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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폰이 아니면 디지탈 루저? 디지탈 사대주의를 경계해야 하는데...
    Mobile topics 2009. 11. 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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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트위터와 블로고스피어상에서 불고 있는 아이폰의 열기가 상당히 뜨겁다. 트위터의 경우 내 Following(내가 구독하고 있는 트위터 유저들)들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이폰 신청을 했니 안했니 아이폰 유저니 아니니 하는 얘기로 시작해서 어떤 경우에는 아이폰이 없으면 디지탈 루저(Loser)라는 말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래나저래나 한국에서도 아이폰의 열풍이 확 불어닥친 것은 사실인 듯 싶다.

    아직 나는 아이폰을 신청하지 않았다. 일단 아이팟 터치(비록 1세대인데다가 중고지만 -.-)를 갖고 있어서 애그와 함께 사용하면 적어도 내가 움직이는 동선(집 - 회사 - 서울지역 안)에서는 무선 인터넷을 즐겁게 즐길 수 있고 또 애그로 안되는 지역은 LGT의 OZ 서비스를 이용하여 햅틱 아몰레드로 오즈 브라우저로 웹서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따로 구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간단히 '아이폰 = 애그 + 아이팟 터치 + 햅틱 아몰레드'라는 공식으로 어느정도는 버틸 수 있었기에 아이폰에 대한 큰 매력을 느끼지는 않았다.

    물론 아이팟 터치로 모바일 인터넷을 즐겨본 사람들은 아이폰에 대한 강한 욕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무선AP나 애그 없이 단독으로 아이폰만으로 어디서든지 아이팟 터치에서 썼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전화기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점이 아이폰으로 강력하게 갈아타게 만드는 약처럼 느껴지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처럼 애그 + 아이팟 터치 + 전화기(그게 어떤 것이 되던지간에)만 있으면 아쉽지만 나름대로 아이폰과 비스므리한 생활을 즐기는데 별 지장이 없다는 것이 지금의 나를 버티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뭐 위의 상황은 내 경우인 것이고... 내가 걱정하는 부분은 다른 곳에 있다. 아이폰의 열풍이 트위터를 치면서 아이폰과 국내 스마트폰에 대한 비교가 빈번해지면서 어느 한쪽(거의 대다수가 아이폰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보게 되었다. 아이폰의 대항마로 국내 언론들이 소개하고 있는 옴니아2(T*옴니아2, 쇼 옴니아2, 오즈 옴니아 2 등)에 대한 비난의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국내 언론들은 옴니아2를 옹호하는 기사를 계속 뽑아내면서 마치 스마트폰 세계가 아이폰을 옹호하는 네티즌들과 그렇지 않은 국내 언론사, 제조사와 양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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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국내 T*옴니아2와 쇼 아이폰 사진은 아니지만 옴니아2 시리즈들은 죄다 욕하는 상황인지라]

    양분되는 것 까지는 뭐 그렇다고 치자. 문제는 아이폰을 옹호하는 트위터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몇몇 네티즌들에 의해 국내 스마트폰의 성능이나 환경이 아주 개취급 받는다는 것이다. 맨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Only iPhone', '아이폰이 아니면 루저 -.-', '옴니아2는 쓰레기' 등 아이폰만이 진리고 모든 것이라고 우기면서 타 스마트폰은 완전히 깎아내리기 급급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은 마치 '디지탈 사대주의' 현상이 너무 심하게 진행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아이폰을 높힌다고 해서 디지탈 사대주의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아이폰만이 진실이고 나머지 스마트폰(특히 윈도 모바일이 탑재된 국내 스마트폰들)은 모두 천박한 스마트폰에 지나지 않는다고 치부하는 것은 분명 디지탈 사대주의에 심각하게 빠져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옴니아2와 아이폰을 비교하면서 옴니아2를 상대적으로 아이폰보다 높게 쳐주면 죄다 멍청한 놈들이고 제대로 아이폰에 대해서 모른다고 욕하기 바쁘니 말이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분위기로 타 스마트폰을 밟고 아이폰을 띄워주기 바쁜 블로거들, 트위터 사용자들이 몇몇 존재하는 것은 참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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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스토어는 이번에 10억 다운로드와 10만개 이상의 업로드로 확실하게 에코 시스템을 구축했다]

    내가 아이폰을 그동안 줄기차게 국내에서도 봐야한다고 주장한 이유는 아이폰으로 인해 새로 생성될 개발자들의 생태계 때문이다. 컨텐츠 제공자들(CP, Content Provider)이 그동안 국내 이통사들의 엄청난 차별과 불이익을 당하며 겨우겨우 연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이 앱스토어로 내세운 7:3의 개발자 우대정책(^^)은 정말로 CP 입장에서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그리고 유통 플랫폼이 더 투명해지고 다양해지며 이통사가 아닌 제조사에 의해서 진행되어지는 부분은 그동안 불이익을 받아왔던 CP들이나 사용자들에게도 매우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척박한 국내 컨텐츠 유통체널을 다각화하고 개발자들이 우대받을 수 있는 기회는 현재의 국내에서 제공되는 이통사 중심의 스마트폰 정책으로는 어림도 없고 해외에서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과 앱스토어가 국내에 들어와서 국내 이통사와 제조사들을 좀 뒤흔들어야 가능할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렇기에 KT가 큰 마음먹고 아이폰을 들여온 것에 대해서는 매우 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폰만이 진실이라고 떠들고 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아이폰이 훌륭한 스마트폰이고 앱스토어를 통해서 형성된 에코 시스템이 매우 훌륭한 것은 사실이지만 옴니아2나 기존의 미라지, 블랙잭, 혹은 터치 다이아몬드, 엑스피리아 X1 등의 스마트폰들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놈 취급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폰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다양한 기능들을 이들은 훌륭하게 지원하고 있는 부분도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게 스마트폰과 서비스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지 오로지 아이폰만 사야한다고 외치는 일부 아이폰 광신도들의 이야기는 들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에 아이폰의 단점만 열거하라고 해도 수십가지는 떠들 수 있을 것이다. 배터리 내장형인지라 배터리 소모가 빠른 스마트폰임을 감안하더라더 배터리 교체도 못하고(덕분에 디자인은 미려해졌지만 -.-), 몇몇 사람들은 무용론을 열심히 얘기하고 있는 DMB지만 여전히 그래도 많이 보고 있는 그 DMB(그게 위성이든 지상파든간에)도 없고, 정전류식(손가락에서 흐르는 전류를 이용한 감지방식) 터치인지라 장갑끼면 터치 인식이 안되어 겨울에 사용하기 참 애로사항이 꽃피고... 뭐 단점을 끄집어내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이 아이폰이다. 다만 이런 단점들을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의 활용 및 환상적인 모바일 풀브라우징으로 커버하고 있고 그 장점이 워낙 커서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즉, 국내 사용자들에게 있어서(특히 스마트폰을 잘 모르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있어서) 아이폰은 소문만 무성한 사용하기 어려운 폰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폰 광신도들은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기들 눈에 좋으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사고만으로 물을 흐려놓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에서 언급한 아이폰에 대한 단점들은 언론에서 말하고 있는 아이폰의 대항마(?)인 옴니아2에서는 다 장점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물론 쇼 옴니아2의 경우 DMB 대신 와이브로와 쇼 체널이 들어갔지만 말이지).

    다만 아이폰이 그나마 국내에서 좀 선전을 해야 그동안 얼어붙었던 스마트폰 시장을 깰 수가 있고 꽉 막혀있기만 한 이통사들을 뒤흔들 수가 있기에 아이폰이 국내에서 선전하기를 바랄 뿐이다. 아이폰을 타 스마트폰과 하드웨어 스팩만으로 비교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사용적인 측면에서 그동안의 국내 사용자들의 패턴과 그다지 접점이 없었던 아이폰으로 이것이 진리라고 외치는 디지탈 사대주의에 빠진 아이폰 광신도들도 문제가 분명히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이 가져올 에코 시스템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다시 성장시켜줄 수 있는 씨앗이 되도록 독려해야하는데 이런 맹목적인 아이폰 찬양을 한다면 오히려 반발심만 일으킬 수도 있겠구나 하는 좀 극단적인 생각도 해본다.

    분명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아이폰과 앱스토어는 도입되어야 한다. 그리고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오로지 아이폰만이 최고라고 외치는 디지탈 사대주의는 경계해야 할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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