 등록시킬 때 기준이 꽤나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등록 신청 후 제대로 된 이유도 없이 반려하는 경우도 허다하고(그렇다고 애플이 반려 이유를 제대로 말해주는 것도 아니다) 이미 등록된 앱에 대해서도 자사의 정책에 의해 강제로 퇴출 시키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구글은 그나마 애플보다 나은 편이지만 애플과 달리 여러 마켓에 분산되어있기 때문에 여러 마켓에 등록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대충 이런 상황이 현재 대한민국의 앱 시장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론을 펼칠 수도 있을 것이다. 애플이나 구글에서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을 잘 지키면 앱 등록이나 차후에 앱 퇴출에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애플의 경우 앱스토어 등록 심사 때 사용한 API를 검사하여 시스템을 직접 건드리는 API라던지 출처가 불분명한 커스텀 API의 사용을 잡아내서 등록할 때 거부하곤 한다.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초반에 없애서 안전하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앱스토어에서 제공되는 iOS용 앱들은 나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가이드라인의 문제가 아니라 수익의 문제라는 얘기다. 위에서 언급한 애플과 구글의 횡포에는 수익 배분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애플의 아이폰 내 신용카드 결재에는 애플이 가져가는 수수료 30%가 있다. 즉, 애플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나오는 수익의 30%를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구글의 경우에는 수익이 나지 않을거 같은 마켓에는 아예 라이센스를 내주지 않는다. 기사 안에서 보면 중견기업이 자체 마켓을 조성하려고 했지만 구글 마켓 라이센스를 발급받지 못해서 포기한 상황이라는 내용도 나오는데 비슷한 사례는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카카오톡 사태의 경우 수익에 직접적인 이유는 없을지 모르지만 자사 서비스를 살리기 위한 치졸한 방법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과거 이통사의 유통구조를 갖고 사업을 하던 사람들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천국이나 다름 없다는 얘기를 한다. 예전에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즉 스마트폰이 제대로 활성화 되기 이전에 피쳐폰 시절에 이통사들이 컨텐츠 유통을 맡고 있었을 때에는 이들 이통사들이 수익의 70%를 가져가는 경우가 허다했으며 이통사의 유통 체널에 가입하기 위해서 뒷돈을 대주는 등 온갖 비리로 점철되었던 것이 한국 컨텐츠 시장의 현주소였기 때문이다. 그 때와 지금을 생각하면 유통사가 가져가는 비율이 70%급에서 30%로 개발사나 서비스사가 가져가는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지금에 나오는 불만은 과거를 모르는 철없는 이야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기사 그렇게 먼 과거도 아니다. 불과 3~4년만에 바뀐 판도니 말이다.

    하지만 기회의 땅이라고 열심히 선전했던 스마트폰 컨텐츠 시장에 실질적인 왕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다름아닌 스마트폰의 플랫폼과 유통을 맞고 있는 애플과 구글이다보니 최근에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과거는 과거고 현재의 상황에서 이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름 동감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특히 애플의 정책에 대해서는 좀 심하다 할 정도로 횡포가 장난이 아님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고 말이다.

    최근 독자적인 앱스토어 구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또 한국형 모바일 OS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어찌보면 국내 컨텐츠 시장의 보호와 애플과 구글같은 글로벌 기업으로부터의 독립 때문일 수도 있다. 물론 삼성과 같은 기업이 정부와 짜고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독립적인 OS를 만들어서 같이 군림하려는 목적도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모바일 OS나 앱스토어와 같은 운영과 유통 부분에서 애플과 구글의 횡포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고 벗어나고자 하더라도 미래가 불분명한 행동에 대해서 나설 수 있는 국내 생태계가 되는지가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즉, 아무리 애플과 구글에서 벗어나자고 언론에서, 블로거들이, 전문가들이 떠들어대고 정부와 대기업이 나름 모바일 OS와 마켓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수익이 나는 곳에서 있어야 먹고 살 수 있는 현재의 국내 컨텐츠 산업 회사들이 안따라와준다면 의미없는 메아리만 될 뿐이라는 얘기다.

    아무리 떠들아봐도 애플이 자사의 정책을 변경하지는 않을 듯 싶다. 안드로이드 역시 독자적인 마켓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구글이 지금과 같이 자사 플랫폼 확장에 유리한 마켓에만 계속 라이센스를 발급할 것이다. 이들은 한국 정부의 제제나 여론 따위는 그닥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체적인 힘을 길러야 하겠지만 그동안 실패만 해왔던 국가 OS 산업이나 KWAP과 같은 국내 앱스토어 산업의 경험 때문에 자체적인 힘을 길러야 한다는 얘기는 힘을 못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계속 당하고만 있는 것도 그렇고 말이다.

    물론 현재까지는 서비스 모델 중에서 결재 관련된 부분에만 적용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과연 이런 정책적 압박이 결재에만 적용될지 다른 부분까지 확대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실로 답답하기 그지없는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컨텐츠 산업의 현재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답이 안보인다. 과연 이런 스마트폰 컨텐츠 산업에 미래를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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