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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메일을 쓰면 구시대? 우편 - 이메일 - 메시징이라는 시스템의 변화 속에서...
    IT topics 2011. 2. 1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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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메일이 점점 설 땅이 사라지고 있는 듯 싶다. 전세계적으로 메일링 서비스의 사용량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에 있으며 페이스북에서는 메일 서비스를 대폭 개선한 메시징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발표한 상태다. 점점 빨라지는 응답을 원하는 젊은 층에게 있어서 이메일은 구시대 유물처럼 느껴진다는 얘기다.

    편지는 아마 메시징 전달 수단으로서는 가장 오래되었으면서도 어찌보면 가장 사랑받았던 수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편지지에 한글자씩 정성스럽게 손으로 써서 보내는 편지는 우체국을 거쳐서 우체부를 통해 원하는 곳에 도착을 했다. 나중에 손으로 쓰는 것이 타자기가 등장함으로 인쇄 편지로 바뀌게 되고 그 후에는 또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해서 더 미려한 글자로 써서 보내게 되며 나중에는 PC에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통해서 프린터로 출력해서 보내게 된다. 하지만 내용의 방식만 변했을 뿐 우표를 붙여서 우체국을 통해서 전달되는 방식은 동일했다.

    이럴 때에 등장한 이메일은 혁신 그 자체였다. 국내의 경우 PC 통신에서 같은 통신서비스(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과 같은 서비스)를 쓰는 사람들끼리 장문의 메시지를 보낼 때 사용되었는데 인터넷의 확산 이후에는 그런 장벽 없이 누구에게라도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바로 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무엇보다 해외에 있는 지인들이나 업무차 보내는 메일은 그 전달속도에 있어서 혁신 그 자체였다. 우편으로 보낼 경우 항공우편으로 보내도 빨라야 하루 뒤, 보통은 3~4일, 심지어는 일주일까지 걸리기 일쑤였는데 이메일은 그 즉시성 때문에 혁명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우편에서 이메일로의 변화는 내용의 변화가 아닌 전달방식의 변화가 두드러졌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이제는 이메일도 구시대 서비스로 뒤쳐지고 있다. 앞서 얘기했던대로 페이스북의 메시징 시스템에 변화가 생겼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제목이 없다는 것이다. 구지 어떤 제목을 갖고 가야만 했던 이메일에 비해 요즘 시대에는 바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유행인지라 제목을 따로 주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듯 싶다. 또 참조나 숨은 참조와 같은 부분도 사라진다. 그냥 직접적으로 그 사람에게 긴 메시지를 보낸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제는 형식 파괴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편에서 이메일을 거쳐 메시징(지금 변화하고 있는 메시징 서비스를 그냥 지금은 메시징이라고 칭하자)까지 이르는데 있어서 어떤 변화가 온 것일까? 먼저 우편의 경우 손글씨에서 타자, 프린트에 이르는 출력 방식의 변화가 1차 변화다. 하지만 그것은 우편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이뤄진 일이며 전달 방식은 우표를 통한, 혹은 소포를 통한 방식으로 동일했다. 우체국을 거쳐서 그것이 해외면 항공, 혹은 배를 통해서 이동되고 우체부를 통해서 전달되는 방식은 그대로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메일로 들어서면서 전달방식에 대한 혁신이 일어났다. 전자우편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대로 물리적인 방식으로의 전달이 아닌 전자 통신, 즉 인터넷을 통해서 전달속도가 매우 빨라졌다는 것이다. 매우 빨라진 정도가 아니다. 바로 즉시 전달되는, 마치 순간이동을 하듯 전달되는 시대로 넘어간다. 내용 역시 종이가 아닌 화면에 글을 쓰는 방식이 되었다(하지만 워드프로세서로 글을 쓰는 것이나 이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글을 쓰는 것이나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는 해외든 바로바로 전달할 수 있는 이메일 서비스를 통해서 메시지 전달은 한번의 큰 혁명이 일어났다고 본다. 어찌보면 산업혁명(좀 심하게 부각시키면)에 버금가는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제는 이메일도 구시대라고 하면서 즉시 답을 요하는 메시징 시스템이 등장한다. 앞서 페이스북 이야기도 했지만 제목을 쓰고 어찌보면 좀 정중하게 내용을 갖춰야 하는, 이른바 에티켓을 갖춰야 하는 이메일 시스템이 부담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제목도 필요없고 그저 전달하는 내용만 바로바로 써서 전달하는 메시징 시스템이 이제는 각광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다. 이미 젊은 층은 휴대폰의 SMS 서비스를 이용해서 이런 즉시성 메시징을 접하고 있으며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서 스마트폰이나 PC 등에서도 즉시성을 요구하는 서비스에 많이 노출되고 있으며 접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메일 시스템이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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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이메일 서비스가 없어지는가?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메일이 일상화된 때에도 손으로 쓴 편지를 주고 받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고전적이고 낭만적이며 정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우표를 통해서 전달되는 편지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메일 역시 즉시성이 요구되는 메시징이 활성화된 시대에도 격식을 차리고 분명한 메시지 전달 및 기록으로서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계속 꾸준히 쓰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다만 흔히들 대세라는 주력 시스템이 바뀔 뿐이며 젊은 층이나 개인적으로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메시징이 유행하겠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이메일 시스템을 쓰게 될 것이다. 기업과 개인이 쓰는 어떤 메시징 시스템에는 접근 방식에 차이가 존재하니까 말이다. 즉, 이메일을 쓴다고 구시대 사람으로 취급받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부분은 메시징을 이용하고 업무적으로는 이메일을 쓰는 양분된 시스템이 지속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도 개인적으로는 그냥 휴대폰 문자로 보내고 트위터의 DM이나 페이스북의 쪽지로 보내는 것이 많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결국 대세는 메시징으로 넘어갈테지만 그렇다고 이메일이 죽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 이 글은 제노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기고 글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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